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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도시

심천의 곤혹

by 중은우시 2007. 5. 9.

 

 

글: 우도(牛刀)

 

중국에서 GDP총량기준으로 따져서 랭킹4위내에 드는 도시들 중에서, 심천과 광주(廣州)는 여전히 부성급(副省級)의 도시이다. 중국의 부성급도시 전체에서 심천과 광주만이 높은 집값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이것은 이미 최소한 10년은 된 문제이다. 심천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꿈이 있다. 지역을 확대하여 중앙직할시가 되거나, 홍콩과 합쳐서 세계의 중심도시가 되는 것이다.

 

먼저 중앙직할시가 되는 것을 살펴보자. 버전(Version)은 많다. 첫번째 버전은 혜주시(惠州市)를 전체적으로 심천에 병합시키고, 이를 위하여 심천시위원회의 9명의 상임위원중 8명만 선임하고, 혜주의 시위원회서기를 위하여 1자리를 비워둔다는 것이다. 둘째 버전은 혜주시의 담수(淡水)와 동관(東莞)의 봉람(鳳嵐), 당하(塘廈), 청계(淸溪)를 심천에 병합시켜서 대심천의 국면을 이룬다는 것이다. 물론 셋째, 넷째 버전도 있다. 웃기는 것은 어떤 성급한 관리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심천직할시의 앞날과 미래에 대하여 줄줄이 말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홍콩과 합치는 것을 보자. 원래는 그저 바램일 뿐이다. 홍콩정부는 전혀 심천과 합병시켜 무슨 세계중심을 만들 생각이 없다. 서부과해대교를 보더라도 홍콩사람들이야 방법이 없다. 그저 홍콩주권회복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사일 뿐이다. 만일 이것을 가지고 홍콩-심천일체를 이루고 전세계중심이 된다면 실제로 모두 웃을 일이다. 왜냐하면, 홍콩과 심천의 두 곳은 지역이 동일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체제, 경제국면, 문화시스템등이 모두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전세계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는 시점에 심천은 아주 난감한 지경에 처해 있다.

 

원래 심천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심천의 경영원가, 생활비용은 계속 올라서, 많은 국제적인 제조업그룹이 하나하나 장강삼각주와 주강삼각주의 다른 도시로 옮겨갔다. 최근들어 부사강(富士康), 초상은행, 화웨이등의 대형회사가 바깥으로 옮겨간다는 소문이 돌고, 심지어 높은 집값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기업 만과(萬科)마저도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심천시정부는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서, 그저 기업의 경영환경과 민중의 생활비용문제만 손대는 것은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며, 귀를 막고 경보음을 듣지 않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외에 무슨 "산업업그레이드설"도 바로 한 예에 해당한다. 즉 심천은 산업업그레이드를 위하여, 제조업공장은 외부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전하게 되어, 동관성은 전세계의 IT산업제조업중심이 되었다. 그리하여 동관에서 도로가 막히면 전세계가 모두 물건이 모자란다는 말이 나타나게 되었다.

 

다른 점은 이번 이전은 산업업그레이드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염기업들은 여전히 오염물질을 내뿜어 포길하(布吉河)는 여전히 오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이 갔다. 그렇다면, IT중심, 과학기술산업, 금융산업, 문화창의혁신과 업그레이드를 이루었는가? 아니다. 네트워크회사만 보더라도, 이름을 내놓을 만한 것은 텐센트(Tencent, 騰訊)이다. 그리고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는 이미 떠날 의향을 보이고 있다. 심천시정부의 상무부시장인 유응력 선생이 2006년에 텐센트를 시찰하면서, 심천과기원에 토지를 일부분 떼어서 텐센트의 본사건물을 짓게 하려는 의향을 나타냈는데, 텐센트에서는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가총액이 600억위안에 달하는 회사가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심천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효율이 낮다고 생각해서 이다. 토지가격이 너무 높아서 하지않은 것이다. IT산업의 선두주자인 텐센트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중소인터넷기업이야 어떻겠는가. 텐센트를 제외하고, 전세계 인터넷기업중 랭킹1000위내에 드는 회사는 심천내에 더 이상 없다.

 

과기산업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대형 연구개발기지도 없고, 전세계를 풍미했던 컴퓨터소프트웨어공업은 심천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다국적인 과기산업집단은 없다. 최근 몇년간 GDP에서 갈수록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자동차공업은 심천에 자그마한 비야디를 제외하고는 다른 기업이 없다.

 

금융산업은 심천의 장점이었다. 최근 몇년동안의 발전은 그러나 더디다. 여러해동안 부르짖던 차스닥은 지금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문화창의산업이다. 전세계첨단산업인데 심천은 인재를 널리 모아서 기선을 제압하고 산업개발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박람회같은 것을 열어서 자잘한 돈만 벌려고 하고 있다. 심천의 공리성은 이로서도 알아볼 만하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보는 심천경제의 표면이다. 심천에 부동산업을 제외하고 어떠한 산업이 미리 10년후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찾아내기 힘들다.

 

이상한 것은, 이러한 현실에 직면하여, 심천사람들은 위기감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고, 계속하여 대심천의 아름다운 꿈만 꾸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돈많은 사람 또는 부호계층이 모여있는 곳은 심천이 아니다. 그러나, 심천인들의 투자욕망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리고 아주 자랑한다. 그들중 많은 자산은 지속발전가능한 산업에 투자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투입되고 있다. 투자자집단의 규모와 투자금액의 규모는 심천의 부동산투기꾼들이 가장 방대하고, 이는 북경, 상해나 광주도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이 움직이는 은행대출금으로 부동산투기를 하는 재주는 다른 어느 도시의 부동산투기꾼들보다 뛰어나다. 그래서, 집값을 계속 부추겨서 오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속적인 부동산가격상승의 배후에는 천만산업노동자의 피땀이 배경이 되고 있다. 서부라는 해상다리 하나를 놓고도 홍콩-심천일체화를 운운하면서, 홍콩의 집값에 비교하여 심천의 집값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보안(寶安)의 중심지역인데도 심천의 서부지역이라고 하여, 가격을 배로 끌어올리는 것만 보아도 심천부동산투기단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정부와 개발상이 연합하여 높은 토지가격을 형성하고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관련인사가 털어놓은 내용에 의하면, 심천의 2006년 GDP총액중에서 부동산이 32%를 점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현대도시가 부동산이 주도하여 끌어가고 있다니, 부동산산업이 주도하는 도시는 그저 하나의 큰 도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도박장에 게임규칙이 흐트러지면 바로 조폭이 혼전을 벌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도시의 높은 부동산가격하에서 무슨 생기와 활력이 있겠는가. 무슨 직할시며, 무슨 중심인가? 심천에는 기생하는 첩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외에 또 무엇을 자랑할 것이 있는가?

 

좋다. 대심천이 높은 집값앞에서 결국은 백일몽을 꾸고 있다. 중앙직할시는 불가능이다. 다른 것은 말하지 않더라도, 동관과 혜주의 경제발전이 현재 아주 괜찮은데, 누가 심천을 눈에 두겠는가. 무슨 직할시놀음이나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동관과 혜주가 지지하지 않는다면, 직할시는 그저 심천의 꿈일 뿐이다. 심천-홍콩일체화도 아무런 그림자도 없는 일이다. 즉, 몸이 합칠 수 없는 일이고, 될 수 없는 일이다. 심천. 너의 미래는 어디로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