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펑리위안(彭丽媛)이 시진핑(习近平)의 후계자가 될 것인가?

중은우시 2024. 3. 29. 10:45

글: 왕단(王丹)

최근, 대륙의 관방매체에서 펑리위안이 "후난 창샤 위화구 동징가도에서 기층결핵병예방치료업무를 조사연구했다"고 보도하여, 외부에서 주목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펑리위안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했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그녀가 이미 중앙판공실주임이 되었다고도 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소문이고, 증거가 없다. 우리는 그저 들어넘기면 된다.

다만, 첫째, 지방관료들이 아부하고 있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펑리위안은 "WTO 폐결핵 및 에이즈예방치료 친선대사"의 신분으로 조사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이런 친선대사는 아주 많다. 그저 평범한 가수들에게도 달아주는 직위이다. 그러나, 이런 공익활동은 기실 격을 넘어섰고, 관방매체가 대거 보도까지 했으며, 중앙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이자 질병통제국 국장인 왕허셩(王贺胜)과 후난성위 상위, 상무부성장 장잉춘(张迎春)이 수행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말들이 많은 것이다. 둘째, 이 아부는 의미심장하다. 과거 장쩌민, 후진타오의 부인은 이런 '조사연구업무'를 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더더구나 매체에서 이런 식으로 보도하지도 않았다. 지방관료들이 이렇게 드러내놓고 아부를 하고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을 보면, 윗사람이 좋아하니까 아랫사람이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그들이 이미 위에서 무슨 말을 들었을 수도 있다. 시진핑이나 그 주변인물이 지시한 것인지는 증거가 없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기실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중점은 펑리위안이 후계자가 될 것인지 여부를 우리는 알 수가 없다. 다만 펑리위안이 후계자가 된다는 것은 황당무계한 말이고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도 잘못되었다. 필자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또한 기실 가능성이 상당하다. 최소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건 시진핑에게 있어서 이성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말하는가?

첫째, 중국인 독재자나 정치강자는 권력을 자신의 가족에게 넘겨준다. 이건 중국인의 정치문화적 특징이자 전통이다. 리광야오(李光耀), 장제스(蒋介石)도 예외는 아니다. 마오쩌둥(毛泽东)도 당연히 마오안잉(毛岸英)을 키울 생각이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유일한 후계자후보를 한국전쟁에 파병가도록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달걀볶음밥때문에 큰계획이 물거품될 줄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아마 그 일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중국은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는 말년에 조카인 마오위안신(毛远新)을 발탁했고, 장칭(江青)을 정치국에 넣었다. 이는 그에게 확실히 가족에게 승계하려 할 생각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단지, 나중에 그의 가족들이 궁중투쟁에서 노신들에게 패배했을 뿐이다. 덩샤오핑(邓小平)이 가족들에게 승계시킬 생각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다만 그의 장남 등푸팡(邓朴方)은 장애인이어서 확실히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 설사 덩샤오핑이 그럴 생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독재자라고 할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이 후계자를 선택할 자격이 없었다. 다만 현재 시진핑은 그럴 자격이 있다. 가족에게 승계시킨다고 하더라도, 역사경험으로 보면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둘째, 시진핑은 모든 일에서 마오쩌둥을 따라하고 있다. 마오쩌둥컴플렉스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처를 후계자로 기라는 것도 아마 마오쩌둥에 대한 숭배에서 온 것일 것이다. 중앙당사를 약간만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장칭이 어떻게 세상에 나왔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당초 문화부 영화국의 일개 처장에 불과했다. 그러나 마오쩌둥이 문화운동을 일으키고, 무훈전(武训传)을 비판하고, 류샤오치(刘少奇)를 쳤는데, 다음번 단계가 바로 장칭으로 하여금 무훈의 고향으로 가서 '조사연구'하게 한 것이었다. 장칭은 조사연구를 마치고 돌아와서, 마오쩌둥에게 보고하였으며, 그후 마오는 비로소 문화대혁명을 일으켰다. 현재 시진핑도 정치운동을 꾀하고 있는데, 마오쩌둥을 본받아, 부인이 나서게 한 것일까?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왜냐하면 당내에 이미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반대하겠는가? 당초 장칭은 단지 일개 처장이었지만, 현재 펑리위안은 정군직(군장급)으로 부장급(장관급)에 해당한다. 정치국에 진입시킨다면 아마도 부국급(부총리급)의 대우를 받는 것도 정상적일 것이다.

셋째, 만일 당신이 시진핑이라면, 권력을 누구에게 넘겨줄 것인가? 차이치? 그는 그저 노재(奴才)이다. 노재는 믿을 수가 없다. 독재자가 가족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은 우리가 듣기에는 불가사의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아주 이성적인 선택인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가족을 제외하고, 독재자가 누구를 믿을 수 있단 말인가? 류샤오치에서 왕홍원(王洪文)까지, 마오쩌둥은 여러번 후계자를 바꾸었지만 아무도 신임하지 않았다. 덩샤오핑도 마찬가지이다. 후야오방(胡耀邦)부터 자오쯔양(赵紫阳)까지 역시 후계자로 고르지 않았다. 스탈린은 외부인인 후르시쵸프를 기용했는데, 그후의 교훈을 중공의 고위층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리저리 생각해본 다음에 자신의 가족에게 넘겨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독재자의 이성적인 선택이다. 전혀 의외가 아니며,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불가능한 일은 없다. 특히 시진핑이라면, 당초 헌법을 수정한다는 생각을 누가 했겠는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건 패왕경상궁(霸王硬上弓)이 아닌가? 문혁과 개인독재를 하겠다는 말이 아닌가. 이전에 외부세계에서는 모두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이 되지 않았는가. 그가 권력을 펑리위안에게 절대로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중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당연히 바라는 것은 바라는 것이고,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독재자는 자신의 가족에게 권력을 넘겨준다. 그러나 가족이 그럴 운명을 가졌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장징궈(蒋经国)는 순조롭게 권력을 이양받았다; 그러나 장칭은 체포되었다. 그것은 장제스와 마오쩌둥의 문제가 아니다. 후계자 자신의 능력문제이다. 장징궈는 신중하고 온건하며 노련했다. 그러나 장칭은 발호하며 사방에 적을 만들었다. 결과는 당연히 달랐다. 그래서 만일 시진핑이 펑리위안에게 권력을 넘겨주고자 하더라도 그건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펑리위안이 승계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지금으로서 말하기 어렵다. 만일 최후의 후계자가 펑리위안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가지고 시진핑에게 그럴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지는 않고, 오히려 펑리위안이 그럴 인물이 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실, 일찌기 십년전에, 베이징에는 펑리위안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당연히 지금까지도 그것은 그저 소문일 뿐이지만, 미래에 그것이 사실로 될 것인지는 우리가 눈을 씻고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펑리위안의 최근 동정은 확실히 심상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