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중국의 심리

중국당국은 왜 이렇게 신경이 날카로운가?

중은우시 2023. 5. 23. 10:19

글: 진숙함(陳叔涵)

 

최근 며칠간 국내외매체를 시끄럽게 했던 우스갯거리는 샤오궈문화(笑果文化)의 리하오스(李昊石)가 될 것이다. "리하오스House"는 토크쇼배우이다. 어느 공연때 관중들을 웃기기 위하여, 그가 기르고 있는 두 마리 들개(野狗)가 "작풍우량(作風優良), 능타승장(能打勝仗)"하다고 말했다. 누가 생각했으랴. 이 우스개 하나로,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는 했으나, 자신은 감옥에 들어가게 될 줄을...

 

"능타승장, 작풍우량" 이 여덟글자는 경풍제(시진핑)이 등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군대를 시찰할 때 한 말이다. 그런데,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중국의 당매체는 여전히 이 여덟글자를 자신들의 기억 속에 정확하게 남겨두었다. 이는 시진핑사상이 당매체의 모든 구멍에 스며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당매체가 앞장서서 리하오스에게 포격을 감행한다. "인민자제병을 모욕했다!" 당매체가 나서자, 국내의 샤오펀홍들도 벌떼처럼 일어나서, 리하오스에게 주먹질을 해대기 시작한다. 문혁의 장면이 재연된 것이다. 

 

기실 리하오스가 인민해방군을 모욕하려 한 것이라기보다는, 중국당국의 신경이 너무 날카롭다고 봐야 하다. 견강부회의 연상까지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중국당국은 리하오스가 인민해방군을 개와 비교했다고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필자가 보기에, 인민해방군의 작풍은 리하오스가 기르는 들개와 비교할 만하다. 그렇다면 리하오스가 체포된 것이 전혀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관건은 인민해방군의 작풍은 개와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최소한, 개는 주인에게 절대 충성한다. 이 점을 인민해방군은 절대로 해내지 못한다. 일단 중국이 대외적으로 전쟁을 벌이면, 배반자, 탈영자, 총구를 거꾸로 드는 자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확실히 리하오스가 들개에게 보낸 찬사를 인민해방군에게 돌릴 수는 없다. 이근 분명 리하오스의 본뜻이 아니다. 왜냐하면, 충성도를 따지자면, 인민해방군은 들개만 못하다. 이건 확실한 사실이다.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으랴. 인민해방군은 개보다 충성심이 강하다고. 그러므로, 리하오스가 들개를 찬미한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 만일 정말 인민해방군을 개와 연결시켰다면, 단지 리하오스가 들개를 찬미하는 동시에 인민해방군을 찬미했다고 말할 수 있다! 리하오스가 인민해방군을 모욕했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

 

사실은 리하오스가 들개를 찬미한 것은 내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당매체가 들개를 모욕하는 것은 정확하다. 왜냐하면 들개를 인민해방군과 비교한다는 것은 들개에게 최대의 모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돈을 들여 개를 키우고, 개는 주인을 즐겁게 해주는 외에 말그대로 주인이 맡긴 임무를 완성한ㄷ나. 필요할 때에는 주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다.그러나, 중국당국이 기르고 있는 군대는 소대장부터 사령관까지 그 어느 하나 부패하지 않은 자가 없고, 그 어느 하나 주인이 주는 군비를 마구잡이로 쓰지 않는 자가 없다. 이런 작풍을 어찌 개와 나란히 놓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원래 "능타승장, 작풍우량"은 경풍제의 인민해방군에 대한 기대이다. 그러나, 경풍제는 학식이 너무 낮아서, 이 말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군대가 승리를 거두려면, 작풍우량은 필수적이고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마땅히 작풍우량은 능타승장보다 앞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논리에 부합하고, 더욱 적절하다. 읽기에도 비교적 부드럽게 이어진다. 아쉽게도 경풍제는 토비가 길렀고, 무슨 논리라든지 정리같은 것은 모른다. 그저 권력을 쟁취하고 이익을 탈취할 줄만 안다. 토크쇼배우는 아마도 그 점을 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순서를 바꾼 것을 보면, 경풍제와 리하오스의 중문수준이 누가 높고 누가 낮은지 즉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두 사람의 지력수준도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가장 황당한 것은 리하오스는 이 우스개 한마디로 중벌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너무 억울할 것이다.

 

10년전 경풍제가 중국정권을 장악한 이래, 여론환경은 날로 악화되었다. 지금 중국백성들은 모두 금약한선(噤若寒蟬, 겨울매미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이다. 경풍제를 칭송하는 낯간지러운 아부의 말을 제외하고, 많은 단어들이 사용금지당했다. 예를 들면, 보편적가치, 납세자, 계란볶음밥, 만두.....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중국당국은 전면적으로 시진핑(習禁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번 토크쇼배우 리하오스의 우스개 한마디를 가지고 중국당국이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중국당국의 신경이 왜 이렇게 날카로워진 것일까? 초목개병(草木皆兵)이 될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을 얘기하다보니, 나는 살아오면서 겪었던 한가지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나의 친구중에 사모(史某)가 있다. 그는 용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능력도 평범하다. 그러나 그는 좋은 운명을 타고나서 꽃처럼 예쁜 여자와 결혼했다. 우리는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 한번은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사모가 아름다운 부인과 어린 아들을 데리고 참석했다. 술이 몇순배 돈 후에 사모의 처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서, 한 친구가 사모를 놀리면서 말했다: "네 아들이 왜 너를 조금도 닯지 않았느냐? 네 부인도 별로 닮지 않은 것같다..." 이 우스개때문에 사모와 그의 부인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사모는 하루종일 그의 부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을지 모른다고 의심했다. 그리고 그는 항상 그의 부인이 남자들과 얘기할 때 눈빛과 태도가 애매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항상 그의 주변에 있는 남자들은 모두 자기의 부인을 노린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그는 부인의 외부활동을 제한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부인의 행동자유마저도 제한했다. 싸움이 이어졌고, 삼일에 한번씩은 싸우고 오일에 한번씩은 큰 싸움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아이의 DNA검사를 해보자고 한 것이 낙타를 죽인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결국 그의 부인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와 이혼한다.

 

기실 사모가 의심을 한 근원을 따져보면 자신의 외모와 능력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가 변심했을까봐 걱정했고, 자신이 버림받을까봐 우려했다. 그래서 그는 이상한 눈빛으로 주위의 사람과 자신의 부인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항상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고, 그게 오래 되다보니 심리적 변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모는 바로 신경이 날카로운 중국당국의 모습이다. 중국당국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자신감이 없다. 만일 자신이 있다면, 인민들이 뭐라고 말하는 것을 겁낼 필요가 있겠는가? 중국당국은 극도로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에 극도로 제발저리는 상태가 된 것이다. 혹은 극도로 제발저리는 상태이다보니 극도로 자신감을 잃은 것이다. 중국당국이 왜 제발저리게 된 것일까? 그것은 한 가지이다: 나쁜 짓을 하면 제발저리기 마련이다(做賊心虛). 중국당국은 신중국건립이래 지금까지, 70여년간 국가와 백성들에게 해를 끼쳤고, 그 죄가 아주 크다. 그러니 제발저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