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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미스테리

여산(廬山)의 천년불등(千年佛燈)

by 중은우시 2006. 10. 27.

[여산 천년불등]

 

세계적인 기상학자인 축가정(竺可楨)이 여산의 3대 수수께끼중의 하나로 꼽은 "불등"은 수천년동안 여러가지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최근들어 과학연구에서 약간의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불등의 이유에 대하여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아미산(峨嵋山), 청성산(靑城山), 여산이 가진 공통점은 바로 둑특한 자연현상인 불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등은 성등(聖燈), 신등(神燈)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이 불등은 세 산의 명성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고, 적지 않은 관광객들을 끌어드리고 있다.

 

청성산의 상청궁(上靑宮) 옆에는 신등정(神燈亭)이라는 곳이 있다. 소위 신등이 건너편의 대면산에서 출현하는 것이다.

 

아미산의 꼭대기인 금정(金頂)에 오르면, 운이 좋은 사람은 사신애(捨身崖)의 아래에 있는 성등을 볼 수 있다.

 

여산에서 불등을 볼 수 있는 지점은 대천지 옆에 있는 문수대(文殊臺)이다.

 

이 세 지방에서는 달이 없는 밤중에 산아래에 새카만 골짜기의 사이에서 등처럼 보이는 불빛이 나타난다. 등의 색깔은 백색이나 청색이고, 어떤 때는 약간 녹색을 띄기도 한다. 빛을 내는 것은 때에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고,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며, 빛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금방 왼쪽으로 갔다가 금방 오른쪽으로 가곤 하며,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도 한다. 승려나 도사들은 모두 길을 지나는 신불이 등을 들고 하늘과 땅 사이를 거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금의 여러 사람들이 불등에 대하여 나름대로 해석과 추측을 해왔었다. 범성대는 <<청성행기>>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밤에 등이 사방의 산에서 나타나는데, 수천 수백개이고 성등이라고 부른다. 성등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옛 사람들이 단약(丹藥)을 숨겨놓은 곳에서 나오는 빛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초목의 영혼이 빛을 내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용신이나 산신령이 빛을 낸다고 한다. 믿음이 깊은 자는 신선이나 성인들이 내는 조화라고 한다"

 

[아미산 불등]

 

청나라때 장초는 친히 불등의 기이함을 구경하였고, 그의 <<아미산지>>에서 <<불등변>>이라는 글을 썼다. "불등의 일에 대하여 얘기하면, 어떤 사람은 고목의 이파리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천년동안 쌓인 눈의 정령이 응결되어 빛을 낸다고 한다. 그 말은 의심가지만 그렇다고 감히 무엇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

 

1961년에 축가정이 여산을 왔다가 여산의 대자연에서 세가지 수수께끼를 언급하였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불등이다. 나머지 두가지는 "여산의 운무는 왜 소리를 내느냐"는 것과 "여산의 비는 왜 아래에서 위로 달리는지"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연구자들이 답변을 얻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최근 사람들의 해석도 가지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산아래의 불빛이 비친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별빛이 논에 반사된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형광충이 춤추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산에 숨긴 빛을 내는 형광광석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가장 많이 얘기되는 것은 인화설(燐火說)이다. 불등은 민간에서 말하는 "도깨비불"이라는 것이다. 즉 산에 수천년동안 죽은 동물의 뼈에서 내는 인의 성분, 혹은 인을 함유한 지층에서 뿜어내는 인질이 공기중에서 자연히 형성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연구자들은 도깨비불설은 타당하지 않다고 한다. 하나는 도깨비불은 지면에 접근하여 천천히 움직이지,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하늘 중간에 걸리거나 구름을 따라다닐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도깨비불의 불빛은 매우 약한데, 여산 문수대와 청성산 신등정은 해발 천미터이상이고, 아미산은 3천미터 이상이므로, 그렇게 깨끗하게 보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1990년대초에 해군 항공병을 지낸 바 있는 곽헌옥은 또 따른 의견을 내놓았다. 즉, 불등은 하늘의 별이 구름에 반사되는 일종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밤중에 달이 없을 때, 비행사들이 구름위를 비행하면 구름층은 마치 거울과 같다는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보면 구름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구름에 반사된 무수한 별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비행기조종사들은 이런 상황하에서 쉽게 '거꾸로 비행하는 착각"에 빠질 수 있고, 하늘과 땅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심지어 아래를 향해 비행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캄캄한 밤이라면 구름이 떠다니는 여산대천지 문수대아래에 하늘의 별이 구름위에 비친다면 아마도 불등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구름층은 높이가 일정하지 않고 계속 움직이므로 반사되는 별빛도 고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왜 다른 산에서는 이런 구름반사현상을 볼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바로 여산, 아미산, 청성산의 위에서 그것도 특정한 지역에서만 불등, 신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여러가지 수수께끼는 아직 풀리지 않았으므로 논쟁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불등은 자주 출현하는 것이 아니고, 산에서 수십년을 산 사람도 한번 볼까말까 하다는 것이므로, 이런 천고의 수수께끼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