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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부호

엄개화(嚴介和) : 어느 부자의 몰락

by 중은우시 2006. 10. 22.

엄개화는 중국의 태평양건설의 오너로서 2005년에는 재산125억위안(미화16억달러)로 호륜부호방 2위에, 2006 9월 11일에 발표된 2006년도에는 재산75억달러로 호륜부호방 16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런데, 호륜부호방이 공포되자마자 그는 은행채무를 갚지 못하여 출국금지당하고, 재산이 모두 압류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올해는 정말 호륜이 다시는 부호방에 엄개화라는 이름 석자를 안올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2006년도 부호방이 공포되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이미 태평양건설의 동사회주석에서 물러났지만, 호륜은 그의 재산을 50억위안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16위로 올려놓았다.

 

"올해도 저를 올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저에게는 나쁜 소식입니다. 제가 무슨 그렇게 많은 돈이 있단 말입니까?" "내 생각에는 부자도 약자집단입니다." 엄개화는 이미 여러번 본인은 부호방에 이름이 오르길 원치 않는다고 발표하였음에도 호륜이 왜 자기 이름을 다시 올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는 일찌감치 태평양건설의 동사회주석에서 물러났을 뿐아니라, 자기의 지분도 90%를 줄여서 현재는 태평양건설의 10%지분밖에 보유하지 않고 있는데, 어디서 그런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엄개화는 호륜부호방에 이름이 오르면서 손실이 너무 컸다고 말한다. 회사가 힘들어지고, 본인이 힘들어진 것은 모두 호륜부호방에 2위로 이름이 오르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이끄는 태평양건설의 독특한 "BT모델(Build and Transfer)"에 대하여 사람들이 관심과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론의 촛점은 그가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자금압력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에 쏠렸다. 어떤 미디어는 태평양집단이 BT프로젝트로 받은 총수주액이 2700억위안인데,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도급회사의 30%자금만 보유하려고 하더라도 810억위안인데, 태평양집단은 겨우 100억위안의 자산밖에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미디어에 실리자, 태평양건설이 여러 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은 사실도 드러나게 되었고, 은행들도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곤란하므로 대비한다는 자세로 태평양건설에 대출금변제를 요구했다. 엄개화는 어쩔 수 없었다. 은행들로부터의 대출금반환압력으로 원래 수십억위안에 달하던 은행대출금은 3.8억위안으로 감소했다. 유동자금도 원래의 50억위안가량에서 4억위안가량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엄개화는 "자산이 100억이 넘는 회사라면 부채도 100억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4억위안은 너무하지 않는가?"

 

최근 그는 은행들로부터 4억여위안의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남경시방산관리국의 등기자료에 따르면, 2006년 9월 21일까지 소주시중급인민법원, 남통시중급인민법원, 남경시중급인민법원이 5차례에 걸쳐,엄개화의 주택 12채를 가압류했다고 한다. 가장 최근의 가압류는 9월 20일자인데, 대부분이 각지의 상업은행이고, 피고는 태평양건설집단 또는 그 소속기업과 회사의 실제지배자인 엄개화라고 한다.

 

BT모델

 

태평양건설이 추진했던 BT모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2003년 8월, 태평양건설집단은 BT방식으로 강소여고경제개발구관리위원회와 도로공사시공계약을 체결하였다. '강해건설'이 개발구내의 2만평방킬로미터내의 5개의 도로와 1개의 터널공사를 시공("여고프로젝트")하는 것이다. 이 공사는 설비부분의 가격은 2000만위안, 공사부분의 가격은 약8000만위안이었다. 공사시공기간은 5개월이고, 2004년 1월 20일전에 교부하여 사용하도록 약정하였다. 태평양건설의 BT모델에 따라, 쌍방은 프로젝트건설기간내에 여고측은 공사예정가격의 25% 즉 2000만위안을 지급하고, 시공이 50%에 달하연 15%, 즉 1200만위안(800만현금, 400만위안은 100무의 토지로 현물지급), 시공이 끝나고 교부하면, 여고측에서 다시 10%(800만위안)를 지급하며, 나머지 6000만위안은 프로젝트종료후 3년으로 나누어 변제하는 것이다. 매년 년말에 총공사금액의 25%인 2000만위안을 갚는 것이다. 이 금액은 여고시정부가 지급을 담보한다. 이후 강해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가지고 중국은행남통분행에서 5000만위안의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태평양건설에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여, 계속 미루다가 2004년말에 프로젝트를 절반정도 수행한 상태에서 여고시정부는 계약을 해제하고 태평양건설을 쫓아내버렸다. 업계인사에 따르면 태평양건설이 사실상 거의 95%의 공사는 마쳤는데 나머지 5%를 돈이 돌지 않아 완성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여고에서는 이미 3500만위안의 공사대금을 지급했지만, 이 금액은 대부분 중국은행 남통지점의 2500만위안의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변제하는데 쓰였다고 한다.

 

적지 않은 업계인사들은 태평양건설의 엄개화가 추진하는 BT모델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평양건설의 BT모델이라는 것은 정부에서 공사를 딴 다음에, 정부의 신용을 이용하여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고, 은행의 단기대출을 통하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원자재공급상과 하도급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을 연기하고, 최종적으로 정부로부터 장기간의 대금지급을 받아내는 것이다. 대출코스트를 고려하여 해외의 BT프로젝트는 대부분 벤처캐피탈을 이용하지, 은행의 단기대출은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엄개화는 벤처캐피탈을 이용하지 않고, 은행을 이용하였는데, 이것은 많은 리스크를 숨기고 있는 것이고, 언제든지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태평양건설의 표면적으로는 번영하는 것으로 보였던 BT모델이 실은 그 동안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문제 1 : 소송사태

 

하도급업자들로부터 계약이행보증금과 보상금등에 대한 반환소송이 잇따랐다. 태평양건설을 프로젝트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하도급을 주기 때문에, 당해 프로젝트에서 자금이 돌지 않으면 하도급업자들로부터 소송사태를 당하게 된다. 호남성의 한 프로젝트에서 여러 하도급업체들이 소송을 제기하여 법정외에서 화해로 해결한 바 있다.

 

문제 2 : 시장실패

 

엄개화가 인수한 상장기업(ST종횡)의 실적은 전혀 낳아지지 않았고, 손실만 가중되었다. 돈을 더 투입해서 살리기도 곤란하고, 버리기도 곤란한 상황으로 끌려들어갔다.

 

문제 3 : 정책제한

 

올해초 발개위등 4개부서는 <<정부투자프로젝트에 자금이용 도급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는 것에 관한 통지>>를 내렸다. 당해 문건에서 명시적으로 BT모델을 지적한 것은 아니었지만,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느꼈다.

 

5월 1일 엄개화는 태평양건설의 동사회 주석의 지위를 사직했다. 5월 20일 북경대학에서 열린 2006중국창업서미트논단"에서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금년의 부호방에서 다시는 내 이름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전에 10년간 국영기업사장을 했고, 10년간 창업을 했으니, 앞으로 10년은 학문을 하고 싶다"

 

여고 지방정부의 관리는 "엄개화는 이미 태평양건설을 할 생각이 없다. 그가 보유한 지분중 90%는 이미 넘겨버렸다. 태평양건설은 빈껍데기만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