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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금메달왕국의 환상

by 중은우시 2024. 9. 2.

글: 백정(白丁)

8월 11일, 제33회 하계올림픽대회가 파리에서 폐막되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40개의 금메달을 차지하여, 금메달랭킹의 수위를 차지했다. 그날, 중국의 인터넷에는 중공중앙과 국무원이 중국체육대표단에 보내는 축전을 실었다.

만일 금메달수량만 본다면, 중국의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뛰어나다. 다만, 메달분포를 분석해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중국은 "스포츠강국건설의 목표"와 거리가 멀 뿐아니라, "대중스포츠, 청소년스포츠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하위목표도 달성하는 것도 힘이 부치다고 볼 수 있다.

한 나라가 스포츠강국인지 아닌지는 마땅히 국민의 전체적인 체질로 드러난다. 올림픽에서의 메달은 비록 판단근거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종합적으로 다른 요소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단결론이 왕왕 오류일 것이기 때문이다. 메달과 동시에 비교해야할 요소중 하나는 바로 인구수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과 네덜란드의 성적을 예로 들어보자. 비록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모두 91개의 메달(금메달 40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24개)을 획득하고, 네덜란드의 메달총수는 겨우 중국의 1/3정도(금메달 15개, 은메달 7개, 동메달 12개)에 불과하지만, 중국 자신조차도 중국인의 전체적인 체질이 네덜란드인보다 강하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왜 메달총수와 국민이 전체적인 체질간에 이런 모순이 나타나는 것일까. 원인은 단순히 메달총수를 비교하고 인구차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리하여 결론과 현실경험이 부합되지 않게 되었다. 만일 100만명당 획득한 메달수를 따지면 네덜란드는 중국보다 30배나 많다(백만명당 메달수는 중국이 0.06이고, 네덜란드는 1.9이다). 이런 간단한 과학적계산방법으로 메달총수와 인구전체체질"간의 모순처럼 보이는 것도 설명이 가능하다. 여러 해동안 중국정부는 계속하여 비과학적인 "금메달총수론"으로 중국대중을 미혹시켰다. 그리하여 중국국민이 스포츠 및 스포츠이외의 모든 분야에서 맹목적인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이러하다. 만일 백만명당 올림픽메달수로 계산하면, 중국은 전체 참가국중에서 하위 10%에 속하게 된다.

올림픽성적에 근거하여 한 나라의 스포츠수준을 평가하려면, 인구수는 반드시 필요한 과학적 요소중 하나이다. 나머지 차원의 분석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능력의 전면성과 독특성은 인구수를 제외하고 더욱 심층적인 분석요소가 된다.

매4년에 한번씩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는 하계올림픽은 이미 오랫동안 중단된 고대그리스의 스포츠경기시합전통에서 유래한다. 고대그리스인들이 숭상하든 체능-지능의 공동발전이라는 이념을 회복하고 선양하기 위하여, 프랑스의 역사학자이지 교육자인 찰스 피에르 드 프레디(Charles Pierre de Fredy, 그는 Baron de Coubertin, 쿠베르탕남작으로 존칭된다)가 18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를 조직하고, 현대올림픽의 기초를 닦는다. 2년후, 제1회 근대올림픽이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개막된다. 역사상 16세기동안 묻혀 있던 올림픽의 성화가 다시 불타오른다. 고대그리스인은 체낭에서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Faster, Higher, Stronger)"의 자아도전의식이 현대인의 생활에서 다시 살아났다.

고대그리스의 경기전통에서 기원한 것이어서, 근대올림픽의 경기종목도 고대올림픽의 경기종목을 많이 포함시켰다. 비록 계속하여 새로운 종목이 현대올림픽의 경기종목으로 추가되었지만(예를 들어 금년에는 브레이킹댄스가 포함되었따), 메달수량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참가한 선수수가 가장 많은 것은 여전히 몇 개의 고대그리스전통을 지닌 종목이다; 육상과 수영. 왜냐하면 이들 종목은 고대그리스인들의 체능에서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었고, 현대인들에게고 가장 널리 보급된 일상운동이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의 육상과 수영종목은 각각 48개와 35개의 메달종목이 있다. 합계 83개메달종목이다. 미중간의 육상과 수영에서의 성적을 보면 중국스포츠의 실제면모를 엿볼 수 있다.

