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황실의 시혼(試婚) 제도

글: 월초(越楚)

 

중국역대황실은 모두 후손을 두는 것을 중요시 여겼다. 이것이 강산을 천추만대 이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황실의 남자들은 대부분 조혼을 했다. 결혼연령이 일반적으로 18세를 넘기지 않았고, 대부분은 13세에서 17세때 혼인식을 거행했다. 청나라에서는 규정으로 황자는 반드시 15세이전에 결혼하도록 정했다. 거의 모든 황제, 태자는 정식결혼전에 이미 여인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 그리하여 일찌감치 침상의 일에 익숙했던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미리 자녀를 두기도 했ㄷ. 서진의 바보황제 사마충은 13세때 결혼했는데, 그 이전에 부친인 진무제 사마염은 후궁재인인 사매(謝매)를 그에게 주어서, 동궁으로 하여금 남녀간의 일을 배우게 하였다. 사매가 동궁을 떠날 때 이미 회임을 하고 있었고, 나중에 아들을 낳았다. 몇년후, 진무제가 사내아이를 가리키며 사마충에게 '얘가 네 아들이다"라고 했을 때, 사마충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북위의 문성제 탁발준은 17세때 결혼했는데, 14살때 이미 아버지가 되었다. 그러나, 역대에 진정으로 황실의 '시혼(試婚)'제도를 명문으로 규정하여 실행한 것은 청나라가 유일하다.

 

청나라는 궁중에 명문으로 이렇게 규정했다. 황제는 혼인전에 먼저 궁중에서 잘 선발한 8명의 나이가 비교적 많고, 용모가 단정한 궁녀를 뽑아서 황제를 시침하게 하는 '시험품'으로 썼다. 이 8명의 궁녀는 모두 직위를 주었는데, 궁중의 네 가지 여관(女官)의 명칭을 사용하여, 사의(司儀), 사문(司門), 사침(司寢), 사장(司帳)으로 불렀다. 이 직위의 이름으로 보아도 이들의 업무는 황제의 침식기거와 관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궁녀는 일반 뽑혀서 황제의 '시혼'의 상대방이 되면 매월 봉급을 받을 뿐아니라, 더 이상 궁녀의 잡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하여, 이 일은 궁녀들이 꿈에도 그리는 일자리가 되었다. 많은 궁녀는 여기에 뽑혀서 고해를 벗어나기를 기대했다. 이 8명의 시침궁녀외에, 내무부는 다시 16명의 시녀를 뽑아서 곁에서 도와주게 하였다. 그녀들의 임무는 황제를 곁에서 모시는 것이었고, 기침을 하거나, 침을 뱉거나, 가래를 뱉어서는 안되었고, 여하한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이렇게 됨으로써 어린 황제의 '시험품'은 8명이 아니라 24명이었다.

 

<<뉴욕타임즈>>의 1886년 8월 29일자 <<청나라황실의 생활에피소드>>라는 글에 의하면, 청나라에서 후계자로 지정된 태자는 정식으로 태자비를 뽑기 1년전에, 송인부에서 먼저 태자를 위하여 1살이 많은 적당한 궁녀를 뽑아서 태자의 동궁에 보내어 시침하게 한다. 태자에게 남편으로서 할 일을 가르킨다. 만일 태자가 동의하고, 황제와 황후가 반대하지 않으면 이 궁녀는 태자비가 될 수도 있다.

 

청나라황실이 "시혼"제도를 실행한 것은 그 목적은 어린황제, 어린 태자가 혼인전에 남녀간의 방사를 알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약간의 경험을 얻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리하여 정식결혼후 황후나 태자비를 대할 때 당황하거나 어쩔 줄 몰라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치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현대용어로 말하자면 혼전 '성교육'에 해당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청소년기에 있는 어린 황제나 어린 태자에 있어서 이것은 지나치게 일찌기 성에 눈을 뜨게 하고, 하고싶은대로 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어린 황제, 어닐 태자는 마침 사춘기인데, 남녀간의 일에 대하여 전혀 금기시 되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주는 상태가 되므로 지나치게 어린 나이의 '시혼'은 정상적인 생장발육을 방해하고 황음무도하게 이끌 가능성이 높았다. 태자가 동궁에 있을 때, 궁녀 1명을 보내여 '시혼'하게 하면, 태자는 충동을 느낄 때마다 마음대로 그 시녀를 상대로 풀 수 있게 된다. 이리하여 청나라의 일부 황제는 수명이 짧았는데, 지나치게 어릴 때부터의 욕구발산이 그 이유중의 하나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청나라황실의 공주도 출가전에, 이러한 '시혼'제도를 거쳤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험한 것은 공주 자신이 아니라, 부마였다. 청나라의 공주는 부마를 정한 후, 혼인날짜를 확정한 후, 황태후 혹은 황후가 친히 영민하고 노련한 궁녀를 뽑아서 '시혼신부'로 지정한다. 그리하여 공주와 함께 부마의 집으로 보낸다. 그날 저녁에는 '시혼신부'가 부마와 시험적으로 함께 잠을 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시혼신부'는 보낸 사람을 따라 궁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는 태후와 황후에게 부마에게 생리적이 결함이 있는지, 성격은 온유한지 등등을 보고한다. 일단 시혼에서 합격하면, 공주는 정식으로 시집간 후, 이 '시혼신부'는 부마의 곁에서 첩이나 비녀로 남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짜신부와 진짜신부는 매일 얼굴을 함께 마주하게 되니, 아마도 서로 약간은 이상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