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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명)

동소완(董小宛)은 어떻게 모벽강(冒辟疆)의 애정을 추구했는가?

by 중은우시 2010. 2. 9.

글: 정계진(丁啓陣)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다. 사람은 모두 애정을 추구하고 애정을 얻을 권리가 있다. 자연히 기녀도 예외는 아니다. 기녀중에 유명한 기녀들은 일정한 문화적 소양을 갖추고 뛰어난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리고 생각이 비교적 개방적이어서, 왕왕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애정을 추구했다. 이렇게 하여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애정의 교향악을 울려 최종적으로 행복을 얻었다. 명나라말기에 '진회팔염(秦淮八艶)"의 하나로 꼽히는 명기(名妓) 동소완(1624-1651)은 '사공자(四公子)'중 하나인 모벽강(1611-1693, 이름은 冒襄)의 애정을 추구한 과정은 감동적인 하나의 "봉구황(鳳求凰)"의 사랑이야기이다. 모벽강은 동소완이 죽은 후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장문의 <<영매암억어(影梅庵憶語)>>를 썼는데, 생생하게 그들이 만나고 사랑한 과정을 모두 그리고 있다.

 

명나라 숭정12년, 즉 1639년 초여름 모벽강은 남경으로 향시(鄕試)를 보러 간다. 그와 함께 "사공자"에 속하는 방이지(方以智, 1611-1671, 자는 密之)를 만났을 때, 방이지는 그에게 진회하 일대에 동소완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기녀가 있다고 말해준다. 나이는 어리지만 용모와 재화가 '당대 제일'이라고 말한다. 모벽강은 그리하여 만나보러 찾아간다. 아쉽게도, 동소완은 남경의 번잡함을 싫어하여, 이미 집안식구들과 함께 소주로 가버렸다. 그리고 소주의 유명한 경승지인 호구(虎丘) 부근에 살았다. 모벽강은 과거에 떨어진 후, 우울함도 달랠 겸, 미녀도 만날 겸, 여러번 동소완의 집을 찾아간다. 묘하게도 동소완은 계속 소주 서쪽의 태호에 있는 동정산에 거주해서, 그녀와 만나질 못했다. 풍류적인 모벽강은 그동안 소주성안에서 동소완과 비슷하게 이름을 날리고 있던 두 명의 기녀인 사구원(沙九) 및 양의소(楊漪炤)와 어울렸다. 소주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 방문했을 때, 그는 비로소 동소완을 만난다. 동소완은 그녀의 모친이 부축해서 화원의 오솔길에서 모벽강과 만난다. 모벽강에 보기에, 동소완은 얼굴에 옅은 봄기운을 풍기며, 빛나는 눈으로 훑어보고, 자색이 뛰어나며, 모습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아쉽게도, 동소완이 술에 취해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이 어지러웠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말한 마디 나누지 못한다. 이때 동소완의 나이 16살이었다.

 

다음해 여름, 모벽강은 일부러 소주로 가서 동소완을 만나려고 했는데, 누군가가 동소완이 항주 서호, 황산 백악 일대로 놀러갔다고 말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1641년 초봄, 모벽강은 형산으로 친척을 만나러 가는데, 소주를 지나갔다. 가는 길에 동소완의 집에 들른다. 그리고 동소완이 황산으로 놀러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때, 광주 혜주로 부임해가는 한 친구가 모벽강에게 말한다. 당시 소주에는 진원원(陳圓圓)이라는 유명한 기생이 있는데, 반드시 만나보아야 한다고. 노래하는 것이 구름이 계곡에서 나오는 것같고, 구슬이 옥반에 구르는 것같다고 했다. 모벽강은 진원원을 만나고는 한눈에 반한다. 재자가인은 서로 만나면서 찰떡처럼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리하여 혼약을 맺는다. 유감스럽게도, 1642년, 진원원은 금의위 왕기선의 협박과 회유에 의하여 그의 장인인 금의위지휘이며 명사종의 후궁인 전비(田妃)의 부친인 전홍우(田弘遇)에게 바쳐진다. 전홍우는 그녀를 숭정제에게 바치려고 생각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

