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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중국탁구스캔들: 천멍(陳夢)이 금메달을 땄을 때, 왜 중국관중들은 야유했을까?

by 중은우시 2024. 8. 12.

글: 뇌가(雷歌)

이번 파리올림픽은 개막식부터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PC문화가 올림픽에 등장하여 대거 선전되면서 심지어 기독교전통마저 공개적으로 모욕했으며, 건장한 트랜스젠더선수가 권투링에서 여자선수를 마구 때려 눈물을 흘리면서 경기를 포기하는 일로부터 IOC가 도핑파문은 감추는 것이라든지, 중국관리가 현장에서 전랑샤오펀홍으로 하여금 대만선수를 응원하는 자체제작응원플랭카드를 빼앗아가게 하기도 했다.

그후 큰 사건이 터지는데, 두 명의 중국탁구선수가 맞붙은 탁구여자단식결승이었다.

8월 3일 저녁, 파리올림픽 탁구여자단식결승은 중국선수인 천멍(陳夢)과 쑨잉샤(孫潁莎)간의 내전이었다. 최종적으로 30살의 노장 천명이 4:2로 현재 세계랭킹1위인 신예 쑨잉샤에 승리를 거두어, 도쿄올림픽에 이어 탁구여자단식을 2연패했다. 3년전에도 천명은 4:2의 같은 세트차이로 처음 올림픽에 참가한 쑨잉샤를 격패한 바 있다.

이치대로라면 중국팀이 탁구여자단식의 금,은메달을 독식하였으므로 모두 기뻐하고 즐거워해야할 시합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실로 이해되지 않는 괴이한 장면이 나타났다.

먼저, 현장의 대부분 응원단은 일방적으로 쑨잉샤를 응원한다. 온 경기장이 쑨잉샤를 응원하는 선전플랭카드로 뒤덮였다. 천멍이 잘 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와 탄식이 흘러나왔다. 천멍이 4:2로 쑨잉샤를 이기자, 일부 관중은 천멍에게 욕을 하고, 심지어 가운데손가락까지 치켜들었다.

다른 한편으로, 천멍이 계속하여 앞서가자, 코치석의 총감독 류궈량(劉國梁)과 응원하러 온 탁구계의 금메달리스트들도 모두 표정이 어두웠고, 심지어 천멍을 세심하게 지도한 여자탁구코치 마린(馬林)마저도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자신의 제자가 금,은메달을 모두 차지하는데도 전혀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이런 장면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인가? 천멍이 다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 그들의 무슨 이익을 건드리고,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인가?

구경꾼들의 첫번째 반응은 혹시 천멍이 조직의 사전지시를 어기고 쑨잉샤에게 고의패배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고의패배는 거국체제하의 중국국가팀의 고질병이다. 탁구, 배드민턴등 종목에서 지금까지도 6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허즈리(何智麗)는 준결승에서 조직의 사전지시대로 고의패배하지 않고 팀동료 관젠화(管建華)를 이겨버린 다음, 결승전에서 당시 중국팀이 가장 우려하던 한국팀의 고수 양영자(梁英子)를 격패했다. 그녀는 비록 금메달을 땄지만, 조직의 사전지시를 어기지 않았다고 하여 더 이상 시합에 나갈 수 엇게 되고, 결국 타국으로 떠나야 했다. 그녀가 30세 고령이 되었을 때, 다시 일본국가대표팀으로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 나와서 연속으로 중국팀의 3대고수 천징(陳靜), 차오홍(喬紅) 및 덩야핑(鄧亞萍)을 격패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하여 일시에 전국을 뒤흔든 바 있다. 이 사건은 고의패배전통에 대한 전체사회의 반성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번 결승은 중국팀선수끼리 진행하는 것이므로 고의패배의 필요는 전혀 없다. 하물며 그것은 올림픽정신에 어긋나는 일이고, 또한 내부갈등을 더욱 불러오는 것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런 계획은 종종 잘못되는 경우가 많고,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그리하여 금메달확보전략으로서의 고의패배는 이미 여러 해전에 중국국가대표팀의 역사무대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사람들이 어찌된 일인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이리(伊利)의 광고하나가 그 비밀을 드러냈다. 8월 3일 오후 5시경, 탁구여자단식결승전이 아직 시작되기도 전에, 베이징의 싼리툰(三里屯)의 대형스크린에 돌연 이리우유가 쑨잉샤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축하한다는 광고가 올라온 것이다. 이리우유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중국국가대표팀의 공식유제품합작파트너일 뿐아니라, 쑨잉샤, 장위페이(張雨霏), 쑤빙텐(蘇炳添), 췐홍찬(全紅嬋)등 20여명의 유명스포츠스타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리는 중국탁구팀과 비지니스합작관계를 깊이 맺고 있다. 탁구팀의 코치들의 이익은 모두 이리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전에 쑨잉샤는 최근 3년간 성적이 독보적이었고, 오랫동안 세계랭킹1위를 고수해오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리는 일찌감치 쑨잉샤가 금메달을 따는 것에 대한 광고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노장 천멍이 금메달을 차지하여, 이리의 마케팅계획을 뒤헝컬어버렸다. 그리하여 모든 이익관련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것이 아마 류궈량등이 시합도중 계속 안색이 어두웠던 원인인 것이다.

사후에 만능의 네티즌은 경기현장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천멍에게 불손한 말을 하고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든 그 여자가 바로 이리그룹의 PR책임자라는 것을 밝혀낸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그녀는 가방에서 여러 선전물을 꺼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즉, 현장의 많은 '팬'들 심지어 탁구계의 원로들까지 모조리 이리가 돈을 써서 모셔온 것이었다. 이들이 일방적으로 쑨잉샤를 응원하고, 천멍을 야유한 것도 이해가 된다. 진상이 밝혀진 후, 이리의 홈페이지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리는 이미 이 PR책임자를 신속히 해고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은 사후 일부 중국관영매체들이 시선을 옮기기 위하여 말하는 것처럼 무슨 "팬문화"중 팬들의 과격행동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상업자본이 올림픽에 적나라하게 침투하여 경기를 뒤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류궈량등의 천멍의 금메달에 대한 반응은 상업이익이 올림픽정신을 얼마나 왜곡시키고 오염시켰는지 그 심각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생각해보라 금메달리스트 천멍은 결승전때 계속하여 많은 사람들의 야유를 받았는데, 그건 그녀가 탁구를 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녀가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메달을 따고서도 코치나 팀원들의 축하를 받지도 못했다. 직업운동선수로서 세계챔피언으로서 그녀는 어떤 심경이었을까? 아마도 이들이 왜 야유하는지를 알아서 오히려 그녀의 투지를 자극한 것은 아니었을까?

승리를 거둔 후의 천멍은 너무나 담담했다. 흥분하는 모습도 없었고, 가운데손가락을 든 여자나 죽을 상이 되어 있는 류궈량에게는 눈빛 한번 주지 않고, 그저 쑨잉샤와 포옹하고 함께 국기를 펼쳐든 후, 그녀는 가방을 등에 매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고독하게 경기장을 떠났다.

이것이 아마도 그녀의 마지막일 것이다. 내 생각에 천멍의 당시 심정은 아마 옛날의 허즈리보다 별반 낫지 않았을 듯하다. 조직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나라에서 그녀들은 모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조직에 밉보인 것이다. 누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까? 추악한 고의패배와 후안무치한 돈놀음. 올림픽정신에 끼치는 해독과 운동선수에 끼치는 상처는 어느 것이 더욱 심각할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