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홍교준(洪巧俊)
동관(東莞의 莞은 한국발음으로 완이지만, 중국발음을 따서 통상적으로 "동관"이라 부르므로 여기에서도 동관이라고 쓰기로 한다)을 불량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이 곳의 시민들이 불량하다는 것도 아니고, 이곳의 관리가 불량하다는 것도 아니다. 한 유명인의 말을 빌리면, "절대다수의 관리는 좋은 동지이다" 동관을 불량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동관이 배은망덕하고, 피와 땀으로 이 도시를 쌓아올린 농민공(農民工)들을 쫓아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저 네티즌들이 하는 말을 조심스럽게 개괄한 것일 뿐이다. 네티즌들은 동관의 "금인(禁人)"에 대하여 언사가 아주 격렬하다. "불량"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어떤 네티즌은 동관의 조치를 "사마살려(卸磨殺驢, 맷돌을 다 갈고 나니 당나귀를 죽여버린다. 써먹을만큼 써먹고 필요가 없어지니 죽여버린다)"라고 한다. 좀 듣기 거북하기는 하지만, 비교적 적당한 용어라고 생각이 든다.
2008년 3월 9일 <<동관시보>>는 "신동관인들이 도시를 떠나는 것이 조용히 시작되었다"라는 제목으로 동관은 100만이상의 인구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서는 현재의 동관은 무거운 짐을 벗어야만 앞으로 전진할 수 있으며, 인구수량을 감소시키고, 인구자질을 제고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누가 가고 누가 남을 것인가? 정부요인, 전문가, 학자들은 최근에 이루어진 일련의 언론을 보면, 거의 답을 찾은 듯이 보인다: 노동밀집형의 저급한 수준의 기업노동력이 대상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들 노동밀집형 저급수준의 기업노동력은 대부분 농민공이다. 부시장인 양국영은 전문가, 학자와의 토론에서, "현재 동관은 600만이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것은 동관인구를 앞으로 절반 줄여버리겠다는 말이다. 즉, 동관에 있는 두 사람중 한 사람은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들 보도를 보고 필자는 당일로, 글을 하나 썼다: "농민공이여. 부유해진 동관은 더 이상 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 지금 부유해진 동관은 백만이 넘는 농민공이 확실히 부담일 것이다. 새로운 노동법이 시행되면서, 빨리 이들을 쫓아내지 않으면, 앞으로 부담은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지금의 동관은 예전의 동관이 아니다. 연GDP가 3000억위안이며, 재정수입이 539.54억위안에 달하고, 도시주민 1인당 평균가처분소득은 27,025위안에 이른다. 여느 성(省)만한 부를 보유한 동관은 당연히 이전에 많은 농민공의 노동밀집형기업으로 동관경제의 비약적 발전을 창조했던 것을 잊어버렸고, 여러 해전의 "민공황(民工荒, 민공부족현상)"의 상처도 잊어버렸다.
"동관에는 현재 외래인구가 800여만인데, 최소한 400만이 구마을, 구공장에 거주합니다" 동관시장 이육전의 말이다. 많은 구마을은 생활조건이 열악하고, 안전과 치안에 문제가 있다. "우리는 구공장, 구마을의 개조를 통하여 동관인구수량의 감소를 실현하겠습니다" 그렇다. 농민공은 쫓아버리기 쉽다. 구공장, 구마을의 개조를 통하여 동관인구수량의 감소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공장을 철거하면, 농민공은 거주할 곳이 없어지고, 일할 곳도 없어지는데, 남아서 뭘 할 건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동관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없으니, 너희는 꺼지라는 말이다.
어떤 네티즌은 이런 답글을 남겼다: "처음에는 금마(禁摩, 오토바이금지)하고, 나중에는 금저(禁猪, 양돈금지)하더니, 이제는 금인(禁人, 사람사는 것을 금지)하는가? 정말 동관의 의사결정자들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조치이다" 2008년 12월 5일자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동관시는 2009년 1월 1일부터 양돈을 전체 시지역에서 금지하기로 했다. 시장 이육전에 따르면, 동관에는 75만마리의 돼지가 방출하는 오염량이 450만인구의 오염배출량과 같다는 것이며, 새로 일일 처리능력 132만톤의 오수처리장을 만들어야 비로소, 제대로 정화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동관이라는 공업도시에서 양돈이 기여하는 오염은 도대체 얼마만큼의 비율을 차지할까? 만일 오염때문에 양돈을 금지시킨다면, 사람들도 밥을 먹으면 오물을 배설하는데, 사람들에게 밥을 먹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양돈은 원래 농민들이 돈을 버는 부업인데, 전체 시에서 양돈을 금지시킨다면, 동관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누가 돌봐 줄 것인가? "일률적으로 양돈금지"를 시키는 정책은 설사 시지역의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양돈농가의 이익은 전혀 돌보지 않은 것이다. 정부관리라면 이런 이치를 잘 알고 있을터이다. 시민이나 돼지기르는 촌민이나 모두 환경의 이익을 누리는 '인민대중'이라는 것을. 만일 전국각지에서 모두 동관처럼 양돈을 금지시키면, 돼지고기를 사먹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될 것이다.
이 글은 강렬한 반향을 불러왔고, 네티즌들의 답글도 천개에 이르렀다. 그리고, 동관의 어떤 사람(네티즌에 의하면 정부인사라고 함)은 필자의 글을 반박했다. 며칠동안 우리는 여러 번 싸웠고, 전투과정에서 나를 비판한 사람은 결국 패배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필자의 마지막 글은 <<동관은 '양돈금지'의 잘못을 끝까지 밀어부칠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사실상, 동관은 잘못된 결정을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금년의 양회(정협,인대)에서, 동관시장 이육전은 양돈금지를 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사람들도 밥을 먹으면 오물을 배설하는데, 사람들에게 밥을 먹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 이 말은 필자가 글에서 썼던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진짜 실현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농민을 부유하게 하려면 농민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한다. 대량의 농민을 도시에 취업시켜, 기본적으로 인구를 도시화시켜야 한다고 한다. 만일 동관의 방식을 따른다면, 중국의 도시화과정은 후퇴할 것이다. "농민감소"는 중국정부의 큰 방침이다. 그런데, 동관은 대규모로 농민공을 감소시키고 있다. 만일 상해, 북경, 광주, 항주등지에서도 동관의 방식을 따른다면, 농민공들은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관의 "금인"정책은 중국중앙정부의 정책에 어긋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의 제17대전당대회보고서에서 "사람을 근본"으로 하는 것을 핵심으로 '도시인구비중을 증가'시키겠다고 하였다.
동관은 '금인' 정책을 끝까지 밀어부칠 것인가? 나중에 다시 해제하지는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필자는 조본산 선생의 대사를 동관의 의사결정자들에게 말해줄 수 밖에 없다: "슬프다. 나는 당신들을 대신하여 슬픔을 느낀다. 왜 '양돈금지'의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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