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삼국)

삼국에서 가장 총명했던 두 사람

중은우시 2007. 12. 11. 20:37

글: 이환(李環)

 

삼국에서 가장 총명한 두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을 것인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제갈량, 방통, 곽가, 주유, 가후...그러나 모두 잘못꼽은 것이다.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첫번째 인물은 서서(徐庶)이다.

 

서서는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서는 조조의 진영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아서, 신재조영심재한(身在曹營心在漢)이라는 말은 모두 서서에게서 나온 말이다.

 

서서가 총명하다고 하는 이유는 서서가 당시의 국면과 환경이 자기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명백히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서서는 그가 어려울 때 유비를 만났고, 유비는 그가 큰 재주를 가졌음을 알고 아주 중시했다. 그를 책사로 모셨다. 서서는 유비가 자신을 신임하는데 감격하여, 유비를 도와 몇차례 조조의 군대를 이기게 해주었다.

 

조조는 서서가 인재인 것을 알고 갖은 방법을 써서 서서를 자기의 수하로 삼고자 했다. 그리하여 사람을 시켜 서서의 모친을 데려온다. 그리고 모친으로 하여금 서서에게 글을 보내서 서서를 데려오려고 한다. 생각도 못하게 서서의 모친은 한왕조에 대하여 좋게 생각하고 있어, 조조를 반역자로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서서에게 편지를 쓰려고 하지 않았다. 조조는 할 수 없이 다른 사람을 시켜 모친의 글씨체를 흉내내게 하여 서서에게 서신을 보내고, 서서를 유인한다. 서서는 과연 유비를 버리고 조조에게 왔다. 서서는 유빙게 그가 절대 조조를 위하여 계책을 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모친은 서서가 유비를 버리고 온 것을 보고는 아주 화가나서 서서를 질책한 후 자결한다.

 

서서는 자기의 모친이 죽었음에도 조조를 버리고 다시 유비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원인은 당시 서서는 유비의 군대는 겨우 천여명의 유격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조조는 대군벌이고, 유비가 조조와 기타 군벌을 이기고 대업을 완수하는 것은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서서가 유비에게 조조를 위하여 계책을 내지 아니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조조는 그것을 따지지 않았고, 서서로 하여금 자신의 지역을 관리하도록 시켰다. 서서는 조조를 도와 지방의 행정을 잘 관리했고, 경제를 발전시켰다. 이것은 분명히 조조를 도운 것이다.

 

만일 나중에 유비가 천하를 얻으면, 서서에게 아주 잘 대해주었을 것이다. 굴욕을 참고 견뎌온 지하당원과 같은 영예가 부여되었을 것이다. 만일 조조가 천하통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서서는 지방을 잘 관리한 공로로 인하여 역시 좋은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서서는 총명했다고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유선(劉禪)이다. 사람들은 유선이 멍청하고, 그저 놀기만 좋아해서 촉은 생각지도 않고, 무도한 혼군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주 총명한 사람이었다.

 

첫째, 유선이 등극한 때는 국가가 쇠퇴하는 때였고, 국고도 비어 있었으며, 인재도 부족했다. 유선은 제갈량을 아주 신뢰하여 그에게 국가와 군대에 관한 전권을 주었다. 만일 유선이 바보였다면, 제갈량이 자기 뜻을 마음 껏 펼치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유선은 비록 먹고 놀고 마시는 것을 즐겼지만, 조정의 대권을 소인에게 넘겨주지는 않았고, 국가에 큰 동란이 발생하지도 않았다. 위나라 오나라에는 모두 동란이 발생했었다. 그래서 유선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제갈량이 충성을 다한 것때문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제갈량이 죽은 이후에도 촉에는 사실상 무슨 내란이 일어난 적이 없다.

 

셋째, 제갈량이 중원을 치겠다고 계책을 냈을 때, 유선은 반대했었다. 유선은 국가가 아직 천하를 노릴만한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던 것이다. 병력도 모자라고, 물자도 부족하며, 장수도 적었다. 모두가 문제였다. 이는 유선이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만일 제갈량의 출사표에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면 유선은 출병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이 증명하는 바에 의하면 전쟁으로 촉의 경제와 군사는 모두 절단나고, 결국 멸망에 이르게 되었다.

 

넷째, 유선은 포로가 된 후 자기를 위장하고 보호하는데 아주 능숙했다. 사마소의 면전에서 미친 것처럼 모자란 것처럼 행동했다. 사실 그의 내심은 아주 괴로웠을 것이다. 그는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아무리 말을 해도 침묵이 더 나은 경우가 있다. 국가가 망하고 집안이 무너졌는데 정상인이라면 누가 슬프지 않겠는가? 유비가 만일 이런 비정상적인 아들에게 정권을 넘겼다면 유비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유선은 가련한 총명인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