 

진원원을 잃은 후, 모벽강은 배를 타고 작은 다리를 하나 지나게 되었다. 우연히 물가의 작은 집이 동소완의 집인 것을 발견한다. 그리하여 찾아갔다. 이전에 동소완도 권세를 가진 인물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18일간이나 아파서 누워 있었고, 모친이 죽어서 손님을 맞지 않았다. 모벽강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동소완의 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린다. 한참을 두드린 후에야 동소완을 만날 수 있었다. 이때 만나고서 동소완은 모벽강을 사랑하게 되고, 애정공세를 펼치게 된다.

 

병상에 누워 있던 동소완은 온 사람이 3년전에 자신이 술에 취했을 때 화원에서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옛일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이전에 당신이 여러번 우리집에 왔었고, 비록 한번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나의 모친은 자주 당신을 칭찬했다. 나와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아쉽다고 말하곤 했었다. 이제 이미 2,3년이 흘렀고, 나의 모친도 막 세상을 떠났는데, 당신을 만나니 모친이 생각난다. 모친의 말이 귀에 울리는 것같다. 이번에는 어디서 왔는가?" 말을 마치자 마자 정신을 억지로 차리고, 일어나서 앉았다. 두 사람은 한참을 얘기했다. 모벽강은 동소완이 병중이어서 몸이 약할 것을 우려하여, 떠나려고 했다. 동소완은 그러지 못하게 막았다. 그의 손을 잡으면서 남아있어달라고 한다: "나는 18일동안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했다. 하루종일 정신이 오락가락했는데, 꿈을 꾸는 것도 같고, 정신이 어지러웠다. 오늘 당신을 만나니, 정신이 맑아졌다." 그리고는 바로 집안 사람들에게 술과 밥을 준비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침상앞에서 모벽강과 함께 술을 마신다. 동소완은 계속하여 모벽강에게 술을 권했다. 모벽강은 여러번 떠나고자 했지만, 동소완은 계속 만류했고, 떠나지 못하게 막았다. 마지막으로 모벽강이 그녀에게 말했다. 다음 날 부친에게 잘 있다고 보고를 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늦으면 안된다고 하자, 동소완이 비로소 그가 떠나도록 허락했다.

 

동소완의 첫번째 애정공세는 현저한 효과를 거둔다. 다음 날, 모벽강에 소주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때, 그의 친구와 시종은 모두 입을 모아서 말한다: "그녀는 어제 너와 처음 얼굴을 보았는데, 그렇게 간절하다니, 절대 배신해서는 안된다." 모벽강은 그래서 다시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간다.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고, 동소완은 집안에 있지 않았다. 모벽강이 자신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오는 틈을 타서 제2차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녀는 이미 화장을 곱게 하고, 옷과 악세사리를 제대로 갖추고, 창가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었다. 모벽강의 배가 닿는 것을 보고는 즉시 뛰어나가서, 그의 배에 올라탔다. 모벽강은 그녀에게 말한다. 곧 떠날 것이라고. 동소완은 자신을 쫓아내려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에게 말한다: "나는 짐을 다 챙겼다. 당신을 배웅하겠다."  동소완의 이 수법에, 모벽강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녀를 태우고 돌아간다.

 

배가 무석, 의흥, 강음을 지나 계속 북으로 갔다. 27일후에 진강에 도착한다. 27일동안 모벽강은 27번이나 동소완에게 더 이상 배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동소완은 27번이나 거절했고, 계속 배웅하겠다고 말한다. 이걸로는 부족했는지, 금산에 올랐을 때, 그녀는 도도히 흐르는 장강의 물을 보면서 맹세를 한다: "첩의 이 몸은 강물이 동으로 흐르는 것과 같이, 다시는 오문(소주)로 돌아가지 않겠다."

