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노녕(魯寧)
광동성 구강대교가 이번 달 15일에 무너졌다. 직접적인 이유는 모래운반선이 들이받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물에 빠진 차량과 실종인원의 시신을 건지는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의외인 점은 사고감정의 속도가 아주 신속했다는 점이다. 사고난지 짧은 7일만에 광동성은 황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선포했다: "교량 자체는 품질문제가 없다. 대교붕괴는 전부 배의 문제이다"
구강대교붕괴사건은 국내외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북경"에서도 깊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일 교량의 품질이 확실히 튼튼했다면, 붕괴는 그저 의외의 사고이고, 만일 교량에 선천적인 품질문제가 있었다면, 바로 지방관료의 행정책임문제로 번지게 될 것이다. 황급히 교량과는 무관하다는 조사결론을 선포하는 것은 하루빨리 여론의 의문을 잠재우고, 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조치가 아닌가?
중대사고의 조사결론에 대한 기자회견에는 통상적인 관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먼저 조사측이 조사결론을 발표하면, 그 후에 시간을 내서 기자들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반시간만에 서둘러 끝을 냈고, 기자들의 질문도 허용하지 않았다. 당국이 내놓은 이유는 거의 황당한 수준이다: "그중 2명의 전문가가 비행기를 타야 하므로, 기자의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광동성 고위관료는 "....특별히 성외부의 전문가를 초청하라. 광동성내에서 말을 맞추지 말라"고 지시했었다. 10명은 "교량 자체에 품질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 전문가중 6명이 광동성 이외의 사람들이었다. 시작부터 혐의를 벗어날 생각부터 하다니, 진보는 있었다. 그러나, 6명의 성외부 전문가중 2명이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기자의 질문을 막다니, 이것은 오히려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급격히 하락시켰다.
광동의 매체들은 상해보다 '간'이 큰 것같다. 각 신문은 이 결론을 이런 식의 제목을 달아서 보도했다: "구강대교붕괴는 다리와 관계없다" "구강의 단교에 다리는 책임없다" "전문가소위: 다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배가 강했다" ... 어떤 광동의 신문은 아예 사설로 실어 이렇게 강조하기도 했다. "다리붕괴사건은 공사품질의 위기일 뿐아니라, PR의 위기이다. 민중들이 사고감정결과를 진정으로 믿고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그런데, 당국은 경솔한 방식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하여, 공중이 교퉁부문에 대한 신뢰위기를 가속화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해외미디어들이 이 발표에 대하여 어떻게 의문을 가지고 있는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교량 자체에 품질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근거는 다음의 두 가지 방증때문인 것같다: 하나는 이 다리가 1988년 6월에 차량통행후 "국가과기진보2등상"을 받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다리가 1991년 다시 "국가우수설계동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로 문제를 해명하는 것이기도 하고, 해명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심지어 "더 큰 문제"를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당당한 북경서역이 당시 국가건축품질최고사인 "노반상"을 받았는데, 2년도 안되어서 '두부쓰레기'공사로 판명나 세인의 조소를 받은 일을 잊지는 않았다.
사회는 확실히 진보했다. 광동성 정협의 상임위원이며 40여년의 경력을 지닌 교량전문가인 여보송(黎寶松)이 나타나 다른 의견을 얘기하고, 신문의 논조를 헛소리라고 말했다. 이어서, 당시 다리 노면을 이을 때 10센티미터의 오차가 있어서, 교각위에서 억지로 이었다는 비밀도 털어놨다. "다리는 휘어 있습니다. 어떻게 국가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씁니다" 여노선생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여론이 꺽이지 않자, 전문가감정소위의 한 "핵심전문가"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익명을 조건으로 매체에 털어놓았다: "전문가소위는 그저 대교가 배와 충돌전에 안전상태에 있었다는 결론만 내린 것이지, 대교에 품질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핵심전문가"가 더 이상 버텨주지 못하자, 교통청의 한 부청장이 급히 보완했다: "조사과정에서 '교량부하의 차량교통이 과중'(말이 이상하나 원문이 이렇다)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지방에서 하상에서 질서없게 모래채취를 하여, 교각의 기초가 내려앉아 교량의 부하능력이 하락되었다"
필자는 비전문가이고, 다리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하여는 "있다"고 말할 수 있다.(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조사의 절차적 공정을 마련하고, 조사결론을 발표하는 절차적 공정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첫째, 다리는 교통청이 조직하고 건설시공한 것이다. 다리가 충돌로 붕괴된 후, "교량 자체의 품질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사는 여전히 교통청이 조직했다. "독립한 제3자"가 수행한 것이 아니다. 결론도 교통청이 광동성의 명의로 발표했다. 마치 선수와 심판을 한 사람이 하는 것과 같다. 단지 절차상 약간 추가한다고 해서 조사결론에 대한 신뢰도가 생길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 기자회견에도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용두사미였고, 일방적 발표에 불과했다. 서로 교류하는 기자회견이 아니었으므로 절차적 정의를 얘기할 거리가 없다.
백성들에게 신뢰를 지키라고 하려면, 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부가 어떻게 신용을 지키느냐에 대하여는 먼저 쉬운 것부터 하고 나중에 어려운 것을 하면 된다. 먼저 절차적 정의부터 착수하고, 점차 습관을 들여가면 된다. 이것이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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