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서묵적(行書墨迹). 안진경(顔眞卿)의 작품. 세로 28.2센티미터, 가로 72.3센티미터. 25행, 230자. 이 첩본은 안진경이 자기의 조카를 위해서 쓴 하나의 제문의 초고이다. 그의 조카인 안계명(安季明)은 안록산의 반군에 의하여 피살당하였다. 이 작품은 원래 서법작품으로 쓴 것이 아니다. 극도로 비분한 심정으로 정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 썼으므로, 여러군데 잘못쓴 곳이 있고, 덮어쓴 흔적이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점으로 인하여 이 글자는 필세가 원윤웅기하고, 자태횡생하며, 자연스러운 묘가 잘 드러나 있다. 원나라때의 장경안(張敬晏)은 발문에서 "고(告)는 서간(書簡)만 못하고, 서간은 기초(起草)만 못하다. 고라는 것은 관청에서 만드는 것으로 해서도 단정하지만 결국은 규범에 얽매이는 것이다. 서간은 일시의 흥이 일어 쓰는 것이므로 방종할 수 있다. 그런데, 기초는 또한 무심에서 나온 것이고, 그 손과 마음을 모두 잊은 상태에서 쓰게 되므로, 진정한 묘함을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원나라의 선우추(鮮于樞)는 이 첩을 "천하제이행서(天下第二行書)"로 꼽았다. 이 첩의 진적에는 붓이 쉰 곳과 끈 곳이 역력히 드러난다. 그래서 붓놀림의 과정이니 필봉변환의 묘함을 느낄 수 있다. 행초서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원적은 대만고궁박물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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