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사회/중국의 교육

북경사중(北京四中) 교장의 졸업식 치사

by 중은우시 2008. 12. 25.

글: 유장명(劉長銘)

 

오늘은 삼년전에 이미 예정되었던 날이다. 마치 이미 관례가 된 것처럼, 스승은 오늘같은 경우에 몇 마디 말을 하고, 너희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격려같은 것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때 하는 말이 여러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신중하게 생각해왔다. 오늘 아침에야 나는 비로소 결정했다. 아니면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마디로 개괄하면 바로 여러분들이 영원히 낙관적이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것은 바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가장들의 바람일 것이다.

 

3년동안, 우리는 여러분들이 행복하게 느끼도록 노력해왔다. 이것은 나와 선생들로 하여금 시간을 잊고 자신을 잊고 일하게 만들고, 가장들이 고생을 해가면서도 아무런 원망이나 후회없이 여러분들을 돌보아준 에너지의 원천인 것이다. 비록 3년의 생활이 그다지 완벽스럽지 않고,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여러분들은 가장 좋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교육의 기준은 여러분들이 반드시 청화, 북대 혹은 세계일류대학에 합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중의 교육은 여러분들의 신체를 건강하게 하고, 사상을 심오하게 하며, 정감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사중에서 3년 동안 여러분들에게 준 것은 단지 한 장의 졸업장이나 대학합격통지서가 아니다. 건강찬 몸, 풍부한 머리이다. 그외에 낙관적이고 활달하며, 적극적으로 진취적인 인생태도이다. 이것이 더욱 중요하다.

 

개략 작년 이때쯤, 텔레비전에서 나를 초대하여 한 프로그램기획회의에 참가한 적이 있다. 중국과 미국의 우수학생들을 초청하여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날에 나는 아주 피로하여, 4시간여동안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중에 금방 잊어버렸따. 나중에 인터넷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묘사와 평론을 보고서야 이 일을 다시 기억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는 가치취향에 관한 고찰이 있었는데, 지혜(智慧), 권력(權力), 진리(眞理), 재부(財富)와 미(美)등의 선택항목을 두고 고르게 하는 것이었다. 미국학생들은 놀랄 정도로 일치하여 "지혜"와 "진리"를 선택했다. 중국학생들은 한 명이 "미"를 선택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권력"과 "재부"를 선택했다. 한 명도 "지혜"나 "진리"를 선택한 학생이 없었다. 이런 결과는 내 마음 속에 은근한 걱정이 들게 했다.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아주 총명하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이 미래의 생활에서 반드시 점차 깨달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재부를 가지는 것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권력을 가지는 것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저 낙관적이고 활달하여야 비로소 진정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재부는 영원히 가질 수가 없다. 권력도 영원히 가질 수가 없다. 그저 낙관적이고 활달한 성격이 비로소 영원히 자신에게 속하는 재산인 것이다. 생활이 완벽할 수는 영원히 없다. 생활은 영원히 부족함을 안고 있다. 나는 심지어 이렇게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부족한 것이 바로 완벽한 것이라고. 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하였다고 하여 과거의 생활 과거의 선택에 대하여 후회하고, 심지어 창자가 시퍼렇게 될 정도로 안타까와 하면서, 당초에 만일 이렇게 했다면, 저렇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가설에 결론을 맡기는 것이다. 이것은 그저 스스로 골치거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비록 사람의 이상이 모두다 실현될 수는 없겠지만, 어떤 사람은 좀 더 많이 실현하고, 어떤 사람은 좀 더 적게 실현할 뿐이다. 이것은 개인의 노력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기회와 가능성에 따라 결정된다. 기회는 네가 붙잡을 수도 있지만, 네가 창조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붙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창조할 수 있을지 없을지의 관건은 바로 네가 영원히 희망이 충만한 생활을 보내고, 영원히 미래의 광명을 보느냐에 달렸다. 어떤 사람은 이런 사고습관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를 들어, 얻고 싶은 물건을 얻지 못하거나, 일류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거나, 성적이 다른 사람보다 뒤떨어지거나, 용모가 예쁘지 않거나하면 인생은 끝났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건강한 심리상태가 아니다. 사실, 사람은 항상 얻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가 백만장자이든, 천만장자이든, 억만장자이든 하물며 권력이 지고무상한데 이르더라도 자기가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만일 네가 행복은 바로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것이라고 한다면, 너는 영원히 행복과는 인연이 없어질 것이다.

