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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중국의 명소 (남부)

샹그릴라(Shangrila)여행기

by 중은우시 2006. 10. 12.

샹그릴라는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지상낙원의 이름이다. "잃어버린 지평선"이라는 책은 샹그릴라호텔에 들면 방마다 놓여 있으니 누구나 읽을 수는 있지만, 아마도 그 책을 다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개략적인 내용은 젊은 주인도영국대사, 선교사, 미국기업가(실은 사기꾼)등이 난을 피해서 비행기를 타고 어느 깊은 산속에 떨어지는데, 그 곳이 바로 샹그릴라이다.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늙지도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곳이다. 그리고, 바깥에서 들어오기도 힘들고, 바깥으로 나가기도 힘들다. 다만, 샹그릴라에는 금광이 있어 이것을 알고 있는 최초의 지도자가 가끔 한번씩 바깥세상에 나가서 필요한 물자와 책, 신문, 잡지등을 모두 사가지고 들어오므로, 샹그릴라 내에서도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안다.

 

소설은 소설이므로 그 소설에서 샹그릴라가 어디인지를 명확히 적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는 인도나름대로 어느 한 지역을 정해서 샹그릴라로 발표하였고, 네팔은 네팔대로 샹그릴라를 정하였다. 중국의 운남성 정부는 1997년 당시의 디칭(적경, 迪慶)주에 속한 중전현(中甸縣)을 샹그릴라라고 발표하였고, 2001년에는 중국국무원이 중전현을 공식적으로 샹그릴라현(香格里拉縣)으로 개칭했다.

 

샹그릴라로 가는 방법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이다. 하나는 비행기로 가는 방법인데, 곤명(쿤밍. 昆明)에서 직항 비행기가 있고 약 50분이면 도착한다. 또 하나는 차량으로 가는 방법인데, 2005년에 곤명-대리-여강-샹그릴라를 잇는 고속화국도를 개통하였다. 이에 따라, 여강(리장)에서 샹그릴라까지는 택시로 약3시간반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여강과 샹그릴라 사이에는 유명한 장강제일만과 호도협이 있다.

 

장강제일만은 금사강(金沙江)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내려오다가 산맥을 만나서 다시 거의 180도 방향을 꺽어 북으로 다시 흘러가는 곳을 가리킨다. 호도협은 금사강이 옥룡설산과 하니설산의 사이를 지나갈 때 굉장히 좁은 골짜기를 지나가는데, 그 폭이 좁아서 호랑이가 뛰어넘을 수도 있는 거리라고 하여 호도협이라고 이름붙였다고 한다. 협곡중간에는 호랑이가 밟고 지나갔다는 호도석도 있다. 상호도협, 중호도협, 하호도협이 있는데, 보통은 리장에서 샹그릴라로 가는 국도에서 가까운 상호도협을 관광한다. 상호도협은 리장쪽(금사강 동쪽)에서 구경할 수도 있고, 샹그릴라현쪽(금사강서쪽)에서 구경할 수도 있다. 최근들어 샹그릴라 현에서는 입구(국도변)에 주차장과 케이블카공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얼마 있으면 상호도협까지 차량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차를 세우고 케이블카를 타야할지도 모르겠다.

 

 

 

샹그릴라현에는 5성급호텔이 하나 있다. 천계신천(天界神川, Paradise)호텔이 그것이다. 3층정도의 낮은 호텔인데...대도시에 있었다면 5성급이 될 수 없었겠지만, 이런 시골구석에 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이다. 그러나, 식당의 음식은 형편없었다. 시켰던 음식(고산지대에서 나는 버섯요리 위주)도 거의 먹지 못해 남겼을 정도이다. 4성급호텔로는 실력(實力)대주점이 있다. 파라다이스호텔보다는 식당의 음식은 나았다. 다만, 아침의 부페는 엉망이다. 먹는 것이 괴로울 정도이다.

