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린칭(王林淸) 사건기록절도사건의 몇 가지 의문점

글: 최사방(崔士方)

"섬북천억광업권사건"의 사건기록이 최고법원에서 절취된 사건에 관하여 최근 결론이 내려졌다. 엉망진창인 공식조사를 당당하게 끝내도 자신있는 모습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래에서 그중 분명하게 드러나는 의문점들을 언급하기로 한다.

의문점 하나. 정부는 CCTV에 내보내서 사건의 담당법관인 왕린칭으로 하여금 스스로 사건기록을 절취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건 범죄심리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왕린칭이 사건기록을 스스로 훔쳤다고 하더라도, 상사조차도 '그저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여기는데, 사건발생 3개월후, 감시카메라기록은 덮어지고, 이후로 아무런 증거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는 왜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죄상'을 폭로한 것일까? 자신이 죽을 때까지. 이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범인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의문점 둘. 정부의 공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11월 28일 오전, 왕린칭이 상사인 청재판장에게 2심사건기록분실을 알린다. 청재판장은 즉시 왕린칭에게 자세히 찾아보라고 지시했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그후 청재판장은 사건기록을 찾으려고 서두르지 않고, 다음날 왕린칭을 합의재판부에서 배제시킨다. 2주후인 12월 15일이 되어서야 느긋하게 가서 감시카메라영상을 확인한다. 그러나, 왕린칭이 이전에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에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청재판장은 사건기록을 잃어버렸다는 보고를 받고고, '아주 담담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에 청재판장은 혼자서 감시카메라영상을 보았다. 확실히 왕린칭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술한 말이 더욱 합리적이다. 청재판장이 왜 혼자 가서 영상을 확인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의문점 셋. 청재판장은 이렇게 말한다. 사건기록은 분실한 것이 아니라, 그저 '찾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이런 '당당'한 이유는 실로 민중의 지능을 너무나 낮게 평가하는 태도이다. 재판관으로서, 왕린칭의 사무실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기록을 찾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CCTV보도화면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이렇게 큰 사건에서 2심기록은 종이 한장이 아니라, 두꺼운 기록파일이다. 사무실이 그렇게 좁은데, 왕린칭은 분명 십여번 찾아봤을 것이다. 그런데도 찾지 못한 것이라고?

의문점 넷. 정부조사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2011년 사건수리부터 2016년말까지 5년동안 왕린칭은 심리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이것은 그에게 '성취감'을 안겨준 사건이다. 다만, 이렇게 오랫동안 끌면서 판결을 내리지 않은 사건에 대하여, 청재판장이 돌연 왕린칭에게 '야근하여 판결문을 초안하라'고 하였다는데,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런 별 것도 아닌 야근요구에 5년간 심혈을 기울인 왕린칭이 결연히 '거절'했다는 것이다.

의문점 다섯. 조사보고에 따르면, 왕린칭이 당시 '훔쳐간' 것은 합의재판부 업무컴퓨터에 스캔본이 남아 있는 사건기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건을 계속 심리하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물어보자.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쓰면서' 사건처리를 방해하려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기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사건에서 잃어버린 것은 사건기록이 아니라, 최고법원의 신뢰이다.

이번 조사는 정법위가 나서서 했고, 중기위가 협력했다. 혐의를 피하거나 쇼를 하려는 목적에서 본다면, 최고법원과 같은 계통이 아닌 중기위가 정법위보다 훨씬 적합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치국위원이 주도하는 정법위가 정치국상임위원이 주도하는 중기위의 협조를 받아내다니, 이는 하급이 상급을 부리는 형국이다. 이것은 중국정부의 내부규정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이런 안배는 그저 중기위의 참여는 그저 형식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최고법원의 당체계상 상급인 정법위가 조사하였으니 이런 기이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예상했던 바이다. 다만 모두 알고 있다시피, 중국에서의 법치주의는 종이호랑이이다. 최고등급의 사법조사가 이렇게 조작으로 마무리짓고, 그러면서도 태연자약하게 "내가 거짓말을 하지만 네가 어쩔건데..."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중국의 '법치'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음을 말해준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