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의 해외투자(쩌우추취, 走出去) 바람이 거세다. 그 중 작년에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TCL의 알카텔 핸드폰사업부문인수는 거의 실패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한 중국에서의 분석내용을 소개한다. TCL은 한국의 김희선을 모델로 내세워 한때, 중국 핸드폰업계에서 1위까지 올랐던 기업으로 유명하다.
TCL과 알카텔의 합자기업인 TCL & Alcartel Mobile Phone Limited(“T&A회사”)는 원래 작년 중순 성립당시 TCL이 5,500만유로의 현금을 내고 알카텔이 자신의 지적재산권등 자산을 내서 합쳐 약 1억유로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5년 1/4분기까지 T&A회사는 누계로 약 6,600만유로의 손실을 기록하였다. TCL이 투입한 5,500만유로의 현금은 이미 전부 사라졌다.
2005년 5월 17일에 TCL통신과기홀딩유한공사(TCL통신, 2618,홍콩)은 주식교환방식으로 알카텔이 T&A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45%의 지분을 인수하여 T&A회사를 TCL통신의 100% 자회사로 만들고, 알카텔은 TCL통신의 4.8%의 지분을 가지는 일반주주가 되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와 미디어들은 이혼, 실패등의 말이 하기 시작했다.
알카텔의 어떤 고위층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TCL의 핸드폰사업이윤은 그다지 높지 않았는데, 높은 비용을 들여 국제기업을 인수한 것은, 굳이 비유하자면, 일반노동자의 돈을 가지고 비행기생산 공장을 먹여살리는 꼴이었다. 즉, 가난한 사람이 부유한 사람을 먹여살리는 형국이었다” 2004년 6월말이전에 TCL의 이윤은 22.5%였고, 알카텔의 핸드폰사업적자는 약 3,500만유로였다. 금년 3월말에 서로 갈라지기 전에는 TCL의 이윤은 5%로 떨어졌고, 합자회사는 여전히 3,577만유로의 적자를 가지고 있다.
5월 17일 TCL통신은 5월 13일에 체결한 주식교환의 내용을 공시하였다. (1) 알카텔이 보유한 T&A회사의 45%지분을 TCL에 양도한다, (2) TCL통신은 주식교환성립일 1일전에 기발행주식총수의 5%의 신주를 발행하여, 알카텔에 대가로 지급한다. (3) 이외에 알카텔은 합자회사의 360명 프랑스측 인원을 받아들이고, TCL통신에 2,000만유로의 현금을 보상한다. 금년 3월말의 TCL회사의 순자산가치로 계산하면, 알카텔이 받은 TCL통신의 4.8%지분의 시가는 약630만유로가 된다.
TCL통신의 설명으로는 “기추진중인 원가감축조치는 아직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 T&A회사의 판매실적도 아직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번 거래의 목적은 “전면적으로 T&A회사의 자원을 통제하고, 그룹내부의 업무결합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다.” 작년 9월 정식운영을 시작한 이래로, T&A회사는 2004년과 올해 1사분기까지 각각 2,83억위안과 3.78억위안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T&A회사의 연구개발 및 판매센터인 100%자회사 TCL&Alcatel Mobile Phone SAS(“SAS회사”)의 손실도 2.89억홍콩달러와 3.09억 홍콩달러에 달한다.
“이번 M&A는 당연히 실패작이다”. 업계의 권위있는 자문회사인 Gartner Dataquest의 상해애널리스트 Sandy Shen은 말한다. 그녀의 관점은 업계의 T&A회사에 대한 보편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아마도 합자전에 서로 준비가 부족했고 조사연구도 부족한데, 기대치는 너무 높았으며, 동시에 양쪽 인원은 문화적으로 통합하는데 어렵고 복잡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같다”
투자은행인 DBS Vickers(홍콩)의 소비전자업종 애널리스트인 Joseph Ho는 M&A완성시 알카텔은 이미 TCL통신과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하였고, 현재는 단지 시기를 앞당겨 집행하는 것뿐이라는 것이며, 이번 변화로 회사업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알카텔의 지위는 합자회사의 45%를 가진 2대주주에서, 현재는 상장회사의 5%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소주주로 바뀌었는데, “이것은 알카텔이 뒤로 한발 더 물러난 것이며, 이 점에서 쌍방의 거리는 갈수록 멀어진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Joseph Ho는 “사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알카텔이 향후 TCL통신의 지분도 팔아버리고 완전히 빠지는 것이다”라고 한다.
T&A매수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권위있는 사람은 TCL의 측면에서 주식교환방식은 별도의 현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겉으로 보면 알카텔은 4500만유로+알파를 가지고 630만유로의 가치를 지닌 지분을 받은 것이지만, 그러나, 알카텔의 자산은 원래 쓰레기 수준이었고, 가치는 제로였다” 이 사람에 의하면 주식교환의 의미는 “서로 체면을 세우고, 웃으며 헤어지는 것”이다.
알카텔이 핸드폰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후, 관심를 나타낸 중국회사는 적지 않았었다. TCL이외에도 남경팬더, 중국전신 그리고 상해복성이 모두 알카텔핸드폰사업에 구매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알카텔과 실질적으로 인수협상을 벌인 것은 상해복성과 TCL의 두 회사였다.
알카텔핸드폰은 도대체 어떤 회사인가? 왜 중국회사들이 그렇게 매력을 느꼈는가?
