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연호중에 최고수준의 작품으로 꼽히는 것에 고월헌 비연호가 있다. 청나라 때 건륭연간에 고월헌이라는 낙관을 붙인 비연호가 있는데, 품격이 뛰어나고 화려하고 섬세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청나라 건륭전후에 만든 "고월헌" 낙관의 비연호는 본 적이 없고, 단지 청나라 말기 또는 민국초기에 모방한 방제품(倣制品)만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고월헌(古月軒)의 내력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설들이 중구난방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첫째, 고월헌은 청나라 건륭제때의 건물명칭이라는 것이다. 화공은 김성(金铖)이며, 자는 욱영(旭映)이라고 한다.
둘째, 건륭제때 호(胡)씨 성을 가진 장인이 있었는데, 비연호에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한다. 건륭제때 자기를 만들 때 호씨 성을 가진 장인의 그림을 본떠서 만들면서 "고월헌"이라는 이름을 붙인 자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셋째, 고월헌은 청나라때 모든 황제의 건물(軒)명칭이었고, 건륭제때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역대에 생산된 최고제품들이 이 건물에 수장되었다고 한다.
넷째, 고월헌은 청나라 강희, 옹정, 건륭의 세 황제때 생산한 자기에 법랑으로 그림을 그린 제품의 통칭이라는 것이다.
다섯째, 고월언은 옹정, 건륭제때 돈있는 집안에서 궁중의 법랑채기를 본떠서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궁중의 법랑채기들이 민간으로 흩어져 들어가면서, 사람들이 보고서 고월헌 방제품과 비슷하다고 하여, 고월헌이라는 칭호를 썼다는 것이다.
여섯째, 청나라 건륭제때 소주사람인 호학주(胡學周)가 자기 집에 작은 가마를 만들고, 자기비연호등을 생산하였는데, 아주 아름다웠다고 한다. 보는 사람마다 칭찬하자 스스로 "고월헌주인"이라고 칭하였다. 건륭황제의 남순때 이를 본 후 매우 아껴, 호학주를 데리고 북경으로 갔다. 그리고는 그에게 어요의 관리를 맡기고, 비연호를 생산하게 하였으며 낙관을 "고월헌"으로 하였다.
이상의 견해는 어떤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고, 어떤 것은 전면적이지 않다. 현재까지의 실물이나 사료에 의하면, 고월헌은 건륭제나 청나라 황제의 건물명칭은 아니다. 고월헌은 또한 호씨 성을 가진 장인의 이름을 둘로 나눈 것도 아니다. 또한, 아무리 어느 장인의 솜씨가 뛰어나고 그가 만든 작품이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대청황제가 그의 개인적인 이름을 궁중에서 그대로 쓸 리는 만무하다. 더구나 고월헌 작품에는 요태채화뿐아니라 자태채화와 동태채화도 있다.
관련 단서들을 종합하면, 고월헌은 청나라때 법랑채기의 통칭인 것으로 보인다. 자기, 유리, 구리, 금으로 만든 것이 있다. 이중에서는 자기로 만든 것이 가장 진귀했다. 고월헌은 원래는 청나라 중후기의 수장가의 "재" "실"혹은 서재명칭으로 보이고, 그는 법랑채기들의 수집으로 유명했으며, 그래서 나중 사람들이 법랑채기를 고월헌으로 부르는 것이다. 고월헌비연호는 청나라 건륭시기에 생산된 각종비연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고월헌 자태비연호에는 자태, 양식, 화공, 재료선택, 색깔, 싯구, 인장, 낙관 등 모두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낙관에는 홍람년관, 묘람년관, 연지수인장, 말홍인장, 묘람말홍등이 있고, 채화의 낙관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만일 가을 꽃을 그렸다면 "산고수장"인을 찍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고월헌 채화비연호는 회화가 뛰어날 뿐아니라 싯구도 매우 중시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싯구와 그림은 연관이 되고, 비연호 주인의 기호와도 관계있다. 자주 쓴 싯구는 다음과 같다.
세세점장춘(歲歲占長春)
지생무한월, 화만자연추(枝生無限月, 花滿自然秋)
수접남산근, 연함북제요(樹接南山近, 煙含北諸遙)
일총선연색, 사면청냉풍(一叢嬋娟色, 四面淸冷風)
노향추색천심중(露香秋色淺深中)
춘난지란화자향(春暖芝蘭花自香)
청나라 후기가 되면서 고월헌 비연호를 모방하는 것은 더욱 많아졌다. 현존하는 "고월헌" 비연호는 온갖 종류가 섞여 있어서 진짜와 가짜를 분별하기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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