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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선진)

구야자(欧冶子)의 검제작과 관련한 어두운 생각......

by 중은우시 2024. 4. 19.

글: 산학(散鹤)

구야자는 춘추시대 월()나라사람으로, 검을 주조하는데 뛰어나서, 후세인들은 그를 "검조( 剑祖)"로 칭한다. 월왕 구천(勾践)은 그에게 5자루의 검을 만들어달라고 청하게 된다. 그 검들의 명칭은 각각 담로(湛庐), 순균(纯钧), 승사(胜邪), 어장(鱼肠), 거궐(巨阙)인데, 모두 쇠를 벨 수 있는 희세의 보검이었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기술은 후세에 전승되지 못했다.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구야자 주검(铸剑)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면 알 수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고대의 병기대가 구야자는 나이가 들어서 곤륜현철(昆仑玄铁)을 한덩어리 얻는다. 원래 이미 노년에 접어든 그는 이런 특수한 재료를 사용하여 인생최후의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임종때까지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비통하게 세상을 떠난다. 그의 곁에 있던 아들 명아(冥儿)는 부친이 비통하게 세상을 떠난 것을 보고, 부친의 소망을 이루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몸을 과로(锅炉)에 던진다. 검을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것이다. 순식간에 보검이 세상에 드러나고 차가운 기운이 가득했다. 검 속에서는 은연중에 영혼이 드러나는 것같았다. 그리하여 검의 명칭을 '청명검(青冥剑)'이라고 부른다. 이 검은 날카롭기 그지없어서 가볍게 휘둘러도 좋은 쇠를 벨 수 있었다."

어학교과서에도 유사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전설에 따르면 간장(干将)과 막야(莫邪)는 원래 부부이다. 평생 절세명검을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그들은 초왕의 명을 받아 명검을 주조하는데 여러번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나중에 막야는 남편 간장이 매일 검을 만들어내지 못해 고민하는 것을 보고, 고대의 '살아있는 사람을 희생하여 검을 완성한다'(活人祭祀剑炉)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리하여 남편이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몸을 검로에 던진다. 최종적으로 두 자루의 검이 탄생하는데, 간장은 처를 기념하기 위하여, 이 두 개의 검에 간장과 막야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다."

이야기에는 두 가지 요점이 있다. 하나는 현철로, 김용의 무협소설에서 양과의 현철검에 나오는 그런 현철이다. 즉 운석으로 우주에서 날아온 철인 것이다.

하늘에서 운석이 날아와 지상에 떨어지면 극소수의 경우에 운철을 남긴다. 이런 운철은 철의 함량이 높고, 순도도 높다. 동시에 지구의 철에게는 없는 니켈원소가 함유되어 있어, 품질이 일반지층의 철보다 뛰어나다. 니켈은 항산화성이 강해서, 지구의 철에도 많지만 산화가 엄중하다. 그래서 검을 주조하는데 아주 이상적인 원료는 운철이다. 스스로 니켈을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비교적 어두운 이야기이다. 마지막에 검로에서 검을 꺼낼 때, 인순(人殉), 즉 사람을 희생시키는 문제이다. 여러 버전의 세부적인 내용은 서로 다르다. 어떤 경우는 남자아이이고, 어떤 경우는 여자아이이다. 다만 같은 점이라면 사람을 집어넣어 제련한다는 것이다. 사람으로 검을 주조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인체에는 각종 단백질, 유지를 함유하고 있고, 인, 칼슘등 각종 원소도 들어 있다. 특히 인은 천연적인 조연제이다. 그렇다면, 왜 돼지를 넣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역시 각종 원소를 포함하고 있다. 단백질과 지방등. 이것도 한의학의 약방문과 같다. 한번도 과학적으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경험상으로 사람을 희생시켰을 때 효과가 더 좋았을 것이다. 더더욱 소름이 돋는 것은 그것이 경험이 축적된 결과라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고대인들이 검을 만들 때, 분명히 여러번 사람을 희생시켰을 것이다. 최종적으로 구야자같은 뛰어난 장인이라면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통하여 남자를 넣었을 때는 어떻고, 여자를 넣었을 때는 어떻다는 것까지 분석했을 것이다.

그래서 비록 구야자는 크게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의 성공을 재연시키기는 어렵다. 첫째는 운철을 얻기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검을 만드는 장인이 매일 하늘만 쳐다보다가,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면 아무리 먼곳이더라도 달려가야 한다. 그리고 둘째는 사람을 희생시키는 비용이 아주 크게 든다는 것이다. 국가정권이 뒤에서 받쳐주지 않는다면 이런 반인류적인 행위를 계속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구야자는 초인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 배후에는 아마도 초인적인 댓가를 치러야했을 것이다. 사람의 초인적인 성취에는 항상 시골(尸骨)이 겹겹이 쌓여 있게 된다. 기실 그런 댓가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그런 검은 만들지 않아도 된다. 그런 성취는 없어도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