 

길거리에서 사먹는 음식으로는 꼬치구이가 있다. 길거리마다 양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닭발, 두부, 소세지, 감자등등을 구워서 파는 포장마차가 널려 있다. 사면 붉은 고추가루같은 것(그 다지 맵지는 않다. 약간 후추맛이 나는데...)을 왕창 뿌려서 준다. 감자를 불에 구워 파는 것도 맛있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되는데...고원에서 먹는 감자구이맛은 기가 막힌다. 밀가루전같은 것을 불에 구워서 파는 것도 있는데, 맛이 괜찮다.

 

아, 일단 샹그릴라에 도착하면 먼저 해야할 것이 있다. 홍경천(홍징텐, 紅景天) 내복약을 사먹어야 한다. 호텔에서도 판다(가격은 50위안으로 바깥에서 사는 것보다 조금 비싸다). 이 약은 고산병을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것인데, 고산지대에서 나는 홍경천을 원료로 만들었다고 한다. 샹그릴라에서는 10개들이 한 개에 30위안씩 했다. 아침, 저녁 또는 아침, 점심, 저녁에 한 개씩 먹어두면 된다고 하니, 사전에 먹어두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속이 메스껍고, 뒷머리가 땡길 것이다. 홍경천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산소를 마시는 수밖에 없다. 샹그릴라에는 휴대용 산소(에프킬라같은 곳에 담겨져 있는데, 누르면 산소가 나온다)를 비상용으로 사가지고 다니면 된다.

 

가까운데 구경할 수 있는 곳은 3군데 정도 된다. 나파하이(대초원), 송찬림사, 국가삼림공원(슈두호, 비타하이)가 그 곳이다. 나파하이는 샹그릴라에서 몇 킬로밖에 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문제는 비포장도로를 가야 한다는 것이지만. 여름에는 계절성 호수가 되며 그 때는 나파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외의 계절은 그저 초원이다. 10월초에 갔더니 일부 구덩이 같은 곳이 있을 뿐, 대부분은 초원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 곳에서는 말을 탈 수 있다. 말을 한 30분에서 1시간 타는데...30위안정도면 되니...괜찮은 편이다. 물론 입장료는 별도로 받는다.

 

 

 

국가삼림공원은 샹그릴라에서 최근에 개발한 곳이다. 슈두호(호수)와 비타하이(역시 호수)를 잇고, 중간에 삼림지대를 통과하는 노선인데, 도로를 내고, 차량을 배치해서 한바퀴 쭉 돌 수 있게 해놓았다. 차량을 5분 10분간격으로 계속 배차해주어서 사람들은 중간중간에 내려서 걷기도 하고 쉴 수도 있게 되어 있다. 통상적인 루트는 슈두호에 도착하면 차에서 내리고 이후 약 2.4킬로미터가 되는 호숫가의 길을 걷게 된다. 호숫가에서는 호수의 정경도 볼 수 있을 뿐아니라 호수 오른쪽에 굵은 삼나무들도 볼 수 있고, 쓰러진 나무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나무들 사이로 걸어갈 수 있다. 휘튼치트인가? 나온다는 것이. 다시 차를 타면 넓은 삼림과 초원을 볼 수 있는 곳에 내려준다. 한참을 구경하고 다시 차를 타면 비타하이. 역시 호수이다. 그런데, 이 호수는 배가 다닌다. 배를 타고 호수를 지나갈 수도 있고, 호숫가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길이는 약 4킬로미터. 보통은 걷기보다 배를 택한다. 슈두호에는 배에 금이 가 있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하고, 비타하이에는 빙하기 4기부터 존재하던 물고기가 지금도 살고 있다고 한다. 현지 소개자료에 따르면 비타하이는 두견화가 피는 봄이 되면, 두견취어(杜鵑醉魚)라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산에 피어있던 두견화가 져서 꽃잎이 비타하이에 떨어지면, 물고기들이 두견화를 먹는데, 두견화에는 약한 독이 있어서, 두견화꽃잎을 먹은 물고기들이 얼마동안 정신을 잃고 물위에 둥둥 떠다닌다는 것이다. 이것이 마치 물고기가 두견화꽃잎을 먹고 취해쓰러진 것같다고 하여 두견취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