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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경제

누가 중국경제를 배반하였나?

by 중은우시 2009. 2. 27.

글: 설용(薛涌)

 

중국의 소위 "시장파" 경제학자와 기업지도자들은 계속하여 빈부분화의 정당성을 변호하여 왔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경쟁에는 승패가 있고, 승패가 있어야 비로소 효율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부유해진 사람들이 비록 돈을 물쓰듯이 하지만, 돈을 자신의 사회내에서 쓰는 것이므로 수요를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양의 유명한 "하향전파이론(Trickle down theory)"이다. 이 "trickle down"이라는 용어의 발명자는 희극작가 Will Rogers라고 한다. 그는 대공황때 우스개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돈이 모두 부자들의 손에 움켜쥐어진다면, 그 돈이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들의 손으로 물방울처럼 떨어지면 좋겠다"

 

지금 중국경제는 준엄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수출은 급격히 하락하고, 외국시장은 믿을 수 없다. "내수를 진작"시키는 것이 곤경을 벗어나는 가장 주요한 방법이다. 가난뱅이들이야 아무 것도 없으니 그들이 소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현재는 부자들이 마구 돈을 써대야할 시기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러가지 현상들을 보면, 이런 곤란한 시기에, 맨먼저 중국경제를 배반하는 사람들은 바로 부자집단이다.

 

얼마전, <<뉴욕타임즈>> 경제면에는 홍콩발 뉴스가 실렸다: <<중국인이 해외에서 더 많은 돈을 쓴다>>. 여기서 "중국인"이라 함은 실제로 중국대륙의 부자들을 말한다. 이 보도에 따르면, 경제위기로, 홍콩의 보석판매량은 9.8%가 감소했다. 이는 홍콩사람들이 막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금년에 대륙에서 홍콩으로 와서 보석을 사간 수량은 작년보다 50%나 증가했다. 홍콩보석점포 사장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들 대륙의 부자들은 5캐럿, 6캐럿짜리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구매하는데, 귀걸이용이라면 3캐럿만 해도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붕괴지경이서, 집안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부득이 주택을 팔아서 현금화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Soufang Network(搜房網)는 중국의 부자들을 조직해서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뉴욕등지로 부동산을 싼값에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곳들이다. 어떤 도시의 중급의 집값은 100만달러가량이다. 그러나, 이 부동산구매단은 원래 40면으로 계획했는데, 가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출발 1달 전에 이미 자리가 없었다고 한다.

 

이 보도를 읽어보니, 아마도 어떤 사람은 중국인들에 호연지기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속담에 진짜 금은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큰 경제위기를 맞이해서 정말 돈을 벌려는 사람은 역시 중국인들이다. 모 부동산거두는 자신의 블로그에 기세등등하게 이렇게 썼다: "일찌기 미국인들에게 무시당하던 동아병부가 지금은 미국사치품소비의 최고급손님이 되었다. 그리고 라스베가스 귀빈실의 큰 손이 되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이미 상당한 중산계층의 가정생활에까지 위해를 끼치는데, 중국의 비약은 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다보스 국제경제로펌에서 세계각국이 모두 중국이 자신의 경제를 구원해주기를 기대하였던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면 정말 기분이 좋지 않다: 같은 날의 <<뉴욕타임즈>>에서는 현재 중국의 농촌민공들 중에서 7명중 1명이 실업이라고 보도했다. 만일 이들 부자들이 국내에서 돈을 쓴다면, 얼마나 물쓰듯이 써대든지간에, 그들의 재산은 확실히 가난한 사람들의 머리위로 물방울이 되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몇방울의 물로는 해갈되지는 못하더라도, 어쨌든 없는 것보다는 낫다.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서 중국의 부자들에게 도덕적으로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아주 쉽게 볼 수 있고, 심지어 전세계에서 모두다 알 수 있는 하나의 사실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전통적인 선진국의 부자계층은 그의 재부를 아래로 '물방울처럼 떨어뜨리는" 비율이 확실히 크다. 다만, 개발도상국가의 부자계층, 특히 급격하게 발전하게 된 국가의 졸부계층은, 그의 재부를 아래로 '물방울처럼 떨어뜨리는' 비율이 아주 낮다. 이치는 아주 간단하다: 부자들이 향유하는 것은 가장 호사스런 생활이고, 필요한 것은 가장 호사스런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다이아몬드등등 자연자원에 의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모두 생활수준이 비교적 높은 선진사회에서야 생산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배불리 먹지 못하는 나라에서 자란 사람은 자가용비행기, 자가용요트등등에 대하여 관심을 깊이 기울이기가 힘들다. 이런 제품은 그저 그러한 생활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설계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선진국의 부자들이 향유하는 고급제품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자신들이 만든 것들이다. 개발도상국가의 졸부계층은, 그 수입이 본국의 일반백성들과는 차이가 커서, 심리적으로 선진국의 부자들에 대하여 자기비하감을 느낀다. 이런 자기비하를 극복하기 위하여, "나도 너에 못지 않다"는 것을 표시하려고 한다. 그들은 소비에서 특히 선진국부자들을 따라한다. 서양물건을 사기를 좋아한다. 첫째는 품질이 좋고, 둘째는 그들의 신분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그들은 소비에 있어서 자기의 경제를 배반하게 된다.

