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선진)

상(商)나라 사람들이 미주대륙을 발견했다는 말은 진실인가?

중은우시 2015. 7. 13. 16:23

글: 장경위(張敬偉)

 

중국인이 미주대륙을 발견했다. 이 말은 당신은 믿는가? 주류 역사학자와 엄숙한 문화학자라면 절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수시로 이런 류의 뉴스가 터져나오곤 한다. 특히 삼류신문이나 인터넷글에서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이런 기괴한 글을 올려서 사람의 눈길을 끌려 하고 있다. 이런 류의 것은 외계인 및 각종 신비주의적 전설과 마찬가지로 모두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이다.

 

2015년 7월 11일자 신경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온 명각문자(銘刻文字) 아마추어 연구자인 로스캄프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가 뉴멕시코주, 캘리포니아주, 오클라호마주등지에서 84개의 상형문자를 발견했는데, 중국의 유적지에서 발견된 갑골문과 비슷하다고. 이에 대하여, 영국매체도 보도했다. 3300년전의 상나라때, 중국인이 이미 미주대륙에 도착했다고. 그리고, 이 기발한 생각을 한 미국의 아마추어학자는 이런 의견을 밝혔다. 그가 내놓은 증거중 하나인 암각화에는 상나라의 제3대군왕이 수하가 그에게 바치는 개를 받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는 기원전1500년에서 1000년 사이에, 개가 중국에서 제사용으로 쓰이던 습속과 부합한다고. 동시에 그중에는 '구(狗)'자로 해석되는 도안은 갑골문의 '구'자와 비슷하다고 하였다.

 

이들 증거는 터무니없다. 이는 말 그대로 문화허무주의이다. 중국의 상나라의 활동범위를 보면 정치중심이 중원이고, 동쪽으로는 바다에 닿았다. 해상에서 표류하여 미주대륙에 닿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당시의 생산력으로는 절대 바다를 항행할 조건을 갖출 수가 없었다. 아메리카대륙의 인디안은 빙하기에 얼어붙은 베링해를 건넜고, 몽골인종이 얼어붙은 길을 따라 미주대륙으로 이주한 것이다. 이주한 시기는 수십만년전의 사전(史前)시대이다.

 

미국의 아마추어학자가 증거로 내놓은 상형문자를 가지고 상나라사람이 미국으로 갔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믿기 어렵다. 사실상, 원시인의 부호는 전세계 각지에서 모두 상형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인류문화유전인자의 천연적인 속성이다. 즉 문화의 맹아기인 인류의 시초단계이다. 자연계에 대한 인식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실사구시적으로 그래도 모방하는 것이다. 전세계 각지의 사전암각화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그리고 서로다른 문명의 상형문자는 문명이 일정한 단계로 발전하면, 생산력의 제고와 결합하여 추상화개념화한다. 상나라의 갑골문이나 이집트의 상형문자등이 그것이다. 이집트문명과 중국문명은 서로 다른 문명에 속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설사 미국아마추어학자가 미국각지에서 발견한 상형문자가 상나라와 유사하다고 하여 그것이 상나라사람이 미주대륙으로 건너갔었고, 미주대륙을 발견했다고 하는 것은 그저 대중의 취향을 맞추려는 것뿐이다. 이러한 상형문자가 대량으로 발견되고, 상나라의 갑골문과 '형(形)'과 '의(意)'에서 대량으로 동질호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에는.

 

재미있는 점은 이 로스캄프라는 아마추어학자는 중국인미 미주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첫번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에 영국의 멘시스라는 퇴역해군잠수함장교는 심지어 <1421: 중국이 세계를 발견하다>라는 책을 썼고, 그는 정화가 이미 컬럼버스보다 먼저 세계일주여행을 실현했다고 하였다. 그의 논점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다: 고대해도(海圖)의 신발견, 미주 및 오스트레일리아에 고대중국침몰선이 있다는 등. 다만, 이런 류의 기괴한 주장은 대부분 아마추어학자들이 내놓는다. 그들이 내놓는 증거는 혹은 조각조각을 억지로 뜯어맞춘 것이거나, 스스로 맞다고 연상하는 것에 불과하다. 전문적인 고고학자나 역사학자가 보기에 이런 증거는 논박할 가치조차 없다.

 

역사라는 두터운 책은 비록 정사에 근거하여 간략하게 기술하여 이루어지지만, 이런 간략화된 '역사'에도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는 수수께끼와 의문사건이 수두룩하다. 정사외의 역사정보는 시간과 공간에서 이미 많이 잃어버렸고, 역사의 진상을 통찰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신비주의적인 생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하여 문학가의 허구와 민간전설의 전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역사소설도 좋고, 역사수수께끼 풀이도 못할 것은 없다. 그러나 소설가와 극본가가 자신의 추측한 것을 진실한 역사라고 우긴다면 그것은 지나친 것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다.

 

엄숙한 사학자와 전문적인 고고학자라면 논리에 부합하는 역사에 대한 일부 추측은 학술을 혁신하는데 영감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태사공의 <사기>에 기술된 상왕조의 세계는 근대 갑골문의 발굴로 이것이 진실한 역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현재의 하왕조는 비록 고고학적으로 거의 공백이지만, 역사의 전설과 엄숙한 사학저작에 따르면 하왕조의 존재도 여전히 역사적 논리를 지니고 있다.

 

다만, 중국인이 처음으로 미주대륙을 발견했다는 식의 추단은 그저 아마추어인사들의 억측일 뿐이다. 이런 논리는 가장 기본적인 설득력도 갖추지 못했다. 당연히 이것은 중국인이 예전에 미주대륙을 가보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화적인 의미에서 중국인이 미주대륙을 발견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행히 중국학자들도 멍청하지는 않다. 영국미국의 아마추어인사들의 사기에 속아서 맹목적으로 따르는 문화허영주의에 빠지지는 않았다. 그저 오락거리로 여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