미국은 83개종목중에서, 모두 62개의 메달(금메달 22개, 은메달 24개, 동메달 16개)을 차지했고, 이는 전체 메달총수의 1/4(24.9%)가량이다. 금메달수에서는 공동1등을 한 중국의 경우 육상과 수영종목에서는 겨우 16개의 메달(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을 차지했다. 10분의 1에도 훨씬 못미친다(6.4%)

중국과 미국은 이 두 개의 가장 널리 보급된 스포츠종목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이 숫자만으로도 알 수 있다. 이 차이는 또한 현실생활에서도 반영된다. 두 나라의 가장 선명한 대비는 미국의 길거리에는 조깅을 하는 사람을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사람들이 열중하는 것은 광장무(廣場舞)이다. 미국에서 피트니스클럽은 교회만큼 많고, 그중 반수이상은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중국에서 성년자중 수영을 할 줄아는 사람수는 수영을 못하는 사람보다 훨씬 적다. 수영장의 수량은 더더욱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적다. 이런 숫자가 반영하는 것은 중국국민은 자금투입의 문턱이 가장 낮은 이 두 종목에서 일반인의 참여도가 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 많은 대중들이 이런 보급하기 쉬운 스포츠운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해야, 중국은 비로소 네덜란드나 미국처럼 진정한 스포츠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올림픽의 전통종목에서 절대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다. 소형종목이나 비인기종목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보였다. 펜싱(금메달 2개), 럭비(동메달 1개), 태권도(동메달 1개), 수구(동메달 1개)에서도 모두 메달을 얻었다. 미국이 얻은 126개의 메달은 전통대형종목과 소형종목 혹은 비인기종목이 거의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49.2%:50.8%). 이를 보면 스포츠실력이 강대하면서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

중국의 메달구성을 보면 미국과 전혀 다르다. 중국의 91개메달중에서 17.6%는 올림픽전통종목인 육상과 수영에서 나왔다. 중국에 가장 많은 메달을 가져다준 것은 배드민턴(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다이빙(금메달 8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탁구(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사격(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의 중국의 역대 우세종목외에 대다수는 비인기종목이다. 그중 가장 놀라운 것은 중국이 권투(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와 역도(금메달 5개)에서 메달을 많이 땄을 뿐아니라, 여자가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남녀메달비율은 1:4이다). 중국이 메달을 많이 얻은 종목은 탁구와 배드민턴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중의 참여가 없는 종목들이다.

또 하나의 현상도 매우 주목할 만하다. 자전거는 모두 22개의 단일종목이 있는데, 중국은 BMX종목에서 메달 1개를 얻었다(금메달 1개), 그러나, 미국, 뉴질랜드, 이탈리아, 영국등은 모두 많은 메달을 얻었다. 중국은 자전거왕국이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분명 그 어느 나라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보다 많을 것이다. 다만, 중국은 대중들로 하여금 이 보급력이 가장 좋은 종목의 일상활동을 한단계 제고시키지 못했고, 스포츠로 승화시키지 못했다. 중국은 전통적인 올림픽대형종목외에 최대의 현대종목에서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면 중국의 올림픽성적과 국민의 일상스포츠가 전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올림픽정신의 '대중스포츠'라는 기본목표에서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비로소 '대중스포츠'를 성공할 수 있을까? 답은 이번 올림픽 메달랭킹을 보면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구 백만명당 메달수로 보면, 네덜란드가 중국을 30배 넘어선다. 네달란드의 스포츠실력은 중국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네덜란드는 인구가 겨우 1,700만이다(상하이인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국처럼 모든 인기종목, 비인기종목에서 최우수인재를 배출할 수는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 바다에 접하고 있는 네덜란드가 얻은 메달이 절반(17개)은 수상종목에서 나왔다. 수상스포츠는 네덜란드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좋아하는 종목이다. 네덜란드인들은 대대로 수상생활경험을 올림픽메달로 발전시켰다. 올림픽메달이 네덜란드인으로 하여금 수상생활을 하도록 만든 것이 아니라.

케냐는 또 다는 "대중스포츠"에서 올림픽기적을 일궈낸 국가이다. 다만 케냐는 네덜란드보다 더욱 모범적인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동부에 위치한 케냐는 미개발 농업국가이고, 도보로 걷는 것(혹은 달리는 것)이 대부분 케냐인들이 유일한 교통방식이다. 그리고 이 전통에서 케냐는 올림픽 중장거리종목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만들었다. 케냐가 얻은 11개의 메달은 모두 중장거리육상종목에서 나왔다(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 다른 어느 나라도 케냐처럼 성공적으로 생활방식을 경기운동으로 발전시키고 올림픽메달로까지 따낸 사례가 없다. 진실한 자아를 최고의 자아로 제고시키는 것이야말로 올림픽정신의 본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 네덜란드와 케냐는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에 올림픽정신을 알렸다. 중국은 비록 메달수에서는 2위를 차지했지만, 대다수의 메달종목은 대중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중국의 올림픽메달은 대중이 스포츠에 투신하여 얻은 자연스러운 성과가 아니라, 중국의 '메달지상' 스포츠사고방식이 만들어낸 괴태(怪胎)이다.

광대한 대중이 스포츠운동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하지 않는 한, 올림픽에서 얼마나 많은 메달을 따더라도 중국은 스포츠태국, 스포츠강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