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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칩: 중공은 서포터인가 킬러인가?

중은우시 2020. 11. 1. 22:02

글: 당율(唐聿)

 

2020년이래, 미국은 중공이 지적재산권과 국방과기를 절취하여 미국의 국가안전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계속 타격을 가하고있다. 9월 25일, 미국 상무부는 다시 중국칩산업의 거두인 SMIC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10월 상순, 국제평가기관인 S&P는 SMIC의 "BBB-"의 장기주체신용등급을 '부정적신용관찰리스트'에 넣었다.

 

9월, 중국과학원 원장 바이춘리(白春禮)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목을 죄는' 프로젝트를 따라잡은 군령장을 쓰겠다. 동시에 중공 국가발개위등 4개부문은 연합으로 공문을 발표하여 칩산업의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중공은 '자력갱생'으로 칩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면서, 칩의 자급율을 2025년에 70%라는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하였다. 외국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공은 9.5조위안의 돈을 중국반도체산업에 쏟아붓겠다고 했으며, 이는 옛날 원자탄을 제조할 때와 같은 기세라고 한다.

 

대약진식의 '칩'제조운동

 

중국이 매년 수입하는 집적회로의 가치는 3,000억달러를 넘는다. 미중관계가 계속 악화되면서, 투래주의(偸來主義, 훔쳐오는 것)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곤경을 돌파하기 위하여, 중공은 칩애국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전국의 여러 성에서 국산 '칩'제조의 대약진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경제주간> 10월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대륙에 현재 27만여개의 반도체관련기업이 있다. 광동성이 43.02%를 차지하여 1위이다. 푸젠성과 장쑤성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다. 금년 1월-10월만 하더라도, 전국의 신규 집적회로관련기업이 5.8만개를 넘는다. 증가속도는 33%이상에 달한다. 그중 2020년 제3분기에 새로 증가한 기업은 근 1.9만개이다. 평균 매일 200개씩 늘어나고 있다.

 

<21세기경제보도>에서 인용한 불완전통계에 따르면, 안후이, 저장, 푸젠, 샨시(陝西)등 10여개 성시에서 제정한 2020년 집적회로산업계혹목표는 1.42조위안에 달하며, 금년의 군사비예산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런 거국체제의 '칩'붐은 '애국'을 소리높여 부르는 찬가 속에서 '돈을 버는' 공략이다. 대간쾌상(大幹快上, 최대의 역량으로 하면서, 하루빨리 시작한다), '단평쾌(短平快, 배구의 속공때 토스를 짧고, 직선으로, 빨리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투자는 적게하고, 회수기간은 짧고, 효과는 빠른 것을 의미함)'를 추구하는 것, 그리고 지방정부는 정치에 맞추어 정치적자본을 얻어야 하므로, 근본적으로 과학적으로 엄격한 조사연구와 논증은 없이, 그저 기업이 시작만 하면, 우대조치로 땅을 주고, 자금을 투입하고, 대출을 어레인지하며, 인허가등에서 파란불을 켜준다. 큰 돈이 생기는 일이니 누구나 뛰어드는 것이다. 차엽단(茶葉蛋)을 만드는 회사도 원자탄을 만들기 시작하는 셈이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동안 비반도체기업이 반도체로 업종전환한 기업이 근 2만개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2020년의 9월까지 1.3만개의 등록된 반도체기업중에는 심지어 해산물업자와 자동차부품회사도 있다. 

 

천억계획이 용두사미가 되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런정페이의 이런 말이 있다: "이전에 도로를 닦거나, 다리를 놓거나, 집을 짓거나, 이런 일에 습관이 도었다. 돈만 투입하면 되는 것이다. 이 칩은 돈만 쏟아붓는다고 되지 않는다. 수학자, 물리학자, 화학자를 쏟아부어야 한다..." 투래주의를 신봉하던 화웨이는 뼛속까지 중공의 실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칩산업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는 것이다.

 

중공은 9.5조위안을 칩산업에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는 연도교육경비예산의 2배이다. 그 효과는 어떠할까? <중국증권보>의 보도에 따르면,2018년이래, 장쑤, 후베이, 쓰촨, 샨시등지에서 6백억위안급, 천억위안급까지의 반도체발전계획이 연이어 중단되었고, 거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어떤 프로젝트는 거의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렸다.

