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미국은 근대중국의 친구였다.

중은우시 2024. 10. 25. 10:07

글: 장문명(蔣聞銘)

근대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얘기하려면 역시 손중산(孫中山)부터 시작해야 한다. 근대중국은 나라는 약하고 백성도 가난해서 망국의 화를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중국역사상 망국의 일은 한두번 발생한 것이 아니다. 금나라에 망했었고, 몽골에 망했었고, 만청에 망했었다. 그러나 한인들은 매번 인구가 많다는 것에 의지하여, 나라는 망했지만, 인종은 망하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나라가 망하는 것은 그다지 큰 일이라 할 수가 없다. 손중산이 이번에 한 말은 달랐다. 나라가 망할 뿐아니라, 인종의 씨까지 말릴 것이라는 것이었다. 망국(亡國)에 멸종(滅種)까지, 그러다보니 이번에 중국이 직면한 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렇다면 누가 중국을 멸망시키고, 동시에 중국인의 씨까지 말려버릴 수 있단 말인가? 그에 따르면 바로 미국이다. 아래는 그가 한 말이다:

".....미국인구는 백년전에 불과 구백만이었다. 현재는 1억여명이다. 다시 백년이 지나고 여전히 예전처럼 증가하면 10억여가 될 것이다..... 만일 미국인이 중국을 정복한다면, 그것이 백년후라면 10명의 미국인 가운데 4명의 중국인이 섞여있게 될 것이고, 중국인은 미국인에게 동화되어버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의 '인구멸종론(人口滅種論)'이다. 지금 백년이 지났는데, 중국의 인구는 14억이 되었고, 미국은 3억여명이다. 미국이 만일 중국을 멸망시키더라도, 14명의 중국인들 사이에 3.5명의 미국인이 섞여있게 된다. 그리고 그 3.5명중에서 2명만이 백인이다. 누가 누구의 씨를 말릴 것인가.

중국인은 일본인을 강도라고 말한다. 그건 역사적 근거가 있다. 옛날 무력으로 중국을 정복했던 일본은 말 그대로 강도였다. 다만 미국인을 강도라고 말하고, 미국에 원한을 품고, 미국에 이를 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중국근대에, 미국과 적대적으로 싸운 적은 두번 있다. 한번은 팔국연합군으로 미국이 참전한 것이고(의화단의 난), 한번은 한국전쟁이다. 그러나 이 두번은 모두 중국이 스스로 싸움을 걸거나 싸움에 끼어든 것이다. 사실상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은 무력으로 중국을 침략하지 않았다. 중국의 토지를 한치도 강점하지 않았다.

미국인은 중국에서 학교를 지어주고, 병원을 지어주었고, 있는 힘을 다해서 현대문명과 현대과학을 전파해주었으며, 전력을 다해 장개석의 국민정부를 도와 일본의 침략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도뢰등(司徒雷登, 1876-1962, John Leighton Stuart, 중국 항주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연경대학 초대총장, 중국주재미국대사를 역임)은 아마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연경대학을 창립하고, 중국의 고등교육을 위하여 수십년간 국궁진췌한 일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공산당이 접수한 연경대학은 당시 중국의 대학중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대학이었고, 오늘날의 북경대학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연경대학의 캠퍼스이다. 록펠러는 중국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협화병원의 역사를 알고 있을까? 록펠러가 직접 협화병원을 만든 사실을 아는 중국인이 얼마나 될까? 근대역사상, 미국인이 중국을 돕고, 중국에서 했던 좋은 일은 수도없이 많다.

