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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한)

유교(刘交): 유방(刘邦)의 유일한 동생

by 중은우시 2024. 7. 1.

글: 감당(甘棠)

유방의 부친 유태공(刘太公)에게는 모두 네 명의 아들, 한 명의 딸이 있었다. 그중 유방은 동생 유교와 가장 사이가 좋았다.

유태공은 모두 두 명의 처를 취했는데, 그중 장남 유백(刘伯), 차남 유중(刘仲)은 첫째부인 소생이고, 삼남 유방과 막내아들 유교는 재혼한 부인의 소생이다.

네 명의 아들을 살펴보면 장남은 요절했고, 차남은 착실하며, 삼남은 무뢰한이고, 막내가 가장 뛰어났다.

그렇다. 그 당시 유방의 행위나 처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게 보지 않았다. 하루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가진 것도 없이 그저 매일 허풍이나 떨었다.

그래서, 처음에 유씨집안에서 가장 기대를 건 것은 막내 유교였다.

유교를 공부시키기 위해 전문적으로 스승을 찾아가 공부하게 한다. 원래 그는 유학자가 되고자 했지만, 술사의 요사스런 말에 속은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하게 되면서, 공부를 하다말고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진시황이 죽고나자 나라는 혼란에 빠진다. 유교는 부친, 과부가 된 형수와 조카들까지 돌봐야 했다.

이때 형인 유방은 이미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나선 상태였다.

유방이 바깥에서 전투를 벌이던 때 유교는 일관되게 유방을 지지지했다. 심지어 문인이 너무 적다보니, 유교가 직접 나서서, 형을 따라 남으로 북으로 싸우는데 참여했다. 혁혁한 대한왕조에는 유교의 필생심혈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유방이 없을 때면, 모두 유교가 명령을 내렸다. 이를 보면, 유교의 능력은 유방에 못지 않았다. 다만 기백의 면에서 조금 뒤떨어질 뿐인 것이다.

유방이 등극한 후, 큰형은 이미 사망했고, 둘째형은 학식이 모자라, 유교는 유방의 친형제로서 그리고 공로가 가장 큰 황친이 된다.

그래서 유교에게 봉지를 하사할 때, 유방은 한신을 없앤 후, 한신의 봉지를 유교에게 넘겨준다. 그리하여 유교는 대한왕조의 제1대 초왕(楚王)이 되어 화동일대를 지킨다.

화동은 부유한 곳이다. 그러나 유교는 하루종일 젊었을 때 못다이룬 꿈을 이루고자 했고 글을 썼다. 유교의 마음 속에 그는 계속 문인이었던 것이다.

유방이 죽은 후, 여치(吕雉, 유방의 부인여후)가 권력을 장악하고, 유씨황실의 자손들이 무수히 죽어나간다.

여치가 권력을 독점하자, 유씨황친들은 마음 속으로 불만을 갖는다. 그러나, 유방의 유일하게 살아있는 형제는 유교이므로 그들은 유교에게 연락해서, 유교가 나서서 여치와 상대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유교는 여치가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잘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자신의 봉지에서 자신의 초왕으로 지내며, 외부의 혈우성풍은 듣지도 보지도 않고 지낸다.

그리하여 여치가 미친듯이 유씨자손들을 죽일 때도 오로지 유교의 초왕일맥은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유교의 일맥은 편안히 살아갈 수 있었고, 여치도 이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이처럼 형수와 시동생은 서로 건드리지 않고 분정항례하면서 서로의 일에 간섭하지 않았다.

여치가 병사한 후, 유씨자손들은 황위를 되찾아오고, 여씨일족을 뿌리뽑고자 한다.

나중에 유씨가 정권을 장악한 후 누구를 황제로 앉힐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유교를 추천한다.

어쨌든 유교는 신분이 유방의 친동생으로 종실의 가장 큰 어른이고, 능력도 있고, 누구와도 사이가 나쁘지 않았으니, 이런 황제를 누가 싫어하겠는가?

사자가 유교를 찾아가자 이때 이미 나이가 70에 가까운 유교는 직접 거절한다. 심지어 자신은 이미 병사했으니, 다른 사람을 찾아서 황제로 옹립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 날, 유교는 세상을 떠난다.

유교는 일생동안 자신의 분수를 지키면서 살았고, 조그만치도 선을 넘어서지 않았다.

그러했기 때문에 유교의 초왕일맥은 한나라때 인재를 많이 배출했을 뿐아니라, 자손도 가장 많이 전해지게 된다.

심지어 어떤 기록에 따르면, 천하의 유씨성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약 25%가 유교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유교같은 인물이야말로 후복무궁(后福无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