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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청 초기)

진원원(陳圓圓): 충관일노위홍안(沖冠一怒爲紅顔)

by 중은우시 2008. 9. 21.

 

 

 

글: 위경화미(爲卿畵眉)

 

진원원의 원래 이름은 진원(陳沅)이며, 명말청초의 명기(名妓)이다. 그녀는 당시의 풍운인물인 숭정제, 오삼계, 이자성등과 관련을 지니고 있으며, 인생경력이 특이하여 역대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녀는 말년에 곤명의 연화호에 스스로 빠져죽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 곳에서 그녀의 묘를 발견할 수가 없다.

 

진원원은 어려서 모친을 잃고, 이모의 집으로 보내어 졌다. 나중에 집안이 몰락하는 바람에, 이모는 그녀를 청루(靑樓)에 팔아넘겼다. 그녀는 총명하고 영리하며, 용모도 예쁘고, 춤, 악기, 노래등의 기예도 뛰어나서, 8살때부터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을 했다. 양귀비, 최앵앵등으로 분장했는데 아주 닮았다. 12세때에는 대강남북에 재색으로 이름을 날린다.

 

"강남사공자"의 하나였던 모벽강(冒辟疆)은 그녀와 사이가 좋았고, 그녀를 돈으로 사서 청루에서 빼내고자 한다. 그러나, 그는 한걸음 늦었다.

 

숭정제의 총애를 받고 있던 전비(田妃)는 숭정제가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의 부친인 전홍에게 전국의 미녀를 사들여서 궁중으로 들여보내게 한다. 진원원도 이렇게 하여 궁중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당시 숭정제는 내우외환으로 국정에 정신이 없어, 이들 미녀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래지 않아, 진원원은 다시 전홍의 집으로 되돌아간다. 당시 오삼계는 영원총병을 맡고 있었고, 병력을 10만이나 거느리고 있어, 당시 실력파인물이었다. 전홍은 그와 가까이 지내고자 하여, 그를 집으로 불러 연회를 베풀고, 진원원으로 하여금 술을 따르게 한다. 오삼계는 한눈에 진원원에게 반하여 전홍에게 진원원을 달라고 한다. 전홍은 어쩔 수 없이 진원원을 오삼계의 집으로 보낸다.

 

이자성의 군대가 대순정권을 건립한다. 숭정제는 오삼계의 힘을 빌어 막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자성 농민군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서 북경성이 함락되고, 숭정제는 목을 매어 자살한다. 진원원은 이자성의 수하장군에게 붙잡힌다. 원래 이자성은 우금성을 보내어 오삼계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에게 투항하도록 권유하였다. 오삼계도 대명강산은 더 이상 지키기 힘들다고 보고, 대순정권에 의탁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이때 그의 여자인 진원원이 포로로 잡히고, 부친이 얻어맞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오삼계는 복수를 결심한다. 이것이 소위 "충관일노위홍안"이다.

 

그는 청나라군대를 불러들여서, 산해관으로 끌어들인다. 대순조정은 금방 전복된다. 이때 오삼계의 일가 십여명은 모두 죽는다. 그러나, 진원원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때부터 그녀는 오삼계의 사랑을 더욱 받는다. 청나라황실은 오삼계로 하여금 운남을 지키게 한다. 오삼계는 운남에 진원원을 위하여, 금전(金殿)을 만들어준다. 오왕과 서시를 본떠, 그녀를 더욱 총애한다. 그러나, 오삼계는 진원원 하나로는 만족하지 못하였다. 그에게는 "사면관음" "팔면관음"과 같은 여인들이 있었다. 진원원은 이미 자신은 나이가 들어 다른 여인들과 총애를 다툴 수 없다고 보고, 인생무상을 느껴, 불교에 귀의하여 조용하게 세월을 보낸다.

 

나중에 강희제는 오삼계에게 관동을 지키도록 명령하나, 오삼계는 성지에 항거하고, "반청복명"의 기치를 내걸고 반란을 일으킨다. 진원원은 막으려 했으나, 실패한다. 그녀는 오삼계가 인심을 얻지 못하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옥림선사를 따라 출가하고 법명을 "적정(寂靜)"이라 한다.

 

오삼계가 패배한 후, 진원원은 곤명성 바깥의 "삼성암(三聖庵)"으로 간다. 오래 지 않아, 청나라장군 채류가 사람을 데리고 삼성암에 와서 골동품을 빼앗아 간다. 그리고 진원원을 보고는 음심을 일으킨다. 진원원은 세상의 온갖 풍상을 겪었고, 다시는 모욕을 당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연화호에 몸을 던져 자결한다.

 

후세인들은 그녀의 묘를 연화호 근처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그녀가 상해, 소주에서 죽었다는 소문도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디서 죽었는지는 아직도 정설이 없다. 다만, 일개 기녀로서 세상의 온갖 풍상을 겪은 그녀의 신세는 후세인들이 깊이 음미하고, 추측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