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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노선으로 복귀할 것인가?

by 중은우시 2024. 5. 14.

글: 안순구(颜纯钩)

왕젠(王剑) 선생이 대륙에서 나도는 내부문건 하나를 보도했는데, 중공 3중전회에서 아마도 개혁개방노선을 다시 채택할 것이라는 것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왕젠 선생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시진핑의 정치지혜, 그 개인의 인식상의 한계로 인하여 그는 아마도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것이다. 바로 팬데믹때의 봉쇄조치와 무질서한 해제와 마찬가지로. 그는 자주 잘못된 방향에서 다시 한번 더욱 큰 잘못을 저지른다.

등소평을 시작으로 개혁개방(改革开放) 도광양회(韬光养晦)를 시작했다. 그리고 4개항 기본원칙을 정하여 중공통치에는 위기가 초래되지 않도록 했다. 시장경제는 결국 중공을 무너뜨릴 것이므로, 경제발전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중공내부의 컨센서스였다.

관건은 시진핑이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점이다. 중공은 충분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되돌아갔고, 결과는 역효과만 나서 내외국면을 망쳐버리게 된다. 만일 시진핑이 급히 개인야심을 실현하려 하지 않고, 20년을 더 기다려 중공의 실력이 더욱 강대해지고, 내부경제기초가 더욱 견고해지며, 외교적으로도 더욱 힘을 쓸 수 있을 때 다시 미국과 대항했더라면, 최소한 쌍방의 실력이 그다지 크게 차이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처럼 형편없이 패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시진핑은 너무나 많은 오판을 했다. 미중간의 실력대비를 오판하고, 경제호황의 근본원인이 중공의 권력집중에 있지 않고, 시장경제가 민간에 활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오판했으며, 더더구나 공산당의 거짓말과 현실생활간에 거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도 오판했다. 시진핑은 잘못된 시기에 역행하는 의사결정을 내렸고, 40년간의 호황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린다. 이제 썩은 나무로는 버틸 수가 없게 되었으며, 후회해도 소용이 없게 되었다.

10년동안 시진핑은 전력을 다하여 반개혁개방의 노선을 걸었다. 국진민퇴(国进民退), 정치우선, 외교전랑, 민간통제로 개혁개방의 활로를 굳이 막아버렸다. 서방국가와 싸우기 위해 국유화하고, 사영기업을 말살시켰으며 내부사회의 통제를 강화했다. 내부사회의 동란을 막기 위하여 나라문을 걸어잠그고, 보편적가치개념이 널리 퍼지는 것을 막았다. 그는 10년동안 거꾸로 걸어갔다. 당당하고 자신있게 전혀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은 발견한다. 모든 공덕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중공은 강대해지지도 못했고, 더더욱 놀라운 속도로 침몰하고 있다는 것을.

이런 지경에 이르자, 시진핑은 다시 이 길을 더 가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다시 되돌아왔던 길에서 샛길로 다시 되돌아가고자 한다. 이는 시진핑의 천성에 부합한다. 그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마치 눈먼 파리가 여기저기 부딛치는 것과 같다. 국가지도자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안목이나, 시대의 조류를 잘 읽고,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고, 기회를 장악하는 정치적 지혜같은 것은 없다.

오늘날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은 중공이 다시 호의를 나타낸다고 하여 중공에 대한 선입견을 바꿀 수 있을까? 한 사람이 밥그릇을 바닥까지 긁어먹고 나서, 은혜를 배신하고, 자신의 능력보다 야심만 크고, 사악한 본성을 바꾸지 못하고 여러가지 불의한 짓들을 하다가, 더 이상 살아가기 힘들게 되니 다시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릎꿇고 빌면서 은전을 바란다고 하여, 서방민주국가들의 마음이 약해질 것인가?

사십년동안 크게 속았던 것은 서방의 정치가들에게 역사의 각성제가 되었다. 그들로서는 중공의 본질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그들이 다시 자비심이 크게 발동하여 옛 전철을 다시 밟아 중국에 잘 대해주고, 술을 마시고 좋은 얘기를 하면서 과학기술을 준다면, 다시 40년이 지났을 때, 중공이 살이 찌고나면 중공은 다시 미국에 대들 것이다. 만일 네가 미국대통령이라면 이 정도로 멍청할 수 있을까?

중공은 오늘날 온갖 병을 앓고 있다. 누가 미국대통령이 되든간에 가장 간단한 대책은 너의 병이 중한 틈을 타서 너의 목숨을 거두는 것이다. 어쨌든 하루라도 남겨두면 그만큰 우환이 남는 것이니까. 그런데도 너는 상대방이 봐줄 것을 기대하는가.

어떤 사람은 3중전회이후 푸틴과 갈라서고, 러시아는 스스로 알아서 살아가든 죽든지 하도록 놔둘 것이라고 한다. 시진핑이 그런 지경까지 갈 것인가? 아마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푸틴과 함께 엮이면, 미국이나 NATO와 관계를 개선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서방에 잘보이려면 푸틴의 수급을 바쳐야 한다. 이를 서방민주국가에 대한 항복의 표시로 내놓아야 한다.

다만, 더욱 큰 가능성은 푸틴을 팔아먹은 후에도 민주국가들은 용서하지 않고, 러시아를 멸망시킨 후, 다시 전력을 집중하여 중공을 수습하는 것일 것이다. 그때가 되면 중공은 러시아가 없어진 상황하에서 더욱 고립무원이 되고, 민주국가들의 포위공격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중공은 더욱 활로를 잃게 될 것이다.

국내에서, 10년동안의 모든 역행하는 정책들, 모든 무수한 악법들은 새로 개혁개방노선을 걷는데 장애물이다. 이러한 것들을 취소하지 않고서는 다시 돌아갈 수가 없다. 그러나 취소한다면 더욱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개혁개방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시진핑이 오늘의 나로 어제의 나를 치는 격이다. 얼굴이 아무리 두꺼워도 반드시 당내, 군내, 정부내에서 엄청난 진통을 겪게 될 것이고, 민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각급정부는 재정곤란에 직면해 있고, 사회통제는 날로 힘들어지는 오늘, 정치적인 논쟁과 진통은 안그래도 흔들리는 정권을 더욱 빠르게 붕괴시킬 것이다.

왜 3중전회 전날에 이런 내부소식이 전해지는 것일까? 근본원인은 당내 당외에 시진핑과 그의 심복을 제외하고 모두가 현재의 노선은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두가 바뀌기를 원한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결국은 개혁개방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살길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러나 국가의 대정방침은 천시, 지리, 인화의 총합이다. 시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확한 국책이더라도 잘못된 시기를 만나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의 기회는 이미 시진핑에 의해 철저히 짓밟혔다. 되돌아갈 길이 없다. 지금 다시 개혁개방으로 되돌아간다면 아마도 더욱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 될 것이다. 시진핑이 자신에게 가장 불리한 길을 가도록 선택할 것인가? 그건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그는 원래 그런 정치수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공의 최대실패작은 시진핑을 '혁명'의 후계자로 골랐다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되돌릴 방법이 없다. 되돌아가지 않아도 죽고, 되돌아가도 죽는다. 전자는 천천히 죽는 길이고, 후자는 빨리 죽는 길이다. 아마도 시진핑의 평소 습관으로 보자면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