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중국의 심리

중국에서 가장 일상화된 헛소리: "영도에 감사드린다"

중은우시 2007. 6. 9. 00:55

작자: 나서(羅西)

 

중국인에게 가장 습관적인 개소리 한마디는 바로 "영도(領導)에 감사한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오락프로그램인 "성광대도(星光大道)"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데, 한 여자가수그룹이 탈락하였다. 흐느끼면서 슬퍼했다. 그후에 한 대표가 침중하게 말했다: "우리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영도에게 감사한다..." 스무살 남짓한 어린 여자아이가 어찌 입을 열자마자 이런 틀에 박힌 말을 줄줄 내뱉는가. 그녀는 울먹이면서 제대로 말도 못하면서도 여전히, "영도에 감사..."하고 있었다. 이 말을 입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나는 들으면서 감개가 무량했다. 이런 쇼프로그램,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행위이고, 자기가 스스로 경쟁해서 자기의 기회를 얻었는데, 왜 입을 열자마자 습관적으로 영도에 감사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일까?

 

거의 매일 각양각색의 장면에서 영도에게 아부하는 봉건시대 신하 비슷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여러 사람에게 이미 습관적으로 입에 붙어버리고, 구두선이 되고, 무의식중에 하는 것이거나, 혹은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는 것이리라. 많은 중국인들은 "부모관(父母官)"의 봉건사상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말만 나오면 영도를 찾고, 자기 아들의 돌잔치에서도 영도가 자리에 있으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영도의 관심과 도움에 감사한다.."고 말하게 된다. 네가 자식을 낳는데 영도가 무슨 도움이 되었는가? 지난 세기에 신강의 크라마이의 극장화재때, 몇십명의 어린 공연자들이 불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중 중국인을 가장 부끄럽게 했던 악명이 자자한 말은 바로, "모두 움직이지 마라 영도가 먼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귀한 도피시간은 이렇게 흘려버렸고, 그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은 원혼이 되어버렸다.

 

핸드폰으로 자주 보내오는 민간의 우스개에는 성적인 것을 제외하면, 거의 "영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람선에 물이 들어와서 곧 가라앉게 되었다. 한 영도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구명조끼를 빼앗아 입었다. 비서가 완곡하게 말했다: "배에 여자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영도는 화를 벌컥 냈다. "지금이 어느 땐데, 그런 일을 할 마음이 나겠어?" 이런 우스개에 모두 가가대소를 하는 배후에는, 일종의 일그러진 배설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바로 영도를 만나면 즉시, 90도로 허리를 꺽고 절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장, 영도를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동등하게 보는 것을 배워야 하고, 자기에게 정상적인 존엄을 지니도록 해야 하며, 영도에게도 정상적인 존중의 공간을 주어야 한다. 왜 영도는 구름위를 떠다니는 신선처럼 받들어야 하는가.

 

인터넷에 떠도는 두 장의 사진은 정말 대비된다. 한 장은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비가 약하게 내렸다. 청바지를 입은 부시대통령은 신사의 태도로 푸틴부인을 위하여 우산을 들어주고, 마찬가지로 편한 복장을 한 푸틴도 우아하게 미국 퍼스트레이디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있었다. 화면은 아주 아름다웠다. 또 다른 한장은 하늘에 역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온몸을 검은 색 정장으로 입은 영도는 두 손을 엉덩이 뒤에 깍지끼고 있었다. 아마도 그는 무슨 지역을 시찰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의 곁에는 그보다 작고, 그보다 마르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보다 지위가 낮은 부하가 발끝을 들고 열심히 그를 위해 우산을 받쳐주는 모습이다. 나는 보면서 아주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백성들에게 친근한 미소를 짓는 영도가 어찌 이렇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지. 그 별 것도 아닌 우산을 자기가 든다고 하여 죽기라도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