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고벌림(高伐林)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4명의 미국인교사가 한 중국남자의 칼에 찔려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한 후, 쑤저우에서는 다시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모자가 휘두른 칼에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범인은 다시 스쿨버스로 돌진했으나, 스쿨버스의 한 중국여성승차원이 죽기살기로 막는 바람에 더 많은 외국인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스쿨버스에 타고 있던 어린 일본아이들중 얼마나 많이 사상당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마터면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집단살인사건이 벌어질 뻔했다!
이 존경할만한 여성영웅은 혼자의 힘으로 이 테러습격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아냈지만, 그녀는 중상을 입었고, 오늘 더욱 치료받던 도중 사망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정부당국은 뭐가 불안한지 지금까지도 그녀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녀에게 감사하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녀는 일본을 감동시켰고, 양식있는 중국민중을 감동시켰다. 그러나 쑤저우의 그 한줌도 안되는 관리들은 감동시키지 못한 것같다.
오늘 오전에 나는 X(트위터)에 글을 하나 올렸다: "그녀는 누구인가? 쑤저우, 세계에 영웅의 이름을 알게 해달라!" 한시간동안 클릭수가 1만회를 넘었다. 아마도 사람들은 같은 마음이고, 모두 이렇게 묻고 싶었을 것이다.
정부대변인은 이 두차례의 외국인습격사건이 발생한 후 즉시 "우발적 사건"이며, "세계의 어느 국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확실히,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발생한 이후에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그 어느 나라도 중국처럼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발적 사건"이라고 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최근 며칠동안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중국의 인터넷, SNS상에 이미 아주 많은 "서간대(锄奸队)"가 출현했다는 것을. 모두 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정의의 구호를 외친다. 대의늠름한 모습으로 공공연히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테러집단, "중국특색의" 태러집단이 아닌가?
세계의 테러집단은 알카에다, ISI, 보코하람....그 어느 것 하나 정치와 도덕적으로 고지를 점하고, 기치를 선명하게 내세우며, 구호를 크게 외치지 않는가?
정부에서는 계속하여 칼을 들고 미국인과 일본인을 공격한 것이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하지만, 물어보고 싶다. 이 남쪽과 북쪽의 두 폭도가 어느 '서간대'에 소속되어 있는지 조사해보긴 했는가?
더욱 우리로 하여금 고도로 경계심을 갖게 만드는 일은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는 아직 테러집단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나라하게 피비린내나는 폭력적인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그것이 놀라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번 보라.
이게 테러조직의 말이 아닌가? 이런 글들이 어떻게 통제가 엄격한 중국인터넷에서 아무런 제약없이 올라올 수 있다는 말인가? 중국당국이 이런 악독한 언사들에 대하여 관여하지 않고 싶다는 말인가. 마음속으로 공감하면서 기뻐하고 있단 말인가. 아니면 감히 관여할 생각을 못한단 말인가. 담량이 적어서 그저 명철보신(明哲保身)하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관여할 능력이 안된다는 것인가? 처리해야할 급한 일들이 많아서 몸과 마음이 피곤해져 있는 것일까?
중국당국은 백성의 고혈로 팔천만 관리를 먹여살리고 있다. 이들을 통해 당연히 관여하지 않아야할 일들은 모두 관여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관리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민중의 권리를 침해하는 악독하고 어지러운 사례들을 계속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가장 관여해야할 테러방지, 인민과 외국인손님들을 보호하는 일에는 완전히 손을 놓고 그저 '우발적 사건',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가볍게 넘기려 한다.
너희는 마땅히 관여해야할 일은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거나, 감하 관여하지 못하거나, 혹은 관여할 능력이 없다. 너희는 그 자리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혼란은 언제 멈출 것이며, 백성들의 화는 언제 닥치고, 세계의 대혼란은 얼마나 남았겠는가.
어느 작가가 인터넷에 다음과 같이 올린 것과 같다:
"최근 들어 중국인터넷에는 뇌가 없는 '애국주의(碍国主义)', 극단민족주의의 발호가 더 이상 심할 수 없을 정도이다. 쑤저우의 여영웅의 의로운 행위, 자신의 몸을 던져가면서 다른 사람을 구한 행위마저도 그들은 '매국노'의 행위라고 보고 있다. 이런 발호는 분명 테러리즘으로 진행되었거나 진행되는 중일 것이다. 우리 세대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지금까지 이처럼 괴상한 기운이 횡행하고, 모순이 겹겹이었던 적이 없었다."
어제 필자는 시경오(施京吾)가 쓴 <그들은 그들이 자유롭다고 여긴다(원제목은 'They Thought They Were Free: The Germans, 1933-45')>는 책에 대한 서평을 읽어보았다. 원래 간단하게 말을 덧붙여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생각이었다. 이 책은 미국작가이자 기자인 밀턴 메이어는 2차대전이 끝난 후 독일에 대해 10년간에 걸쳐 거주하면서 인터뷰한 결정체이다. 메이어는 열명의 '보통사람'을 인터뷰했고, 그들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독일인들이었다. 그 어느 누구도 나치당에 속해 있지 않았다. 독재정치가 시작될 때, 그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그 역사과정을 지냈을까? 나치독일이 멸망한 후, 그들은 또 어떻게 히틀러통치와 자신들이 그 역사 속에서 한 행위를 인식했을까? "타산지석, 가이공옥(他山之石,可以攻玉)". 이 책은 이미 중국어번역본이 나왔다. 다만 나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이 서평을 보면 나는 우리가 거울로 삼을 만하다고 여겨진다. 중공의 75년간 실제통치와 세뇌를 겪은 중국인들을 인식하는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언급한다는 것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고, 그래서 하나의 독립된 글로 올리게 되었다. 기회가 되면 그 서평을 올리도록 하겠다. 서평의 제목은 상당히 눈에 띈다: <일대인의 정신성사망(一代人的精神性死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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