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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당)

강채평(江采萍) : 양귀비의 정적

by 중은우시 2006. 11. 3.

양귀비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강채평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양귀비와 강채평은 당현종의 삼궁육원칠십이비중에서 세력균형을 이루고 있던 정적이었다.

 

강채평은 매비(梅妃)라고 불리우며, 복건성 포전 강동촌에서 태어났다. 부친인 강중손(江仲遜)은 시서에 뛰어난 수재였고, 동시에 의술에 뛰어난 의원이었다. 강채평은 집안의 무남독녀였고, 총명하고 예뻤으며 시사에도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9살때 많은 시가를 외웠고, 15세때부터는 멋진 문장을 구사하여 8편의 시를 지었다. 당시 그녀는 복건일대의 유명한 재녀였고, 복건 제일의 여시인이었다. 다재다능했던 강채평은 시문뿐아니라 악기와 가무에도 능했다. 거기에 예쁘고, 기품도 있으니, 재색을 겸비한 기녀(奇女)였다.

 

당현종은 정이 많은 사람으로, 당시 총애하던 소숙비(蕭淑妃)가 죽자 비통해하며 날로 수척해갔다. 당시 신하인 고력사(高力士)는 천하에서 절색의 미녀를 뽑아올리기로 하고, 친히 광동 복건까지 와서 강채평을 보고는 하늘에서 내린 천녀로 생각하고 그녀를 궁중으로 데려가 당현종에 바친다. 그녀는 삽시간에 당현종의 마음을 사로잡고, 후궁들이 천명이 넘었지만 당현종은 강채평 하나만을 아낀다.

 

강채평은 양귀비보다 19년 먼저 궁에 들어왔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매화를 좋아하였으므로 현종은 그녀에게 "매비"에 봉한다. 그리고, 그녀가 거주하는 궁중에는 각종의 매화를 심어서 매비가 그 속에서 시를 짓고 매화꽃을 감상하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이후 양귀비가 등장한 후에는 당현종이 마음을 양귀비에게 빼앗긴다. 당시 궁중에서 양귀비와 매비는 현종후궁의 두 송이 꽃이었다. 매비는 매화처럼 청아하고 고결했으며, 양귀비는 모란처럼 풍만하고 요염했다. 두 사람은 한 명은 마르고, 한 명은 통통했으며, 한명은 우아하고, 한 명은 요염했으며, 한명은 정적이고 한명은 동적이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선명하게 대비되었다. 이미 환갑을 넘긴 당현종으로서야 마음 속으로 양귀비와 매비중 누구를 더 높이 평가하고 더 낮게 평가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십여년간을 청아하고 고결한 매비와 함께 하였으니, 매비와 같은 아름다움에 대하여는 이미 만끽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양귀비(양옥환)이 등장하니 당현종으로서는 양옥환에 더욱 이끌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양귀비와 매비는 명쟁암투를 시작한다. 한 사람은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서, 한 사람은 진지를 점령하기 위해서. 그러나, 당현종은 점차 양귀비에게 마음이 더욱 기울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매비는 냉대받게 된다. 그리하여 매비는 상양동궁으로 들어간다.

 

이 때, 양귀비는 큰언니 한국부인, 셋째언니 멱국부인과  여덟째언니 진국부인을 모두 불러온다. 그녀들 4명은 네송이의 꽃과 같이 당현종의 주위를 둘러싸게 된다. 이미 나이든 당현종은 젊음을 만끽한다. 그러나, 양귀비와 매비는 하나는 고기요리라면 하나는 야채요리와 같이 서로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당현종이 양귀비와 지내다 보니 매비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하루는 양귀비에게 몸이 좋지 않다고 하고는 매비를 불러온다.

 

양귀비는 그 사실을 알고는 한바탕 난리를 치고는 친가로 돌아가버린다. 당현종이 사자를 세번이나 보내고 나서야 양귀비는 겨우 궁으로 다시 돌아온다.

 

안사의 난이 폭발한 후, 양귀비는 마외파에서 죽임을 당하고, 매비는 상양동궁에 남아 있다가 반군이 들이닥치자 백포(白布)로 몸을 칭칭감고는 우물에 몸을 던져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