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정화)

정화(鄭和)는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했는가?

중은우시 2008. 9. 11. 15:26

작자: 미상

 

정화(명홍무4년 1371년 - 선덕8년 1433년)는 중국 명나라때의 항해가이며 외교가였다.

원래의 성은 마(馬)이고, 이름은 삼보(三保)이며, 운남성 곤양(지금의 진녕) 보산향 지대촌에서 태어났으며, 회족(回族)이다. 6대조는 Sayyid Ajjal Shams al-Din Omar로 원나라초에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으로 온 색목인 귀족이었다. 부하라의 국왕인 무하마드의 후예로 일찌기 운남행성 평장사를 역임했고, 함양왕에 추존되었다. 증조부인 Bayan은 원나라 대덕11년(1307년)에 중서평장사를 지냈고, 증조모는 마(馬)씨이다. 조부는 미드나하즈이고 조모는 온(溫)씨이다. 부친인 마하즈(원래 이름은 미리진)는 진양후에 봉해졌고, 모친은 온씨이다. 부족사람들은 스스로를 함양세가(咸陽世家)라고 칭했다. 미리진은 마삼보를 낳고, 진양후를 이어받았다. 마씨성은 아랍어의 마흐무드를 중문화한 것이다. 마삼보는 33살때, 전공을 세워 정(鄭)씨성을 하사받고 이름을 화(和)로 고친다. 정화는 큰형인 마문명(馬文銘)의 장남으로 후사를 이었는데, 이름이 정문명(鄭文銘)이며, 자는 은래(恩來)이고, 금의천호후를 세습받고 남경 삼산가(현재의 마부가)의 마부에 살았다. 정화의 후손은 현재 21대까지 이어진다.

 

정화가 아메리카를 발견했는가?

 

최근에 상해골동시장에서 구매한 지도 한장이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잡지는 최근들어 이 지도를 공표했다. BBC등 수십개의 권위있는 영문매체도 이 소식을 전했다. 이 지도는 금년 1월 16일에 북경에 전시되었고, 인터넷에도 사진이 알려졌다. 그리하여 우리도 다행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보통지도가 아니다. 왜냐하면, 지도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양주가 그려져 있을 뿐아니라, 남극대륙과 아메리카대륙까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지도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지도는 청나라 건륭28년(1763년)에 그려졌는데, 명나라 영락16년(1418년)에 그린 <<천하제번식공도(天下諸番識貢圖)>>의 복사품으로 이름은 <<천하전여총도(天下全輿總圖)>>이다. 이는 천하의 각 번에서 명나라 영락제에게 진공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지도의 왼쪽위에는 이런 글이 쓰여져 있다. "홍권(紅圈, 빨간색으로 둘레를 치다)을 하지 않은 것은 모두 원래 지도에서 명명하지 않은 것이다" 즉, 지도에 홍권이 쳐진 것은 모두 원래의 <<천하제번식공도>>에 표시되어 있는 것이라는 말이다.

 

만일 이 지도의 원본이 정말 1418년에 그려졌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이, 파괴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희망봉은 포르투갈의 항해탐험가인 디아즈에 의하여 1488년에 발견되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네덜란드인에 의하여 17세기에 발견되었고, 남극대륙은 미국인과 영국인에 의하여 1820년에 발견되었으며, 아메리카대륙은 1492년 컬럼부스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당연히 이들 공인된 발견은 서방세계에서 그의 문명에 속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탐험과 발견기록이다. 진정으로 이들 지방을 발견한 사람들은 문자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더구나 서방인들이 이들 지역을 발견한 이후에 비로소 이들 지역이 지구촌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리하여, 이들 서방인들의 제1차발견은 역사적인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다만, 현재 이 지도의 출현은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있다. 이들 지역은 1418년이전에 이미 중국인에 의하여 발견되었을 뿐아니라, 기록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다.

 

이전에, 영국해군의 퇴역장교인 멘시스는 그의 저작 <<1421: 중국이 세계를 발견한 해>>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3개의 증거를 제시하며 중국인인 정화가 컬럼부스이전에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 세가지는 "항해도", "역사유적", 그리고 "현지인의 DNA"였다.

 

그런데, 이번 지도에 표기된 "영락13년 정사 태감 마삼보등과 방갈랄(榜葛剌)제번으로 가고, 홀로모(忽魯謨)등의 나라까지 가서 하사품을 내리고 영락16년에 귀경하다"라는 말이 있다. 정화의 원래 이름이 마삼보이다. 그래서 '삼보태감'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이 지도의 출현은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멘시스의 이론에 가장 강력한 증빙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론은 이미 중국의 적지 않은 학자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 지도에 따르면, 중국인은 희망봉, 아메리카대륙, 오스트레일리아를 먼저 발견했을 뿐아니라, 남극대륙도 먼저 발견했다. 게다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투영지도제작방법도 익히고 있었다. 이런 지도제작방법은 이전까지 16세기에야 비로소 유럽의 선교사에 의하여 중국에 도입되었다고 알려진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지도는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마찬가지로 격렬한 논쟁도 불러일으켰다. 필자는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자세히 인터넷에 공토된 폭발력을 지닌 지도를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역사적인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의문점이 너무나 많았다. 아래에 하나하나 언급해보기로 한다:

 

첫째, 원래지도에는 한반도에 홍권(紅圈)으로 "고려(高麗)"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역사적인 사실은 1392년에 고려왕조의 대장 이성계에 의하여 고려왕조는 무너지고, 스스로 국왕이 된다. 명태조 주원장은 "국호를 조선이라고 하라"고 한다. 그러므로, 영락제때 그려진 지도라면 명나라의 속국이었던 조선의 국명을 고려라고 적었을 리는 없다.