 

2017년에 성립된 후베이 HSMC(弘芯)의 총투자액은 1,280억위안에 달한다. 타이완에서 100여명의 전문인력도 흡수했고, 엄청난 돈을 주고 네덜란드 ASML회사로부터 7나노까지 가능한 1980Di 노광기를 구매했다. 매월 3만편을 생산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고, 작년말에는 노광기 공장입고식까지 거행했다. 배경판에는 '홍심보국(弘芯報國), 몽원중화(夢圓中華)"의 8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노광기는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금년에는 이미 은행에 저당잡혀 버렸다. 2020년 7월 30일, HSMC프로젝트는 '비교적 큰 자금부족이 존재하고, 프로젝트가 중단될 리스크에 처해 있다'는 것이 폭로된다.

 

국산칩의 대약진운동은 일종의 기형적인 반도체기업생태를 만들었다. 한편으로 우후죽순처럼 성립하고, 한편으로 산사태처럼 궤멸하며 신속히 망해버린다.

 

10월 20일, 중공국가발개위 대변인 멍웨이(孟瑋)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개별적인 지방에서는 칩업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맹목적으로 건설하여 낭비를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누가 지지하면 그가 책임진다'는 원칙에 따라 중대손실을 초래하거나 중대리스크를 일으킨 경우에는 문책을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것이 개별지방의 인식부족때문인가라는 것이다. 중공의 각종 대약진, 일와봉(一窩蜂, 한꺼번에 벌떼처럼 한가지사업에 달려드는 것), 정치괘수공정(政治掛帥工程, 정치적 목적의 공정), 국민에게 해악을 끼치는 프로젝트가 어디 한둘인가. 가장 책임을 물어야 할 곳은 바로 중공이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썼다: "집정71년간, 청렴지수는 끝자리, 세금부담은 세계2위, 두부찌꺼기공정은 90%, 6억명의 수입은 1000위안, 관리의 처자식은 해외로 내보내고, 백성의 고혈을 빨아서 스위스은행에 예금했다" 사상의 자유도 언론의 자유도없으며, 거짓말과 폭력으로 충만한 정권이 사람들에게 진정한 과학혁신과 복지를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

 

내순환은 칩산업을 구해줄 수 있을까?

 

중공은 현재 내외적으로 곤경에 빠져 있다. 그리하여 다시 계획경제노선을 시작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명목은 그럴싸하게 '경제내순환'이라고 한다. 국내의 여러 칩전문가는 만일 칩을 완전히 내순환하게 되면, 모든 설비와 원재료를 중국 자신이 연구개발하고 생산해야 하는데, 현재는 겨우 90나노의 칩만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자체생산하는 가장 성능이 뛰어난 노광기의 가공정밀도는 겨우 90나노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2004년의 PC CPU수준이다.

 

만일 일부 수입원재료와 기자재를 이용한다면, 아마도 45나노까지 생산할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2011년경의 수준이다. 현재 국내최고수준을 대표하는 SMIC가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있는 것은 28나노이다. 이는 2014-15년 주류기술수준이다. SMIC는 비록 이미 14나노기술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안정적인 양산까지는 할 수가 없다.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버전은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6-10년은 걸릴 것이다. 

 

타이완의 TSMC는 3나노칩까지 생산할 수 있다. 밀도는 한단계 아래인 5나노보다 15%를 제고시켰고, 성능은 10-15%를 향상시켰으며, 에너지효율은 20-25%를 제고시켰다. 2017년, TSMC의 시가총액은 인텔을 넘어 세계1위의 반도체기업이 되었다. 2018년, 포브스 500대기업에서 TSMC는 368위를 차지한다. 2019년 TSMC의 글로벌시장점유율은 근 52%이며, 2위인 삼성의 3배가량이다.

 

인재결핍은 국내칩산업의 약점이다. <중국집적회로산업인재백서(2018-2019)>의 예상수치를 보면, 2021년을 전후하여, 칩업종의 인재수요는 72만명에 달한다. 2018년말까지, 전체업종의 종사인원은 46만명이다. 이는 아직 26만명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관련학과에 진학한 졸업생은 4만도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중공은 금년 남경에 긴급히 집적회로대학을 설입했다. 이는 중국최초의 칩대학이다. 설사 매년 1만명이 졸업하더라도, 4년이후에 비로소 최초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다.

 

중공의 교육체제는 정치과정이 근 20%의 학점을 차지한다.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기본적으로 성공한 인생이다. 학습의 동력은 그저 장래의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함이고, 좋은 차를 사고, 좋은 집을 사기 위함이다. 이익을 쫓아 공부하는 심리로 학생들이 진정한 지식을 얻기 힘들게 되어 있다. 대륙의 재신망 보도에 따르면, 8년간 칩산업에 종사한 설계사에 따르면 석박사 졸업생의 칩전공생은 업계내에서 10년이 지나야 기술을 기본적으로 알게 된다고 한다. 즉 40세가량이 된다. 인생의 첫걸음을 인터넷쪽으로 하여 APP 하나만 인기를 끌면 30세에 IPO할 수 있는데, 누가 칩을 하려고 할 것인가.