 

결국, 행복은 네 자신의 인생에서의 깨달음이다. 네 자신의 인생에서의 체험이다. 네 자신의 인생에서의 수련이다. 그것은 너의 사상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에 따라 결정된다. 얼마전에 나는 북경굉지중학을 가봤다. 그곳의 학생들은 여러분들처럼 행운아가 아니었다. 사실 그들이 이상으로 생각하여 열거한 목록의 항목은 여러분들보다 적지 않았다. 다만 그들이 실제 얻은 것은 분명히 여러분들보다 적었을 것이다. 그들은 나를 초청하여 몇마디 해달라고 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생활이 무엇인가? 내가 보기에, 생활은 잘 차려진 음식에 비유할 수 있다. 산해진미가 다 갖추어지고, 온갖 색과 맛이 다 갖추어져 있다. 다만, 이때 너의 눈앞에 놓여진 이 음식이 아마도 네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일 수는 있다. 그것은 아마도 맵거나, 아마도 시거나, 심지어 쓸 수도 있다. 오늘, 여러분은 그저 쓴 음식을 받아서,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원망하지 말고, 용감하게 맛을 보라. 그리고 삼켜라. 왜냐하면 그것도 영양가가 있는 것이다. 이들 영양은 네가 발육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먹어버려라. 그래야 너는 강해질 수 있고, 성숙해진다. 맵고 짜고 시고 달콤한 갖가지 맛을 다 보아야, 비로소 진정으로 풍성한 요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요리를 한번씩 다 맛을 보는 것이 바로 진정으로 음식을 즐기는 것이다. 생활도 이렇다. 무슨 맛이든, 모두 천천히 맛을 보라. 그리고 그 맛을 느껴라. 그리고 그 오묘함을 깨달아라. 낙관적인 마음가짐으로 생활의 모든 요리를 맛보고 느껴라. 지금 여러분의 앞에 놓인 이 요리는 대학입시이다. 그것이 어떤 맛이든 간에, 여러분은 모두 용감하게 그것을 집어넣어 씹어야 한다. 그리고 천천히 맛을 느껴야 한다.

 

마음가짐 외에, 행복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람의 도덕적 수양이다. 중국에 이런 옛말이 있다. 바로 "인자무우(仁者無憂, 어진 사람은 걱정이 없다)". "걱정이 없다"는 바로 행복를 가리키는 것이다. 다만 어떤 사람이 "걱정이 없을"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어진 사람"이다. 바로 품격이 고상한 사람이다. "인"은 중화 전통미덕의 핵심이다. "인"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처리하고, 친구를 사귀는 기본준칙이다. 친구가 없으면 행복도 없다. 중고교동창은 평생친구이다. 여러분은 영원히 서로 도와야 한다. 장래 여러분들은 더 많은 친구를 사귈 것이다.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법을 익혀야 한다. 내가 시종일관 생각하는 것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기교나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사람됨의 태도문제이다. 혹은 하나의 도덕수양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저 사람은 넉넉하게 대하고, 좋은 일을 많이 베풀고, 겸허하고 진실하며,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해주는 좋은 품성을 지닌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화목하게 잘 지낸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친척과 친구의 따스함, 관심, 쾌락과 행복을 맛보는 사람이다. 만일 여러분이 이천여년전의 <<예운대동편(禮運大同篇)>>을 읽었다면 알 것이다. 우리 중화민족은 역대이래로 행복이라는 이상을 양호한 도덕수양의 기초위에서 세웠던 것이다. 도덕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 정직한 사람을 친구로 삼고, 고상한 사람을 친구로 삼고, 선량한 사람을 친구로 삼고, 재주있는 사람을 친구로 삼아라. 여러분의 친구범위는 너의 도덕수양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다.

 

행복은 선량한 사람의 재산이다. 소위 "선량"이라는 것은 바로 즐겁게 나눠주고, 즐겁게 봉사하는 것을 말한다. 바로 사중의 이전 교장이셨던 왕도원(王道元) 선생이 말씀하셨던, "공헌군중(貢獻群衆)", "대효어세(大效於世)"이다. 잘 베풀고, 봉사한 후에 마음의 깊은 곳에서는 즐거움이 솟을 것이다. 이것은 위대한 행복의 체험이다. 얼마전에 몇몇 94회졸업생들이 나에게 말했었다. 그들은 지금 계획을 하나 세우고 있는데, 모든 동창들에게 매년 모교를 위하여 기부를 하도록 호소할 것이라고 한다. 재직중인 후배들을 위하여 기부하여, 모교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후배들이 그들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들은 동창들에게 널리 이를 선전하여 이런 이념을 수립하고자 한다: 모교를 위하여 기부하는 것은 모든 동창들이 매년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그들의 생각을 듣고, 나는 아주 감동했다. 그들은 모교를 떠난지 겨우 십여년 되었다. 어떤 사람은 막 학위를 취득했거나, 개인사업을 막 시작했다. 그럼에도 사회에 보답을 하고, 모교에 보답을 하고,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것이 바로 사중정신이다. 나는 이런 정신이 여러분에게서 뿌리내려서 꽃을 피우고,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비록 여러분은 이미 다 컸지만, 혈기방장하거나 정정옥립(亭亭玉立)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여러분은 영원히 사중의 학생이다. 사중은 영원히 여러분을 기억할 것이다. 여러분이 하늘 끝에 있던 바다 귀퉁이에 있든, 여러분이 부유하던 아니면 가난하든, 여러분이 뜻을 이루었건 뜻을 이루지 못했든, 여러분의 사업이 전성기에 도달했건 아니면 일시적으로 골짜기에 빠져있., 여러분들이 영원히 낙관적이고 활달하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것을 유지하면, 여러분은 반드시 행복한 인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중은 영원히 여러분 한명 한명을 기억할 것이다. 사중은 여러분들이 모교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을 믿는다.

 

여러분은 곧 사중을 떠난다. 잊지 말라. 자주 찾아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