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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문(回文, Palindrome)

by 중은우시 2005. 11. 14.

회문이라는 것은 영어로 Palindrome라고 부르는데, 하나의 단어나 명사 또는 문구를 순서대로 읽으나 뒤집어서 읽으나 모두 성립하는 경우를 말한다. 영어단어중에서 예를 들어 deed, madam, rotator와 같은 것이 있고, 사람이름중에서는 Anna, Otto와 같은 것이 있다. 바로 읽을 때와 거꾸로 읽을 때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으로는 are (era), trap (part)등이 있다. 네덜란드의 우유업체의 로고인 Klim은 milk의 회문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 문구에서의 회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Did Anna say as Anna did?

Niagara, O, roar again.

No lemons, no melon.

Was it a rat I saw?

King, are you glad you are king? (이는 단어를 거꾸로 읽어도 같은 구이다)

 

중국어에도 회문을 쓰는 예는 많다.

 

수년전, 상해의 한 신문사가 하나의 회문문구를 내서 그의 대구를 공모한 적이 있다.

상해신문사가 내었던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상해자래수래자해상(上海自來水來自海上) :

상해의 상수도물은 바다에서 온다는 뜻인데, 한자를 바로 읽으나 뒤에서 거꾸로 읽으나 같은 내용이 된다.

 

이에 대한 여러개의 답안이 나왔는데, 그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

 

경북수유관유수북경 (京北輸油管油輸北京)

북경북쪽의 동북지방의 송유관은 북경으로 기름을 수송한다는 의미인데, 마찬가지로 거꾸로 읽으나 바로 읽으나 같은 글이 된다. 마침 상해와 북경도 상대되는 문구이므로 잘 맞는 대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청나라때 북경에는 천연거(天然居)라는 주루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천연거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써서 붙여두었다고 한다.

 

객상천연거, 거연천상객 (客上天然居, 居然天上客)

역시 앞으로 읽으나 뒤로 읽으나 같은 회문이다. 의미는 "손님이 천연거에 오르면, 하늘 위에 앉은 손님과 같다"는 의미가 된다. 하루는 건륭황제가 신하들에게 이 글에 맞는 대구를 만들어보라고 문제를 냈다고 한다. 그 때 당대의 천재였던 기효람(紀曉嵐)이 다음과 같은 댓구를 역시 회문으로 만들어서 냈다고 한다.

 

인과대불사, 사불대과인 (人過大佛寺, 寺佛大過人)

"사람이 대불사를 지나가는데, 절의 부처가 사람보다 크구나"

 

시를 회문으로 지은 경우도 많았는데, 남북조시대의 소혜(蘇慧), 왕융(王融)등의 회문시가 있고, 당송이래에도 왕안석(王安石)의 벽무(碧蕪), 박안(泊雁)등의 회문시가 있으며 소동파도 기몽(記夢), 유금산사(遊金山寺)등의 회문시가 있다.

 

그 중 유명한 한 수를 소개하면, 송나라 이우(李禺)가 지은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는 회문시이다.

 

枯眼望遙山隔水, 往來曾見幾心知

壺空怕酌一杯酒, 筆下難成和韻詩

途路阻人離別久, 訊音無雁寄回遲

孤燈夜守長寥寂, 夫憶妻兮父憶兒

 

그런데, 이 회문시를 거꾸로 읽으면 반대로 아내가 남편을 생각하는 시로 되어 버린다.

 

兒憶父兮妻憶夫, 寂寥長守夜燈孤

遲回寄雁無音訊, 久別離人阻路途

詩韻和成難下筆, 酒杯一酌怕空壺

知心幾見曾來往, 水隔山遙望眼枯

 

원시의 제일 마지막 구인 夫憶妻兮父憶兒(남편은 아내를 그리워하고, 아비는 자식을 그리워한다)는 문구가 뒤집어 읽을 때의 첫번째 구에서는 兒憶父兮妻憶夫(자식이 아비를 그리워하고, 아내가 남편을 그리워한다)는 문구로 뒤바뀌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