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혁(王赫)
10월 25일, 신장이 앞장서서 상위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천췐궈는 신장서기를 연임했다; 그런데 2달후인 12월 25일, 천췐궈는 면직되고(광둥성장 마싱뤼(馬興瑞)가 후임자로 임명된다), '별도로 기용할 것(另有任用)'이라고 했다. 대외선은 여러번 글을 발표해 천췐궈가 중공20대때 정치국상위로 승진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승진방식은 선례가 있긴 하다. 예를 들어, 2002년 5월 30일, 허궈창(賀國强)은 충칭시위서기에 연임되었다. 그해 10월 22일 충칭시위서기직무에서 면직되고, '중앙은 별도로 기용할 것(中央另有任用)'이라고 했다; 그리고 11월 중공16대때 허궈창은 중앙정치국위원, 서기처서기, 중앙조직부 부장이 된다; 2007년 제17대에서 정치국상위가 되고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된다.
다만, 당시 허궈창이 충칭시위서기에서 면직될 때 나이가 겨우 59세였다. 5년을 기다려 '정치국상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천췐궈는 금년에 66세이다. 이미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승진하지 않으면 물러나는 것'이다(不進則退). 지방의 일인자가 곧바로 '정치국상위'에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볼 수 없다. 옛날 후진타오, 시진핑이 그런 길을 걸었지만, 그들은 후계자로 내정되었기 때문이다. 허궈창, 장더장(張德江), 왕양(王洋)같은 경우는 지방에서 북경으로 가고 다시 5년을 기다려 정치국상위로 승진했다. 이런 각도에서 보자면, 천췐궈가 직접 정치국상위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그러나, 만일 "특별한 필요"가 있다면, 당연히 예외일 것이다. 그럼 "특별한 필요"는 무엇일까? 바로 시진핑이 천췐궈를 특별히 신임하는 경우이고, 천췐궈의 "감타감살(敢打敢殺)'을 이용하여, 현재의 정치국면을 타개하고, 시진핑의 삼연임과 집정을 위해 길을 열게 하려 하는 경우일 것이다. 중공의 내부투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많은 관리들은 '탕핑(躺平, 복지부동)'하고 있으며, 시진핑의 삼연임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있으므로, 시진핑은 재삼 '투쟁'을 얘기하고, 관리들이 '자기 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한다. 이런 때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는 혹리(酷吏)를 기용할 필요가 절박하다. 시진핑이 천췐궈를 중용한다면 바로 이런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천췐궈를 중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 가지 요소도 있다.
첫째, 천췐궈는 '혈채파(血債派)'에 속한다. 시진핑당국이 반드시 그 책임까지 부담해야할 필요는 없다.
천웬궈의 철완정책은 표면적으로 중공의 소위 '테러리즘'과 '3개의 세력'을 제거(압제)하는 것이지만, 그리하여 신장문제를 중공에 큰 부담이 되게 만들었다. 게다가 중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곧 열게 되고 각국은 외교적보이코트행동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제적인 압력이 지나치게 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신장은 이미 '안정'되었다. 새로운 정책단계로 들어가야할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천췐궈는 마침 은퇴연령이 되었다. 그리하여 천췐궈를 빼내서 공격을 피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12월 23일, 바이든이 <위구르족강제노동방지법>에 서명하여 정식으로 발효되었다. 이틀 후, 천췐궈가 물러난다. 양자간에는 아마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2020년 7월 9일, 천췐궈는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공최고위직 관리가 되었다). 이 각도에서 말하자면, 천췐궈는 정치적으로 상을 받은 것이고, 그의 전임인 왕러췐(王樂泉), 장춘셴(張春賢)처럼 2선으로 물러날 것이다.
둘째, 해외에서 공개된 "신장문건"의 창끝은 직접 시진핑을 겨냥한다. 시진핑이 천췐궈의 충성을 의심할 수도 있다.
신장문제학자인 Adrian Zenz가 최근 공표한 일련의 신장관련문건을 보면, 시진핑과 전체 최고지도층은 신장위구르무슬림과 기타 소수민족이 시스템적으로 박해를 받은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들 문건은 베이징이 고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신장정책의 문건과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거의 모든 문건은 기밀로 분류되어 있다. 처음에 '중국정계인사'가 뉴욕타임즈에 제공했고, 뉴욕타임즈는 2019년 11월 관련보도를 내보낸다. 금년9월, 익명의 인사는 문건을 영국의 '위구르특별법정(Uyghur Tribunal)'에 보낸다. Adrian Zenz와 동료는 이들 문건을 뉴욕타임즈의 2019년 발표된 내용과 자세히 비교해보았고,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장문건은 시진핑을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만들었다. 누가 신장문건을 폭로했을까? 시진핑당국은 정치투쟁의 각도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장문건'을 누가 폭로했건, 천췐궈는 그 수익자이다. 천췐궈는 파벌속성이 분명하지 않다. 그렇다고 하여 그가 암중으로 줄을 서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만일 시진핑당국이 천췐궈에 대하여 의심을 품었다면, 천췐궈이 정치일생은 이렇게 끝날 것이다.
그외에, 또 한가지점이 시진핑당국에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일부세력이 천췐궈의 '정치국상위'진입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기가 무엇일까? 시진핑은 안으로 '보당'심리가 있고, 밖으로 왕후닝같은 류의 고혹이나 가짜정보의 오도가 있지만 정국의 좌경화형세는 악화되고 있다. 다만 시진핑은 어쨌든 최후의 이성을 놓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타이완에 대한 전쟁, 미국과의 결전등이다. 그러나 중공내부의 일부 세력은 계속 시진핑을 좌로 향하도록 더욱 밀어부치고 있다. 즉시 전쟁을 개시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의도는 이를 통해 시진핑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천췐궈를 정치국상위로 밀고 있는 세력은 이 세력이 노리는 다음 수일까? 이에 대하여 시진핑당국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 시진핑당국은 천췐궈에 대하여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같다. 그러므로 천췐궈의 동향은 확실히 괴이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천췐궈는 중공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의 부조장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2월 26일 정부에서 발표한 중앙농촌공작회의 영상에 천췐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소식에 따르면, 천췐궈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한다. 건강문제는 역대이래로 중공정치투쟁의 카드중 하나이다. 건강문제는 결국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다. 천췐궈가 정치국상위에 들어갈지 아닐지는 현재로서 명확히 얘기하기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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