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재지이(요聊齋誌異): 정진이망(精盡而亡)에 관한 이야기

글: 철학서유(哲學西遊) 

 

남자가 정력이 다해서 죽는다(精盡而亡)는 것은 현대과학에서 거짓으로 밝혀졌다. 기본적으로는 고대에 남자들에게 성행위를 절제하라는 과장된 말에 불과하다. 또한 고전소설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사용한 스토리이기도 하다. <요재지이>도 그 속틀을 벗어나지 못해서 더욱 공포스러운 성애참극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참극은 서문경(西門慶), 가서(賈瑞)같은 류의 교과서식 설명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가장 생생하고 생동감있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정진이망'의 고훈을 얘기한다. 그래서 믿는 사람이 나타나도록.

 

성도(成都) 부근의 청성산(靑城山)에 과부가 한 명 있었다(포송령은 그녀를 청성부(靑城婦)라고 불렀다). 성도에 나와 있는 한 상인에게 재가하여 그의 외택(外宅, 현지처)이 된다. 두 사람은 한동안 살다가 상인이 고향으로 돌아가 버린다. 1년이 지난 후에야 성도로 돌아왔다. 그러나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상인은 기이하게 사망한다. 상인의 동료들은 이 일에 숨은 비밀이 있다고 여기고, '청성부'를 관부에 고발한다. 현지의 최고관리로서 성도태수도 청성부가 외인과 사통하여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러나, 아무리 고문을 하고 심문을 해도, 그녀는 외간남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가 전혀 없어, 태수는 그녀를 감옥에 가둬둘 수밖에 없었고, 사건은 해결이 되지 않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을 끈 후, 태수아문의 누군가가 병이 나서 나이든 의생을 부른다. 태수는 이 의생과 한담을 나누다가 그 기이한 사건을 언급했다. 아니든 의생은 그의 말을 듣더니 태수에게 그 여자가 입이 뾰족하지 않은지 물어본다. 태수는 깜짝 놀라서, 의생에게 왜 그런 것이냐고 물어보니, 의생은 처음에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태수가 재삼 묻자, 놀라운 비밀을 털어놓는다.

 

의생의 말에 따르면, 원래 청성산의 주변에는 몇 개의 마을이 있는데, 부인들이 뱀과 교배하여 여자아이를 낳는다고 했다. 이런 '잡교'로 태어난 여자아이는 음도에 뱀의 혀가 숨겨져 있어서, 그녀들이 남자들과 교합할 때, 이 숨겨진 혀가 남자의 정관으로 깊이 들어가서, 남자의 모든 정액을 빨아먹어 정진이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상인의 현지첩도 그런 여자라고 했다. 상인은 바로 그녀의 그 비밀스러운 곳에 숨겨진 혀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했다.

 

태수는 그 말을 다 들은 후 놀라마지 않았다. 다만 그래도 그다지 믿지 않았다. 의생은 이어서 말한다. 현지의 무파(巫婆)를 불러서 그 부인에게 법술을 쓰게 해보라. 그녀가 발정하면 그녀는 스스로 그녀의 '혀'를 노출시키게 될 것이다. 태수는 즉시 무파를 불렀다. 과연 부인의 하체에서 혀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진상이 밝혀지자, 태수는 그녀를 무죄석방한다. 포송령의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

 

이야기는 이렇게 짧지만, 정보량은 아주 많다.우리는 이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두 가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왜 과부와 상인이 막 결혼했을 때, 그는 해를 입지 않았을까? 설마 막 시작했을 때 그들 두 사람의 애정이 일정한 정도에 이르지 않으면, '사랑'이 아직 맹렬하지 않으면, 과부의 '혀'는 나와서 상인의 정액을 취할 정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혹은 부인이 최대한 자시의 '혀'를 통제할 수 있었단 말인가? 매번 흡식하는 정액의 양을 상인이 죽지 않을 정도로 통제했단 말인가? 어쨌든, 그녀는 그가 죽기를 바랄 이유가 없었다.

 

만일 우리가 이런 해석에 동의하면, 상인이 고향으로 돌아간지 1년후에 다시 부인과 만났을 때 비명에 죽었다는 점을 쉽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오랫동안 헤어지면 신혼과 같아서 상인은 그 날 밤에 부인과 온 힘을 다하였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부인의 정욕이 이미 통제불가능한 수준이 되어 버렸고, 동시에 자신의 '혀'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사람의 '정'과 '욕'은 일단 어느 선을 돌파하게 되면 그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아니면, 과부가 상인에게 '만성'적으로 해를 가하여 마침내 그 격정의 밤에 '양이 질로 변한다'는 변화가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국은 폭발한 것이다. 어찌되었건, 한 가지는 분명하다. 상인이 침대에서 죽는 그 순간, 과부는 분명 비통해 마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녀에게 있어서,남자와 너무 깊이 사랑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남자는 목숨을 일흔다. 다만 그녀는 또한 '반인반사(半人半蛇)'의 요정이다. 다정다욕의 본능은 그녀로 하여금 남자의 사랑을 갈망하게 한다. 그래서 그녀는 이런 모순 속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은 증명한다. 그녀는 두번, 심지어 더 많이 외줄타기에서 실패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상인에게 시집가기 전에 이미 과부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가 이전에도 같은 방법으로 최소한 1명의 남자를 죽였다는 말이다. 현재 그녀는 과부에서 다시 과부로 되었다.

