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사회/중국의 농민

시골 촌서기의 한국 새마을운동 참관기

by 중은우시 2006. 8. 10.

[경제참고보]

 

북경시 12기 인민대표대화 제4차회의 해정단 단회상에서 북경시 시장 왕기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해외의 선진경험을 배우는 경로는 매우 많다. 그러므로 반드시 시간을 들이고 정력을 쏟아서 해외로 나가서 고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지 않으면 모른다. 가면 깜짝 놀란다. 백만위안(1억2천만원)이상을 쓰고도,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다"

 

최근 동북삼성의 어느 성도의 시교외에 있는 한 촌당지부의 서기인 서모씨는 한국에 가서 새마을운동을 보고 온 감회를 이렇게 말했다.

 

서모에 따르면, 금년 3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그가 소재한 시에서는 연속하여 6기로 나누어 촌당조직서기교육반을 열었고, 매기교육반에서 20명의 우수한 사람을 뽑아 한국에 보냈고, 6일간의 새마을운동 시찰을 하게 하였다. 6월 1일, 서모는 당해 시의 촌당주식서기로서 한국에 가는 제6기 구성원이 되어, 처음으로 이국땅을 밟았다. 서모가 기자에게 말해준 한국에서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날 : 전용차로 항구로 감. 여객선을 타고 전라남도로 감.

둘째날 : 전라남도의 항구에 도착. 하선후 전문가이드가 호화로움 관광버스에 태우고 현지 명승지를 데려감.

셋째날 : 한국 "새마을운동" 중앙회의 전라남도분회를 방문. 당진군 현대화양식업등 참관

넷째날 : 원주 도착. 남이섬, 춘천명동 관광. 오찬후 38선 통일전망대로 감. 관광공사 한류관 관람.

다섯째날 : 서울 도착. 경복궁. 민속박물관. 청와대 관광. 워커힐 참관

여섯째날 : 배를 타고 귀국

 

시에서 한국시찰을 기획했는데, 사실은 우리같은 촌사람들에게 세상구경을 시켜주는 것이었고, 관광을 하는 것이었다. 한국에 가 있던 6일간 본 것은 많았다. 새마을운동이 잘 된 곳은 집도 예쁘고, 환경도 깨끗하며, 생활조건이 매우 좋고, 문화수준도 높은 곳이었다.

 

서모에 의하면 이번 한국시찰에 시에서 모두 120명의 촌당조직서기가 갔다. 비용으로 100여만위안을 썼다. 1인당 1만여위안을 쓴 것이다. 그리고 이 비용은 모두 시의 재정으로 부담했다. 그는 출발전에는 모두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한국에 가서 경험을 배워서 돌아오고, 반드시 자신의 촌에서 그 꽃을 피우고 그 결실을 맺으리라고. 그러나 한국에 가서 요란스럽게 돌아다녔지만, 아무 것도 배워온 것이 없다.

 

비록 시에서 그들을 대신하여 비용은 다 대어주었으나, 서모는 여전히 돈을 가치있게 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100만위안이면 10개 촌의 소학교의 학습여건을 개선할 수 있고, 30개촌에 문화실을 만들 수 있고, 100여명의 빈곤으로 공부를 그만둔 학생들을 학교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돈이다. 서모에 따르면, 그가 속한 촌은 관개시설이 좋지 않아서 댐만 하나 만들면 하는 것이 모든 주민들의 바램이다. 그러나, 댐을 하나 만드는데는 2,30만위안이면 충분하다. 만일 그의 촌에 이번에 쓴 돈을 보내주었다면 정말 의미있게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서모에 따르면, 이번에 한국에 가서 몇군데 관광지를 들를 때마다, 중국의 각지역 현에서 온 시찰단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간 마을에는 중국에서 온 시찰단을 겨냥해서 "새마을운동시찰단을 환영합니다"라는 간체자의 환영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새마을운동참관은 아마도 이미 한국관광의 새로운 유형의 하나가 되었나보다.

 

이것을 보니 서모는 더욱 불안했다. 전국의 68만개 행전촌이 있는데, 만일 그 중 1/10의 촌의 조직서기가 한국에 배우러 갔다 온다면, 그것만도 거의 7억위안을 쓰는 것이 된다.

 

"무슨 일이건, 바람이 한번 불면 문제가 터진다"

 

서모에 의하면 옛날에 "대채를 배우자"는 운동이 일어났을 때 수백만명이 호두산으로 참관을 갔다. 그러나 제대로 대채운동의 정신을 배운 사람이 그 중 얼마나 있겠는가. 몇년전에 절강의 "온주모델"이 전국에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고찰단이 썰물처럼 절강으로 몰려갔다. 그러나 "갈때는 격동을 가지고 갔고, 볼 때는 감동을 얻었지만, 돌아오고는 부동(움직이지 않음)상태가 되지 않았던가"

 

외지의 경험을 배워야 하는 것은 맞다. 국내의 화서촌, 남가는 모두 신농촌운동의 좋은 전형이다. 핑계를 찾아 외국까지 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서모에 따르면, 새마을운동을 배우는데 이렇게 요란스럽게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현재는 인쇄술도 발달되었고, 음반도 좋고, 전문가들이 자료를 만들어서 텔레비전에서 한번 틀기만 해도, 돈이 얼마가 들겠는가? 농민들이 자료를 읽고 텔레비전을 본다면 그 효과는 무리를 지어 한국여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