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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심리

남방사람의 원칙과 북방사람의 간사

by 중은우시 2007. 11. 7.

글: 소성(蘇醒)

 

북경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남방사람들이 너무 약삭바르다고 말하길 좋아한다. 그러면서 북방 사람들은 호쾌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하여 필자는 동의할 수 없다. 최근에 느낀 바가 많다.

 

인터넷몰을 열었으므로, 최근에 가장 많이 접촉한 것이 도매상들이다. 남방사람과 북방사람이 반반이다. 처음에는 북방사람을 주로 찾았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기에 이들은 말도 잘하고, 열정적이고, 친한 척하고, 말도 시원시원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여 남방사람들은 훨씬 차가운 편이다. 얘기하는데 그다지 시원스럽지가 않다. 그렇지만 점차 필자는 알아차리게 되었다. 남방사람들이 차가운 듯이 보이는 것은 너무나 원칙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예를 들어 물건 1개가 1위안이면, 그는 절대로 네가 100개를 산다고 해서 1위안이라도 깍아주지 않는다. 도매는 바로 도매가격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더 디스카운트해줄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느끼기에 차갑게 느껴지고 마음 속으로 불만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북방사람들은 훨씬 신축적이다. 원칙이랄 것이 없다. 어떤 때는 큰소리 뻥뻥치면서 네가 사람이 괜찮아 보이니 몇위안 적게 받겠다고 하기도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느 정도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아, 역시 북방 사람들이 자잘한 것을 따지지 않는구나. 진짜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들과 거래를 오래하다보니, 필자는 북방사람들이 너무 위선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웃는 얼굴 뒤에는 칼을 숨기고 있으며, 칼에 잘릴 사람은 바로 그들을 믿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더 잘 알수록 더 잘 죽인다. 이는 바로 아는 사람을 속인다는 것이다. 한번은 필자가 산동사람의 도매점을 갔다. 산동사람은 전국인민이 모두 공인하다시피 성실하고 솔직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산동사투리로 하는 말을 들으니 도저히 안되겠었다. 물건이 너무 비쌌다. 그 산동아가씨는 그녀의 물건은 모두 수입한 것이어서 비싸다고 했는데, 표정은 정말 진실해 보였다. 필자는 그래서 믿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산동의 맘씨좋은 사람이 필자에게 판 가격은 아예 도매가격이 아니었고, 소매가격보다도 훨씬 비싼 것이었다. 속았다. 그리고 몇몇 동북사람, 하북사람, 하남사람...모두 똑같다. 얼굴에는 온통 "우리가 남이가"라는 태도를 보이지만 간사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모두 한탕거래이다. 비록 떠날 때도 그들은 "고맙습니다. 살펴가세요. 바깥은 추우니 좀 더 껴 입으세요"라고 친절하게 소리치지만.

 

남방사람들은 다르다. 쓸데없는 말을 하지도 않는다. 남방의 상인들은 한 가격이다. 얼마받아야 하면 바로 그 얼마인 것이다. 네가 아주 마음에 들어하면서 "좋다"고 외치더라도, 절대 너에게 바가지씌우지 않는다. 그들은 떠벌이기를 좋아하지 않고, 직접적이며, 하나의 가격을 내세운다. 원칙성이 아주 강하다. 이런 규칙있는 원칙으로 인하여 남방사람들은 장사를 아주 잘한다. 그들은 너에게 일부러 가까워지기 위하여 이름을 묻거나 어디서 왔는지 묻지도 않는다. 더구나 네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묻지 않는다. 그저 고개를 처박고 일만한다. 이 점에서 북방사람들과 다르다. 북방사람들은 입이 싸고, 뭐든지 듣고 싶어한다.

 

같은 물건을 파는 두 개의 도매점이 있고, 하나는 북방사람, 하나는 남방사람이다. 북방사람의 가게는 손님이 없지만, 남방사람이 있는 곳에는 물건이 가득 차 있고 물건사러오는 사람이 꽉 차있다. 한번은 호기심에 같은 물건의 가격을 물어본 적이 있다. 북방사람이 부른 가격은 깜짝 놀랄 정도로 비쌌다. 그러나, 남방사람이 부른 가격은 깜짝 놀랄 정도로 쌌다. 과연, 이러니 한쪽은 장사가 잘되고, 한쪽은 장사가 안되는 것이겠지.

 

남방사람은 가족식의 장사가 아주 보�거이다. 형님, 아우, 언니, 동생이 함께 장사를 하는 것이다. 온 가족이 한 마음이 되어 서로 네것 내것 나누지 않는다. 북방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단독으로 싸운다. 친구와 동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서로 상대방을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북방사람들은 허위적인 면이 많다. 즉, 위선적으로 의리를 내세우고, 체면을 중시한다. 말은 잘하지만, 행위는 정반대이다. 장사도 실질적이지 못하고, 항상 한입에 왕창 먹으려고 한다. 남방사람들은 똑똑한데, 나름대로 이치가 있다. 박리다매로 한걸음 한걸음 나가고 한푼, 두푼 모으는 것이다. 장사를 잘하는 것은 남방사람이다. 다른 사람과 심리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무실(務實)을 통해서 장사를 한다. 어떤 북경의 운전기사는 나에게 남방사람들이 장사하는 것은 아주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네가 그들의 물건을 사려면 가격이 얼마면 바로 그 가격이다. 1위안만 적게 주겠다고 해도 안된다. 그러나, 그들은 언더테이블로 중화담배도 보내주고, 수백위안짜리 밥도 사준다." 그들은 가격문제와 다른 문제는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필자는 광동에서 여러해를 머물렀는데. 금방 갔을 때는 광동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 특히 그들은 친구간에 돈빌리는데 아주 큰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사전에 친구간에는 돈을 빌리지 말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귀지 않겠다는 것이다. 처음에 북방에서 내려간 필자는 그들의 "자잘함과 의리없음"을 멸시했다. 그러나, 실제로 북방사람들이 친구간에 얼굴을 붉히는 것은 대부분 돈과 관련된 것이다. 한 사람이 빌려달라고 하면, 다른 사람은 원하지는 않지만, 입으로는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아주 대범한 것처럼, "우리가 어떤 사이냐. 가져가서 써라. 급하게 돌려줄 필요없다"고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돈을 한번 빌려주고 나면 누구도 어찌할 수가 없다. 빌려준 사람은 상대방이 언제 갚을지 걱정하고, 빌린 사람은 돈을 한꺼번에 갚기 힘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친구간에 얼굴을 보기도 서로 쑥스러워지고 아주 난감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광동사람들이 친구와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한다. 도와주지 못할 것이면 아예 거절하지, "나한테 맡겨라"고 가슴을 두드리며 큰소리치지 않는다. 상호간에 합작관계가 아닌 한 이것도 원칙에 관련되는 일이다.

 

남방사람의 원칙은 그들로 하여금 규칙을 가지게 만들었다. 북방사람처럼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멍청하게 간사해지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