 

이 가련한 과부는 그녀의 몸에서 '혀'가 자라기 때문에, 영원히 과부로 있을 운명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재가한 것이다. 그리고 참극은 다시 발생했다. 그녀 몸의 그 원죄와도 같은 '혀'를 제외하고, 중국인의 가장 기본적인 성관념으로 보자면, 그녀는 바로 모종의 '우물(尤物)"이다. 남자가 만나서는 안되는 우물이다. 누구든지 그녀를 만나면 죽는다.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그녀는 바로 남자의 '극성'이다.

 

둘째, 설사 과실치사라고 하더라도, 과부는 상인의 죽음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다만 그 태수는 진상을 알고 난 후, 아무런 망설임없이 과부를 석방했다. 이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설사 그녀가 여하한 법적책임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도, 태수는 그녀의 행동을 제한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도 다른 남자가 그녀때문에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태수는 이런 것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아주 분명하게 그녀를 풀어준다. 설사 태수가 과부의 처지를 동정한다는 말일까? 혹은 그가 거기에서 인간세상의 가장 강렬한 애욕을 알았기 때문일까? 많은 경우 남녀간의 사랑으로 죽음에 이르는 것이 비로소 사랑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태수는 거기에서 이러한 도리를 깨달은 것일까? 만일 정말 그렇다면, 자유를 얻은 과부가 감옥을 떠난 후 자살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대철대오(大徹大悟)이니, 태수를 더욱 감동시켰을 것이다.

 

단지 이야기가 너무 간단하다. 포송령은 과부를 죽게 만들만큼의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태수는 더욱 심도있게 깨달음을 얻을 수 없게 되었다.

 

기실, 포송령의 이야기는 비록 사람들에게 진실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주지만, 역시 남자들에게 지나치게 욕망대로 하지 말라는 권고를 담고 있다. 기실, 소위 입이 뾰족하고, 턱이 뾰족한 여인은 사정(蛇精)이라는 말은 그녀들이 요미(妖媚), 풍소(風騷)하고 또한 극부(克夫)하며, 남자들이 방종하게 만들어 최종적으로 원기를 모조리 소모하게 하여 그녀들의 치마 아래에서 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옛날의 연속극 <신백낭자전기>에서 백사정(白蛇精)을 연기한 조아지(趙雅芝) 본인이 바로 이런 뾰족한 턱의 대명사가 아닌가? 그녀는 허선(許仙)을 유혹하여 혼불수사(魂不守舍)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그리고 만화영화 <호로왜(葫蘆娃)>의 그 사정(蛇精)도 송곳처럼 뾰족한 턱을 지니고 있다. 조금만 잘못하면 요염의 부호와 표시가 될 수 있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그 "임매매(林妹妹)"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의 뾰족한 턱은 가보옥(賈寶玉)의 모친 왕부인을 하루종일 불안하게 만들었고, 아들이 어느 날 임대옥(林黛玉)에게 '정수'를 다 빨릴지 모른다고 걱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유형의 뾰족한 턱과든 달리 포송령이 쓴 글에서의 그 과부는 출신을 믿기가 너무 어렵다. 살마과 뱀이 교합한 후손이라는 말이다. 과학을 믿는다면 여인이 뱀과 교접하여 임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고대인들은 믿었다. 그들의 상상력은 현대인을 초월한다. 고대의 자기에 그린 회화에도 아주 정교하게 여인과 뱀이 교합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포송령이 말한 여인의 비밀스러운 곳의 '혀'라는 것은 기실 우언화(寓言化)한 수법이다. 암암리에 어떤 유형의 여인은 강대하고 초자연적인 신비한 역량을 가졌다는 것을 말한다. 그녀들의 생식기를 이용하여 남자를 무형중에 죽일 수 있다는 말이다. 뾰족한 턱의 여인은 바로 이런 유형의 대표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남자들은 그러나 여전히 그러한 여인들을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

 

재미있게도 턱이 뾰족한 여인들은 일반적으로 모두 미인이다. 사정이라고 하여 모두 턱이 뾰족한 것은 아니다. 다만 뾰족한 턱을 지닌 여인은 천연적으로 사정이다.

 

천백년이래, 중국인들은 선인들의 경험과 교훈을 종합하여 지금까지도, 우리가 그것을 법칙으로 받들지는 않을지라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항상 이를 직접 시험해보려는 남자들이 있엇고, 후세인들에게 다시한번 탄식하고 따르게 하는 멋진 사례를 남기곤 했다. 포송령 본인의 요재이야기는 그저 하나의 '요재'일 뿐이다. 그는 아마도 자신이 직접 시험한 것이 아닐 것이고, 그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옮겨적어놓은 것일 뿐일 것이다. '진실'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