2004년 말, TCL의 동사장인 리동셩(李東生)은 알카텔 핸드폰사업을 인수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비교적 간단하다. 상대방은 공장이 없고 단지 2개의 R&D센터만 가지고 있으며, 직원도 비교적 적다. 통합하는 작업도 힘들지 않다. 그러나 가장 매력있는 것은 기술이다.” 이동생은 중국기업이 해외사업을 개척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지적재산권과 특허를 가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였다. “해외의 경쟁업체가 기술로 우리를 압박하면 이것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알카텔도 GSM핸드폰 기술과 특허를 합자회사에 이전하는데 동의하였다. 이것이 알카텔의 가장 큰 자산이다”
국내업계 애널리스트들도 중국핸드폰기업의 인수동기는 단순히 ‘개발력강화”에 있지 않다고본다. 현재 많은 핸드폰업체는 특허상호사용계약을 맺고 있어서, 제품을 지식재산권이 보호되는 시장에는 팔 수가 없고, 단지 러시아, 인도등지에 팔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특허상호사용계약은 국제적인 거대기업간에 이루어지고 있고, 그들의 기술 숫자나 내용에 따라 서로 비용을 지급하거나 면제하곤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기업들이 일단 특허사용비를 내야한다면 중국산 핸드폰은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듣기로 일본의 마쓰시다는 특허료로 5-8%를 비용으로 지출하지만, 중국회사는 더 높은 8-15%를 부담한다고 한다. “M&A의 출발점은 아마도 알카텔의 브랜드와 특허를 얻은 후 정정당당하게 국제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한 것이고, 이것이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다른 매수경쟁자인 복성은 비록 핸드폰사업의 경험은 없고, 국내핸드폰업의 이윤율에도 별다른 유인이 없었으나, “만일 특허료와 배상문제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고, 프랑스 연구개발 및 인력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국내핸드폰회사를 매수하여 생산제조한다면, 이 프로젝트는 가능하다고 보았다”.
알카텔의 이동전화부문은 주로 프랑스, 멕시코, 중국의 세군데 회사가 있다. ABS이동전화부문, Mexico이동전화부문, 알카텔소주통신유한공사(ASTEC)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프랑스와 중국회사의 기능은 R&D와 판매이고, 멕시코회사는 판매이다. Ernst & Young의 합병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과 2002년 알카텔 이동전화부문의 판매순액은 10.5억유로와 11.8억유로에 달하였다. 중국최대의 핸드폰회사인 Bird와 비슷한 금액이다. 2004년 Bird의 핸드폰업무수입은 102억인민폐이다. 그러나, 2003년 알카텔의 핸드폰판매액은 6.1억유로로 떨어졌고, 같은 해 TCL 핸드폰의 영업액은 95.6억인민폐였다. 핵심문제는 알카텔은 계속 적자였다는 것이다.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알카텔의 이동전화부문의 적자는 4억유로, 1,972만유로, 7440만유로였다. 2004년 1사분기의 순손실도 1,482만유로였다.
이동생은 일찍이 프랑스 톰슨의 텔레비젼사업과 알카텔의 핸드폰 사업을 비교하였다. 텔레비전는 전통적 사업으로 합병효과는 구매, 판매와 제조의 측면이지만, 핸드폰의 합병효과는 제품계획과 연구개발로 보았다. 관건은 알카텔의 특허가 TCL의 시스템에서 가치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알카텔의 고위임원은 이것에 대해 “정말로 환상적인 꿈이었다”고 하였다. “중국의 저원가”에 “알카텔의 기술”을 합치는 이런 이상적인 모델에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투자은행의 인사의 분석으로는 만일 국내기업이 기술, 브랜드, 전세계판매네트워크를 얻는 것을 M&A의 출발점으로 한다면 먼저 두개의 어려운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만일 원래 국제기업의 높은 원가를 어떻게 줄일 것일 것인가. 구매대상은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있는데 한번 잘못처리하면 바로 인재유실과 소송에 말려드는 것이다. 둘째는 알카텔의 핸드폰은 그동안 계속 적자상태였는데, 아마도 판매나 전략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매수측은 이것에 대하여 더 좋은 해결방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훨씬 잘 알고 있는 외국회사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내용에 대하여 중국기업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T&A회사는 알카텔의 연구인력을 그대로 흡수하였는데, 그 인원이 700명에 달하였다.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 인원이지만, 이들의 평균 월임금은 1만유로이므로 1달에 700만유로가 인건비로 들었다. 결국, TCL이 투입한 현금은 이들에게 8개월치 급여를 줄 수 있는 정도의 돈에 불과하였다는 것이다. 합병후에는 T&A의 주요한 임원들이 퇴직하는 일이 일어나고, TCL내에서도 핸드폰사업부문의 임원이 퇴직하는 일이 일어났다.
TCL의 문제점은 어느 한 분야에서 최강이 되지 못하고, 핸드폰,
TV, MP3등등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핸드폰시장에서 중국내기업중 1위인 Bird는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10.8억,
10.2억의 매출액을 보이고 있는데, 2위인 TCL은 9.6억에서 6.1억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였다. 참고로, 3위로 올라선 중흥통신은
3.6억에서 6.0억으로 급성장하였고, 4위인 하신은 6.0억에서 3.8억으로 감소하였으며, 5위인 콩카는 3.9억에서 3.7억으로 소폭
감소하였다.
TCL은 야심만만하게 인수한 톰슨의 텔레비전사업과 알카텔의 핸드폰사업이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핸드폰의 경우 국내시장에서도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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