 

둘째, 북방 몽골초원의 위치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순서대로 '홍권'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 "몽고(蒙古)", "흉노(凶奴)", "달달(韃靼)"이다. "흉노(凶奴)"는 "흉노(匈奴)"의 오기일 것인데, 명나라때는 중국의 북방에 일찌감치 흉노가 없어졌다. 당연히 "흉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외에 명나라때는 몽고를 "달달(韃靼, 타타르)"과 "와랄(瓦剌, 오이라트)"의 양부로 나누었다. 전자는 동쪽이고 후자는 서쪽이다. 그런데, 지도에는 "오리라트"가 표기되어 있지 아니할 뿐아니라, 원래 동쪽에 있어야 할 "달달"이 서쪽으로 표기되어 있다. 몽골의 여러 부족은 명나라영락제가 다섯번이나 친히 정벌에 나섰었는데, 그것을 잘못 적을 리는 없다.

 

셋째, 지도에 홍권으로 "호북(湖北)", "호남(湖南)"의 두 성의 지명이 있다. 그런데, 역사적 사실은, 명나라때는 포정사사로 "호광(湖廣)"이 있을 뿐 호북, 호남은 존재하지 않았다. 호북, 호남은 청나라때의 일이고, 명나라때의 지도에 호북, 호남의 포정사사(성에 상당)의 명칭이 나타날 리 없는 것이다. 나타난다면, '호광'으로 나타나야 한다.

 

넷째, 지도중에 홍권으로 "안휘(安徽)"라는 지명이 나타난다. 그런데, 역사적 사실은 안휘도 청나라때 세워진 것이다. 현대의 안휘성은 명나라때는 남경(남직예)에 속했다. 그리고 명나라때는 근본적으로 '안휘'라고 부르는 지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도상에는 안휘와 남직예를 함께 적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에 위배된다.

 

다섯째, 지도중에 홍권으로 "유구(琉球)"라고 지금의 대만섬에 표시하고 있다. 비록 명나라때 대만에 대하여 통일되고, 고정된 명칭은 없었지만, "유구"는 명나라의 속국으로 지금의 일본 오키나와섬이다. 지리적인 위치를 당시에 분명히 알고 있었으므로, 대만을 유구라고 잘못 알고 있을 리는 없다.

 

여섯째, 지도에 홍권으로 중국주변의 해역(황해, 동해, 남해)를 "대청해(大淸海)"라고 표시하고 있는데, 이 명칭도 명나라때의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일곱째, 공영안(纓晏) 선생이 발견한 것으로, 지도의 홍권표기에 "이 지역의 사람들은 상제를 많이 모시는데, 교명이 경(景)이라 한다"라는 것이 있다. "상제(上帝)"라는 중국어명칭은 기독교에서 최고신을 의미하는 단어이고, 16세기말에 마테오 리치가 처음 만들어낸 말이다. 이외에 세상사람들이 경교(네스토리우스파)를 기독교의 일종으로 알게 된 것은 1625년에 서안에서 출토된 <<대진경교유행중국비>>가 발견된 이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이 명칭이 명나라초기의 지도에 나타날 수는 없는 것이다.

 

여덟째, 지도에 홍권으로 "북직예(北直隸)"와 "남직예(南直隸)"의 두 곳이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은 영락19년(1421년)에야 비로소 "북경행부를 없애고 직예6부를 두었다" 그러므로 이 지도가 3년이나 먼저 나왔는데, 3년후에나 나오는 명칭을 썼다는 것이 된다.

 

이상의 8가지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점을 근거로 판단하자면, 이 지도는 절대 명나라 영락 16년에 나온 <<천하제번식공도>>의 복제품일 수가 없다. 더더구나 이것으 가지고 정화가 아메리카대륙, 희망봉, 오스트레일리아, 심지어 남극대륙을 발견했다고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 감정결과가 어떻든지간에, 이 지도가 최근 100여년간에 위조되었다는 실질을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지도는 고의로 위조한 것인데, 위조수법이 졸렬하다. 위에 나오는 여러가지 잘못을 저지른 것을 제외하고도, 근현대에야 나타나기 시작한 번역명칭들이 나타나 있다. 예를 들면, "구라파(歐羅巴)", "아세아(亞細亞)", "남극(南極)", "북극(北極)", "지중해(地中海)"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화사첨족으로 "정사태감마삼보"라고 적었는데, 이는 확실히 위조인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지도는 현대에 불법적인 장삿꾼에 의하여 옛지도를 근거로 역사지식이 전혀 없는 자가 만들어낸 위조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