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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설리번방중에서 나타난 시진핑권력구조의 미묘한 변화

by 중은우시 2024. 8. 31.

글: 호해(胡亥)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이 2024년 8월말 중국을 방문했다. 이는 미중관계가 긴장상태로 접어든 이래, 양국고위층간의 중요한 대화기회였다. 그러나, 설리번의 이번 방문때 중국측의 접대등급, 인원배치와 회담내용을 보면, 시진핑의 권력구조에 미묘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리번의 방중의 심상치 않은 신호

설리번의 이번 방문은 공식층면에서는 미중관계에서의 협력과 경쟁이 병존하는 원칙을 강조했다. 쌍방은 여러 분야에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했다. 거기에는 마약, 기후변화 및 타이완문제등이 포함된다.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통상적인 외교활동중 몇 가지 주목해야할 세부사항들이 있었다.

먼저, 중국측의 접대인원안배이다. 시진핑과 설리번의 회견때, 배석인원의 진용이 대단하여 깜짝 놀랄 정도였다. 외교계통의 왕이(王毅), 마오쉬(馬朝旭)등 관리외에, 국가주석 판공실주임 한스밍(韓世明)과 중국외사판공실 부주임 궈예저우(郭業洲)도 배석하여 주목을 끌었다. 이는 중공고위층이 미국고위층대표의 내방을 극도로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측면으로 시진핑이 관련의제의 처리에서 조심스럽고 또한 부하들에게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금년4월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의 방중때, 시진핑의 오만한 태도, 강경한 어투, 블링컨을 훈계하던 태도와는 선명하게 대비된다. 시진핑의 당시 발언은 자신감 넘치고 호쾌했다. "큰 것을 얻는 자는 작은 것도 겸할 수 있다." "마땅히...적수가 되어서는 안된다; 마땅히... 서로 해쳐서는 안된다; 마땅히... 악성경쟁을 해서는 안된다; 마땅히...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달라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번에 그의 어투는 바뀌었다, "중국의 대외정책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전략의도는 광명정대하고, 고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추가적인 전면적 심화개혁을 통하여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견지할 것이다.....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발전하기를 원한다...." 이런 변화는 아마도 시진핑정책의 조정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분야에서 전랑적인 태도를 바꾸어, 더욱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혹은 그의 권력구조에 어떤 동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공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여우샤(張友俠)가 이번 회견에서 보여준 역할과 태도이다. 장여우샤는 설리번이 방문한 당일 아침, 팔일대루(八一大樓, 중국중앙군사위사무실건물)에서 설리번과 단독으로 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미국측이 자신과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양군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말해준다. 장여우샤의 태도는 강경했고, 입장은 분명했다. 마치 미중군사관계에서 자신을 군대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자처하는 것같았다. 이렇게 행동한 것은 아마도 그의 군대직위때문만이 아니라, 아마도 군사위주석의 권력분배에 모종의 변화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말해준다고 할 것이다.

시진핑 권력구조의 미묘한 변화

최근 들어 시진핑은 반부패운동, 군대개혁등의 조치를 취하여 자신의 핵심지위를 공고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의 동향을 보면, 시진핑의 권력이 내부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설리번의 방중기간동안 시진핑 본인은 강경한 자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비둘기파의 색채가 농후했다; 부하인 고위층관리들의 태도도 많이 유화적으로 바뀌었다. 이건 아마도 시진핑이 대외관계와 내부권력간의 균형을 처리하면서, 이미 더 이상 권력을 독단하지 못하고, 더욱 이성적인 다른 지도자가 중국이 외교정책을 주도하는 것일 수 있다.

장여우샤가 독자적으로 회견한 것은 더욱 이런 의문을 심화시킨다. 군사위부주석으로서, 그의 발언과 태도가 시진핑의 의도를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그가 이미 군대의 주도권을 장악한 것인지, 이 문제는 깊이 검토해봐야 한다. 장여우샤가 설리번에게 한 말은 이러했다: "당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보좌관이다. 미국의 안전전략을 제정하고, 협력대화등을 기획하는 방면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당신이 나와 만나자고 제안했는데 이는 당신이 군사안전영역과 양군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나는 이 기회에 당신과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다. 쌍방이 공동으로 관심가진 문제에 대한 견해를 교환하고 싶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장여우샤가 자신의 포지션을 군대의 최고지도자로 놓았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진다. 만일 장여우샤가 확실히 군사업무에서 더욱 큰 발언권을 획득했다면, 그것은 시진핑의 군대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대는 계속하여 중공정권의 최후보루로 여겨졌다. 군대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상실하게 되면, 시진핑의 통치기반에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미중관계의 본래 규칙과 법도

설리번의 이번 방중은 바이든정부를 대표한다. 마지막으로 미중관계에서 역사적 호평을 받기 위함이다. 동시에, 카멜라 해리스의 대통령선거를 위하여 중국을 다독여서 선거의 중요한 시기에 미국의 이익에 도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해야 카멜라 해리스가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정부는 이미 힘이 빠졌다. 민주당이 다음번에도 계속하여 집권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중국으로서는 설리번에게 이렇게 열정적으로 협력하고 보답해줄 필요가 없다. 설사 약간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중국도 민주당을 도와주면서 댓가를 톡톡히 얻어내어 미국에게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에 설리번을 접견한 상황을 보면, 완전히 미국측의 배려야 감사해 마지 않는 것이다. 설리번이 기분나빠하여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잃을까봐 안절부절하는 모습이다. 모든 인원이 출동하여 정자세로 앉아서 더 이상 중시할 수 없을 정도의 태도를 보였다. 이는 이전에 욕심이 끝이 없고, 하나를 얻으면 다른 것을 요구하던 스타일과 전혀 달라진 모습이다. 마치 이번 기회를 크게 이용하여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미국의 요구에 협력하고, 스스로를 고치겠다는 의사가 매우 분명했다.

결론

설리번의 방중기간, 중국내부의 권력국면에 모종의 불균형이 드러났다. 시진핑은 여전히 핵심이지만, 군대와 외교사무에 대한 장악력은 도전을 받고 있는 듯했다. 시진핑이 베이다이허회의기간동안 1달간 잠적하여, 외부의 여러가지 추측을 낳았다. 관례에 따르면, 시진핑은 각종 기회와 방식을 이용하여야 한다. 강력하게 권력을 드러내고, 군대를 포함한 각 부문에 충성맹세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 충성도를 검증하여야 한다. 심지어 열병식을 거행하며, 군권권을 크게 자랑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필연적으로 취할 조치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반대로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시진핑의 이름을 거명하는 횟수도 줄어들고, 문구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개혁개방' "실사구시" "민주집중제"등의 단어가 "양개확립", "양개유호"등을 대체했다. 장여우샤등 군대고위층은 이전과 달리 활발하게 활동하고, 미국인의 앞에서도 자신을 군대지도자로 자처한다. 이런 상황이 만일 몇달전의 분위기라면, 반란이나 정변을 기도하는 것으로 비추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모든 것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기에 이런 범상치 않은 정치적신호가 나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