 

동소완의 이번 공세는 죽어라 달라붙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벽강은 비록 풍류남아이지만, 철석심장이고 약간의 이기심도 있었다. 그는 얼굴을 바꾸며 그녀에게 거절의 의사를 전한다: 과거시험 일자가 얼마 남지 않았고, 부친이 1년동안 험한 곳에 가 있어서, 집안 일을 처리해야 하며, 오랫동안 나이든 모친을 만나지 못했는데, 지금 집으로 돌아가면 처리해야할 일이 많다. 여기에다가, 동소완은 소주에도 빚이 있었고, 남경에도 기적에서 빼내야 하는 절차등이 있었다. 이것도 생각해야 했다. 이유를 한무더기 들었다. 결론적으로 그는 동소완을 소주로 돌려보내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여름에 과거를 보고 난 후에, 같이 남경으로 가자고 했다. 과거가 끝나면 합격하든 말든, 그녀의 일을 처리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까지 말하니 더 이상 달라붙어야 좋은 일은 없고 나쁜 일만 있게 되었다. 이 지경에 이르자, 동소완이 죽어라 달라붙어도 소용이 없게 되었다. 여기에 누군가가 주사위로 동소완의 거취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동소완은 기도를 한 후에, 주사위를 던졌고, 그 결과는 잠시 헤어지는 것이었다. 부득이 그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통곡을 하며, 거의 실성한 상태로 이별했다. 모벽강은 마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것같았다.

 

동소완은 아주 잘 알았다. 자신이 이번에 떠나가면, 모벽강과의 연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모벽강은 아마도 새 여자를 찾아갈 것이다. 자신이 원해서이건 누군가에 의해서이건 모두 발생가능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그냥 있지 않았다. 모벽강이 해릉(강소 태주)으로 과거시험에 참가할 때, 그녀는 자신의 부친으로 하여금 그의 고향인 여고로 가서 말을 전하게 한다: "동소완이 소주에 돌아간 후, 채식만 하고, 집문을 나서지도 않고, 한 마음으로 남경으로 갈 약속을 기다리고 있다." 즉, 동소완은 이미 부친을 통하여 보벽강의 처인 소원방(蘇元芳)에게 작업을 해놓았다. 소원방은 동소완의 성의있는 모습에 감동한다. 그리하여 이미 응락한다. 모벽강이 집으로 돌아오면, 소원방이 그에게 말해주기로, 향시가 끝나면 바로 동소완을 첩으로 들이게 하겠다고.

 

동소완은 모벽강의 서신을 받기도 전에, 먼저 나선다. 모벽강이 향시를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노복부부를 데리고, 소주를 출발하여, 남경으로 가는 배에 탄다. 길가에서 강도를 만나서, 갈대숲에 숨었다. 그런데, 노가 망가져서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3일동안 밥도 못먹었다. 강녕현에 도착해서, 모벽강의 향시에 영향을 줄까 걱정하여, 다시 이틀을 머문다. 그리고서 도엽도 부근의 모벽강이 머무는 여관으로 가서 그를 찾는다.

 

동소완이 모벽강을 쫓아다닌 행위, 겪은 고생은 모벽강의 각지 복사 친구들을 감동시킨다. 그들은 모두 그녀의 견식을 칭찬하고, 그녀의 성의에 연민의 정을 느꼈다. 그리하여 모두 시를 짓고 그녀를 위해서 좋은 말을 해준다. 모벽강은 시험을 마친 후, 이번에는 분명히 거인에 합격할 것으로 자신한다. 그리하여 기분좋게 동소완을 첩으로 맞이하는 절차를 처리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때 모벽강의 부친이 관직을 사직하고, 배를 타고 남경으로 온다. 모벽강은 이미 2년동안 부친의 곁에서 효도를 다하지 못했으므로, 전쟁의 시기에 가족이 만나는 것은 더없는 기쁨이었다. 그는 동소완을 첩으로 들이는 절차를 취하는데 흥미를 더 이상 나타내지 않고, 동소완을 버려두고, 바로 부친을 만나러 강소성 구용으로 간다.