 

중공은 대학에서 학술에서 돈냄새를 풍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동시에, 정치이데올로기를 극도로 강화했다. 진정한 과학연구환경은 결핍되어 있다. 현재 박사과정에 들어갈까 고민하는 한 업계종사자는 학술분위기를 최우선으로 따졌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이들 머리가 아주 좋은 사람들이 점점 창조력과 과학연구열정을 잃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 집적회로업무종사자는 이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중국반도체연구개발은 출발선에서 뒤쳐진 것이 아니다.

 

중공은 항상 국산칩의 약점은 출발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치부한다. 진상이 과연 그러할까?

 

중공이 1949년 중화민국의 수중에서 넘겨받은 과기, 학술실력은 상당히 강했다. 1948년, 중앙연구원의 81명의 원사가 있었는데, 그중 60명은 대륙에 남았다. 게다가 전학삼(錢學森)등 우수한 과학자들도 귀국했다. 그때의 대륙에는 탁월한 과학기술인재들이 있었다: 수학계의 진건공(陳建功), 소보청(蘇步靑), 화라경(華羅庚), 물리학계의 오유훈(吳有訓), 섭기손(葉企孫), 화학계의 후덕방(侯德榜), 기상학계의 축가정(竺可楨), 지질학계의 이사광(李四光), 공정건축계의 모이승(茅以昇)등등. 

 

중공은 과학자들의 가국정회(家國情懷)와 봉헌정신을 이용하여, 1956년 북경대학에 반도체물리전공과정을 설치하여, 반도체과학기술을 당시 국가 신기술 4대긴급조치중 하나로 규정했다; 1958년, 중국과학원은 중국최초의 실리콘 싱글 크리스탈을 뽑아냈다. 1960년 중국과학원은 반도체연구소를 서립하고, 1965년에 최초의 집적회로를 개발한다. 1973년, 북경대학 물리학과 반도체연구소소는 제1차 3종유형(실리콘게이트NMOS, 실리콘게이트PMOS, 알루미늄게이트NMOS)의 1K DRAM을 설계해냈다. 이는 타이완이나 한국보다 4,5년 빠른 것이다.

 

칩제조의 핵심장비인 노광기도 중국에서의 출발은 늦지 않았다. 1965년, 중국은 65형 접촉식 노광기를 연구제작한다. 노광기의 패자인 네덜란드의 ASML은 이때 아직 성립되지도 않았다.

 

이어진 문혁때, 중공은 국보급 과학자들을 탄압한다; 반도체물리학계의 창시자 사희덕(謝希德)은 주자파로 몰려서 매일 화장실청소를 해야 했다; 중국최초로 실리콘싱글크리스탈봉을 개발한 임난영(林蘭英)은 부친이 조반파로 몰려 기차에서 구타당해 사망하고, 임난영 본인도 갖은 곤욕을 치른다; 반도체학계의 영혼인물인 왕수무(王守武)는 정직되고 비투받는다...

 

중공이 국내에서 정치운동을 벌이던 1960년대는 칩기술측면에서 낙후되어 있던 대만이 칩제조의 계몽기이다.  8년의 맹아기를 거쳐, 20년간 정부의 지원기간, 30년의 자체개발성장기를 거치면서 반세기여동안 타이완의 칩산업은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차지한다. 2019년, 타이완의 TSMC, UMC 및 PSMC는 글로벌랭킹에서 1위, 3위, 6위를 차지했다. 이 3개의 타이완기업이 생산하는 칩은 글로벌 반도체OEM시장의 60%이상을 차지한다. 지위는 아무도 따라올 수가 없다.

 

결론

 

칩과 같은 하이테크기술이 집약된 산업은 기술적인 축적이 필요하다. 참여자는 수십년을 하루같이 장인정산을 가지고 일해야 겨우 완성할 수 있다. 문혁후, 중공은 모든 것에서 돈을 중시했다. 정부, 기업은 그저 GDP와 눈앞의 이윤만 중시하고, 교육과 과학연구체제, 기초학과건설과 연구는 모두 냉대를 받고, 학술에서 가짜조작이 판을 쳤다. 기업은 더더구나 기초학과의 연구개발프로젝트에 돈을 투입하지 않았다. 칩, 엔진터빈날개같은 것은 하룻밤에 부자가 되는 식의 심리로는 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남은 방법은 그저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각종 방식으로 '투래주의' '나래주의(拿來主義, 남의 것을 가져오는 것)의 '우회추월'을 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