 

바로 이런 원인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는 균부(均富)의 길을 걷는 사회가 빈부양극화의 길을 걷는 사회보다 훨씬 건강하다. 일본은 전자의 전형이다. 일본에 관하여 여러가지 신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업총수의 수입이 기업일반직원의 10배를 넘지 않는다. 기업파산시 기업오너는 자주 마지막 한푼의 돈까지 직원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은 자살한다 등등. 그게 진실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신화는 어쨌든 약간의 현실적인 근거가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빈부양극화가 가장 적은 국가중 하나이다. 1960년대초, 전민의료보험, 종신고용제도등등이 이미 확립되었다. 일본이 가난할 때, 돈많은 부자들중 외국에 가서 돈을 물쓰듯 하지 않았다. 비록 약간 존재하긴 했어도, 그것이 자신을 자랑하는 유행으로까지 번지지 않았다. 일본이 부유해졌을 때, 거의 모든 백성들이 세계관광업계가 환영하는 부유한 여행객이 되었다. 다시 일본의 국내시장을 보자. '국산'은 종종 가장 비싼 물건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수입"은 염가라는 의미이다. 중국에서 수입했건, 미국에서 수입했건.

 

중국과거의 경제정책은 계속하여 "투자환경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어왔다. 기업으로 하여금 돈을 벌게하는데 치중하고, 약자계층을 보호하는데는 소홀했다. 그 의도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일부 사람들이 먼저 부유해진 후에 그의 재산을 신속히 하층사회로 '물방울 떨어지듯이 떨어뜨린다면' 가난한 사람들도 혜택을 입는다. 그러나, 이 길로 가면갈수록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중국은 아주 짧은 기간내에 거부집단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소비능력은 사회의 정상수준을 훨씬 초과한다. 그들은 본사회에서 소비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부를 '물방울처럼 떨어뜨려주려고' 생각하더라도, 그의 사회에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떨어뜨리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서 "부족한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균등하지 않은 것을 걱정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의 사회에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불균등의 문제가 없어지면, 부족의 문제가 있다. 사회공평문제를 적시에 해결하지 않으면, 언젠가 사회의 효율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중국의 백성들은 너무나 가난하다. 그들에 의지해서는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 이것은 바로 정부가 그들 편이 되어, 그들이 내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정부는 경제를 자극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기초시설에 대한 투자이외에, 사회서비스의 수준을 강화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 교육, 퇴직금등등이 그것이다. 이들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채무가 지나치게 많아서, 메워야할 구멍도 아주 크다. 이 항목만으로도 충분한 내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모든 농촌호구의 아이들에게 '교육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다. 그 금액은 이 아이가 어떤 도시에 가더라도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비용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하한 학교도 그들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비로소 우리와 다른 다음 세대를 만들 수 있고, 서로 다른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 어느 부동산상이 파산하는지 아닌지는 사실 정부가 걱정할 일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