현재의 중국에서 모두 54운동을 알고 있다. 54운동의 원인은 파리평화조약이다. 일본인은 독일이 원래 가지고 있던 산동반도의 특권을 계승하기를 고집했다. 그리고 이 파리평화조약에 중국정부도 참석했지만, 서명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미국인들이 지지해주었기 때문이다. 그후에 어떻게 되었는가? 54이후 3년이 지난 1922년 워싱턴회의에서 미국의 주도하에 중국은 일본인의 수중에서 산동의 주권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

다시 항일전쟁을 보자. 일본이 중국을 전면적으로 침략할 때, 미국은 점진적으로 일본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다. 철강, 구리, 마지막에는 석유까지 금수하고, 일본의 해외자산을 동결시켰다. 이것들은 모두 진주만기습과 미국참전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석유금수이후, 일본의 국내석유비축은 겨우 1년반을 쓸 수 있을 정도였다. 당시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산유국인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망명정부의 속지였고, 인도네시아로 가는 해로는 미국이 통제하는 필리핀, 영국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지나야 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ABCD에 갇혀죽는다고 말했는데, America, Britain, China, Dutch를 가리킨다. 그래서 미국태평양함대를 기습한 것이고, 1년의 시간을 벌어 동남아에 자리잡은 것이다. 그후 전체 동남아의 자원을 이용하여 미국과 싸울 계획을 세운 것이다. 진주만을 기습함과 동시에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로 진격했다.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하는 것을 준비함과 동시에 미국과 협상을 벌였다. 자신은 25년후 중국의 국면이 안정되면 철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은 일본에게 즉시 무조건 중국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것이 바로 진주만기습을 일으킨 유래이다.

미국의 현재 군사력으로 만일 구문명의 방식을 따라 영토확장을 하고자 한다면, 전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무력으로 멕시코와 남미를 정복하는 것이 최소한 현재의 러시아몽이나 중국몽보다는 현실적일 것이다. 다만 미국이 그렇게 하면, 인류는 구문명의 서로 죽고 죽이는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게 된다. 미국은 영국의 뒤를 따라 스스로 골치거리를 만들고, 남도 해치고 스스로도 해치는 꼴이 될 것이며, 일반 백성들에게는 전혀 좋은 점이 없을 것이다. 민주사회는 백성들이 잘 살 수 없는 일이라면 누구도 그렇게 하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유럽과 영국이 옛날 식민주의, 제국주의를 추진하여 해가지지않는 대영제국을 만들어 세계를 정복했지만, 오늘날의 영국인, 미국인이 보기에, 그건 무슨 영광의 역사가 아니다. 더더구나 위대한 업적도 아니다. 그저 현대사회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이자 오점으로 남았을 뿐이다.

미국은 과거 수십년간 강압하지 않고, 다른 나라를 강탈하지 않았다. 미국이 자본도 있고, 기술도 있다는 것은 너도 보았을 것이다. 미국이 만든 파이는 얼마나 크고 얼마나 좋은가. 오늘날 네가 쓰고, 네가 입고, 차고 다니는 좋은 물건은 미국에서 온 것이다. 그들을 따라 배우려 하면, 그는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냥 돕거나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다. 네가 파이를 잘 만들면 그에게 절반을 떼어주어야 한다. 네가 동의하면 그는 너에게 이익을 줄 것이다. 그러면 너는 이전보다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계속 가난하고, 그도 너를 돕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왜 이렇게 할 수 있고, 너는 할 수 없는가? 왜냐하면 그의 정치제도하에서 과학기술, 사회생산력은 계속하여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기술의 창조력을 가지고 있고, 창조적으로 기존 생산수단을 파괴하고 혁신할 능력이 있다. 진정한 제도적 우세가 있다. 네가 그의 제도를 배우면 네가 바로 일본, 유럽이 된다. 모두 공정하게 경쟁한다. 1990년대에 만일 일본인, 유럽인이 인터넷을 발명하였다면, 오늘의 세계에서 어느 나라가 가장 부유하고 가장 강대했을까? 그건 알 수가 없다. 다만 전세계 최정상급의 대학중 절반은 미국에 있다. 전세계에서 총명한 사람은 모두 미국으로 간다. 과학기술에서 미국을 추월하려면 전체 세계가 하나로 합쳐도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강도짓을 하지 않고, 늑대가 되지 않고, 구문명적 의미의 정복자가 되지 않는 근본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