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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관료

관리의 해외도피현상과 동장철벽(銅墻鐵壁)

by 중은우시 2010. 9. 14.

글: 유홍파(劉洪波)

 

하남성 안양시 부서기 리웨이민(李衛民)이 잠적한지 4개월이 다되어간다. 이 사건이 보도된지는 이미 10여일이 지났다.

뉴스사건으로서, 리웨이민의 잠적은 이미 가치를 잃었다. 그러나,이런 사건이 그저 뉴스일 뿐일까? 정치적사건은 아닐까?

뉴스는 그저 이야기거리이고, 하룻만에 빨리 발효한 다음, 신속히 사라진다. 그리고 다른 새로운 뉴스로 대체된다. 그러나 정치사건은 더욱 깊은 영향을 미친다. 큰 정치사건은 시대를 나누고, 일반적인 정치사건도 사람들의 정치적 태도, 정치적 판단과 정치적 선택을 좌우한다.

 

관리잠적은 개별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리웨이민의 잠적은 기존의 잠적자들을 리스트에 새로운 이름을 하나 추가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가오얜, 가오산, 쉬차오판, 란푸, 양슈주, 루완리, 류줘칭, 저우진훠, 장지팡, 양상홍...이 리스트는 도대체 얼마나 길까?

작년 2월, 북경대학염정건설연구센터의 보고서에서는 10년간 잠적한 중국부패관리가 1만여명에 이른다고 하였다. 이들이 가지고간 돈만 6500억위안이 넘는다는 것이다. 현재, 숫자는 새로운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관리잠적이 현상으로 된 것은 중국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 기풍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마도 매일 새로운 신기록을 갈아치우게 될 것이다.

 

중국역사상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고관대작이 잠적하는 심각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청나라가 멸망할 때, 짜르가 타도되었을 때처럼 국외로 도망가는 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당정권이 실패한 것은 부패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관리잠적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역사로 보더라도, 필자가 이해하고 있는 바로는, 제정러시아가 무너질때 비교적 심각한 고관대작의 해외도피가 일어났고, 제3제국이 멸망할 때, 많은 나찌분자들이 남미로 도피한 사례가 있을 뿐이다.

현재중국은 거대한 변화의 와중에 있다. 어떤 사람은 '사회전형(社會轉型)'이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은 '중국모델을 창립한다'고 말한다. 경제가 계속 발전하면서, '굴기'라는 말도 끊이지 않는다. 전대미문의 호시절이라는 것이며, 미래에 대한 충만한 기대가 있다. 왜 이렇게 많은 관리들이 황급히 도피하는 것일까? 설마 부패척결의 큰 목소리는 바로 부패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까? 사상유례없는 부의 창조와 이처럼 심각한 관리들의 잠적을 합쳐서 보면 이 시대의 본질을 어떻게 파악해야할 것인가?

 

확실히 관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관리의 여권은 이미 집중관리되고 있다. 관리들이 출국하려면, 심사허가가 이미 아주 엄격해졌다. 일부관리는 자신은 관직에 있으면서, 가족들은 모조리 출구시킨다. 이런 "벌거벗은 관리(裸官)"현상도 주목을 받고 있고, 이미 중점관리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관리해외도피는 억제될 수 있을까?

우리는 부패현상이 다른나라에서는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그러나, 수만의 관리가 잠적하는 현상은 아마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부패한 나라가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부의 총량은 한계가 있다. 부유한 선진국으로 도피하여 생활하려면 한계가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방대한 관리수량이 있고,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루었다. 권력이 제약을 받지 않아서 부패가 발생한다. 부패행위로 인한 이윤은 모두 깜짝 놀랄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관리가 해외도피했다는 뉴스가 나올때면, 사람들은 해외도피를 막을 수 있는 '동장철벽'을 만들어둘 수 없을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동장철벽'을 만들 수 있을까? 만일 만든다면 어떤 형식이 되어야 할까?

오늘날 중국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원인으로 해외망명하는 경우는 없다. 도피는 부패척결에 따른 결과이다. 관리해외도피는 비정치적이다. 이는 바로 해외도피관리들이 '정치적 망명'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부패를 처리할 것인가? 이는 정치문제이다. 민중들은 관리의 부패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제도상 권력이 제약을 받지 않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부패는 정치문제이다. 부패를 다스리는 데는 교육수단이 필요하다. 법률수단외에 정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정치개선은 예방과 징계에 효과를 발휘하는 전제라고.

관리들이 쉽게 해외도피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을까? 여권을 거두고, 출국을 통제하는 등등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부패가 먼저이고, 도피가 나중이다. 권력에 대한 무제약이 먼저이고, 부패가 이후이다. 권력이 민중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이 먼저이고, 권력이 자체팽창한 것이 그 이후이다.

 

권력이 개방된 경쟁에서 나오면, 경쟁은 민중의 지지에 직접 호소해야 한다. 이렇게 한다고 하여 부패를 근절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적으로 권력이 수여되고, 소수인들이 결정하는 것보다는 낫다. 관리는 그가 다스리는 지방을 개인의 현금인출기로 생각하며, 한편으로 현금을 인출하며, 다른 한편으로 도망칠 것을 계획한다. 이것은 절도가 아니다. 강도이다. 관리는 한편으로 권력을 행사하며, 다른한편으로 재물을 강탈한다. 동시에 도망을 준비한다. 이런 상황은 여하한 경쟁적인 권력제도하에서, 다스림을 받는 군중들에게 있어서는 더할나위없는 재난이다. 리웨이민과 같은 관리는 경쟁적인 권력구조하에서, 이런 자가 나타났다는 것만으로 그 정치집단은 민중의 신뢰를 상실할 것이고, 처리를 잘못하게 되면 민중의 선택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그것은 관리 한명이 도망치고, 다른 관리로 갈아치우는 문제가 아니다. 아마도 통치집단을 갈아치우는 문제로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동장철벽'이다. 민중에 호소하는 경쟁적인 권력체계가 바로 부패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해외도피의 기풍을 막아낼 수 있다. 어떻게 부패를 제지하고, 어떻게 해외도피를 막을 것인가에 대하여 기술적인 여러 조치는 필요없다. 만일 전체제도를 개꾼다면 기술적인 사항은 불필요하다. 정치체제가 이미 완비되었는데, 세부적인 점때문에 실패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