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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장태염)

장태염(章太炎): 말년에 깡패에 이용당한 명사

by 중은우시 2010. 10. 17.

글: 육언(陸言)

 

 

 

 

 

 

장태염(章太炎)이 어떤 사람인가? 그는 천하에 이름을 떨친 반청혁명가이고, 만복경륜(滿腹經綸)의 국학대가이다.

두월생(杜月笙)이 어떤 사람인가? 상해탄에서 과일장사로 시작하여, 목숨을 걸고 싸워서 성공한 인물이다. 방회두목인 황금영의 문하에 들어가서 성공한 깡패두목이다. 조폭의 두목인 것이다.

 

이 두 사람간에는 천양지차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장태염은 말년에, 두월생과 교분이 두터웠다. 심지어 국학대사의 명망을 이용하여 두월생의 족보를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두월생이 상해에서 성공한 후, 자신의 출신이 미천하다는 점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장태염이 그를 위하여 족보를 만들어 준 것이다. 이는 두월생의 허영을 크게 만족시켜주게 된다. 선생의 '고증'을 거쳐, 두월생의 조상은 요(堯)임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두씨의 선조는 제요(帝堯)이다. 하(夏)나라때 유루(劉累)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주(周)나라때 두백(杜伯)에 봉해진다....그의 여덟조상은 모두 어사대부를 지낸다." 이로써 두월생은 일약 명문의 후예가 된다. 다만 집안이 중도에 몰락했던 것뿐이다. 누구도 명문가출신의 두월생을 무시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장태염은 두월생을 위하여 일생에서 아주 큰 일을 하나 해준 셈이다. 그런데, 장태염 선생의 명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것때문에 그는 후세인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장태염은 친구를 함부로 사귀거나, 돈을 보고 움직이거나 , 고집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이다. 일찌기 혁명가인 장태염선생은 "천지영웅기(天地英雄氣), 천추역늠연(千秋亦凜然)"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노신이 말한 것처럼, "그의 평생을 조사해보면, 대훈장을 부채고리로 달고서 총통의 문을 들어가 원세개가 흑심을 품고 있다고 크게 질책하였다. 세상에 둘도 없는 인물이다. 일곱번 체포되고 세번 감옥에 들어갔다. 그래도 혁명의 뜻은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이것 역시 세상에 둘도 없다. 이것이 바로 선철(先哲)의 정신이며 후세의 모범이다." 바로 이처럼 천하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명사가 왜 말년에 두월생과 같은 흑사회의 두목에게 회유되어, 그를 위하여 일했을까? 그 연유를 따져보면, 확실히 우리 후세인들이 깊이 음미할 만하다.

 

장태염이 만년에 소주에 머물며 학문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때는 이미 옛날의 그 날카로운 기세는 없었다. "나중에 은퇴하여 조용한 학자로 지냈다. 자신이 스스로 쌓고 다른 사람이 쌓는 것을 도와준 담으로 세상과 격리되었다." 비록 장태염 선생이 세상과 담을 쌓고 은거했지만, 어쨌든 먹고 살아야 했다. 당시 그의 경제생활은 그다지 여유가 없었다.

 

한번은, 상해 프랑스조계에 거주하는 조카가, 신분과 배경이 있는 인물과 건물을 놓고 송사가 붙었다. 서로 물러서지 않아서, 장태염 선생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장태염은 비록 당시에 중국에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만, 그저 권세와 돈만 아는 프랑스조계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선생은 두월생을 떠올린다. 당시 두월생은 상해에서 잘나가는 인물이었고, 못해내는 일이 없었다. 그리하여 자신의 명사 학자라는 자존심을 접고, 두월생에게 서신을 보내어, 두월생에게 도와달라고 하게 된다. 두월생은 깡패두목이지만, 두목으로서의 안목은 있었다. 그는 장태염과 같은 명사 학자의 '가치'를 잘 알았다. 그리하여 두월생은 서신을 받은 후에 아주 기뻐한다. 그는 전력을 다하여 장태염의 조카에게 닥친 곤란을 해결해주고, 이 송사를 쌍방이 만족하는 수준에서 해결하도록 해준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한 후, 두월생은 이를 핑계로 삼아, 소주로 가서 장태염을 방문한다.

 

장태염은 당연히 기쁘면서도 고마웠다. 그리하여 둘은 기쁘게 만난다. 두월생은 돌아갈 때, 몰래 미리 준비한 2천위안짜리 은표를 장태염의 서탁의 한 찻잔 아래에 넣어두고 간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서 장태염에 대한 선물로 보낸 것이다. 두월생은 두터운 선물을 보내면서도 장태염의 체면을 상하지 않게 하였다. 장태염은 두월생에 대하여 감격한다. 그는 두월생이 의리를 알고, 예절을 알아, 호협의 기풍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장태염과 두월생의 교분이 시작된다. 두월생은 매월 사람을 보내어 차수전(茶水錢)을 보내고, 장태염도 두월생을 새롭게 본다. 두월생을 위하여 좋은 말을 해줄 뿐아니라, 두월생을 위한 일들도 해주게 된다. 일대의 명사가 이렇게 하여 깡패두목과 연결된 것이다.

 

두월생과의 교분은 장태염의 일생에서 '옥의 티'라고도 할 수 있다. 왜 일대의 명사가 깡패두목의 이용대상이 되었을까? 근본원인은 두월생이 선생의 말년의 실의와 경제적곤란을 잘 꿰뚫어 보았다는데 있다. 그리고 선생에 대하여 예의를 다하였고, 충분히 장태염의 체면을 고려해주면서 남몰래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장태염으로 하여금 감동하게 하고, 부지불식간에 그의 항아리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동안 깨끗이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