 

동소완도 멍청하지 않았다. 도엽도에서 배를 타고 출발하여, 모벽강을 쫓아간다. 연자기에서 큰 바람을 만나, 하마터먼 목숨을 잃을 뻔도 한다. 며칠 후에 향시결과가 나왔는데, 모벽강은 겨우 부방공생(副榜貢生)이고 "거인(擧人)"에 합격하지 못했다. 모벽강은 밤낮으로 가서 고향으로 간다. 동소완은 통곡을 하면서 계속 뒤쫓아 간다. 혼자서 남겨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모벽강은 알고 있었다. 동소완이 소주에서 지고 있는 빚은 그 혼자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리하여 그는 동소완을 먼저 소주로 돌아가게 한다. 그렇게 해야 채권자들이 좋아할 것이었다. 게다가 부친이 막 집으로 돌아왔고, 자신은 낙방하여 우울한 상태였다. 동소완의 소주채무와 남경기적을 해결하는데 신경쓸 틈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마음을 다잡고, 동소완과 이별한다. 그녀를 소주로 되돌려 보낸다.

 

동소완은 소주로 되돌아온 후에, 고육계를 쓴다: 모벽강과 헤어진 후에, 그녀는 계속하여 그와 함께 있을 때의 의복만 입었다. 날씨가 추워져도 그녀는 옷을 더입지 않았다. 그러면서, 모벽강이 빨리 와서 자신을 데려가지 않으면, 그녀는 얼어죽겠다고 말한다. 십월에 모벽강은 윤주(강소 양주)로 한 스승을 방문한다. 그리고 몇몇 관직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하는데, 종이 와서 모벽강에게 얘기한다. 그 자리에 있던 한 관리가 모벽강에게 한 여자의 사랑을 외면하지 말라고 질책한다. 어느 장군과 한 관리가 그 자리에서 큰 돈을 내놓고 한 자사에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보낸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 자사는 일처리를 잘 하지 못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동소완은 진퇴양난이었다.

 

바로 이때, 대명사 전겸익(錢謙益, 1582-1664)이 이 소식을 듣는다. 필자는 동소완이 계략을 세워서 전겸익이 알게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전겸익은 친히 호구로 와서 동소완을 배에 태우고, 모든 채권자들에게 자신을 찾아오라고 말한다. 3일내에 채무는 모조리 청산된다. 채무증서가 산처럼 쌓인다. 일처리가 끝난 후, 전겸익은 배 위에서 손님들을 크게 대접한다. 그 후에 동소완을 여고의 모벽강의 집으로 보낸다. 이와 동시에 사람을 보내어 남경에서 관직에 있던 한 제자에게, 방법을 강구해서, 동소완을 기적에서 빼내어 평민신분을 회복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전겸익이 동소완을 여고의 모벽강 집으로 보냈을 때, 모벽강은 마침 그의 부친을 모시고 화원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의 처는 모벽강이 돌아오기도 기다리지 않고, 동소완의 거처와 각종 살림살이를 모두 마련해준다. 이때부터 사랑의 길에서 천신만고의 고난을 겪었던 동소완은 마침내 모벽강의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병사할 때까지, 9년동안, 동소완은 모벽강의 본처와 한번도 싸운 적이 없다. 동소완이 죽은 후, 모벽강은 애정에 넘치는 회고록 <<영매암억어>>를 썼을 뿐아니라, 2400자에 이르는<<망첩동소완애사>>라는 시도 쓴다. 이를 보면, 동소완은 남편인 모벽강의 사랑을 받았고, 모벽강과 생활한 9년동안 마음 속은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동소완이 사랑을 쫓아다닌 이야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듣는 이로 하여금 감탄하게 한다. 일대의 진회명기가 이처럼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사랑을 추구했다는 것은 그녀의 품성이나 강단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녀으 지모도 대단했다. 그녀의 정신도 굳건했다. 동소완은 정말 대단한 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