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쓰레기시간? - 미중 디커플링의 영향
글: 막지허(莫之許)
2015년 10월, 필자는 <국내신극권(國內新極權), 국제신냉전(國際新冷戰)>을 발표하여, 독재를 유지한다는 목표때문에 중국이 어느 정도 국제경제질서에 편입되었지만, 추가적인 변화는 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한편으로, 중국국내에서, 경제발전과 대외개방은 독재의 연화(軟化) 혹은 자유화를 촉진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서, 체제는 의식적으로 여러가지 장애를 설치하여, 국제사회, 특히 서방과 더 많은 상호교류나 의존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신극권, 국제신냉전>의 서막이 열릴 것이다. 그후 10년이 흘렀다. 트럼프가 무역전을 시작한 이래, 제2차취임으로 시작된 관세전으로 갈수록 많은 사람들은 미중간에는 경제전만이 아니라, 신냉전이며, 심지어 1,2세대의 사람 혹은 더욱 긴 시간의 대항전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당연히 미중양국 내지 전세계에 심도있는 영향을 미친다. 개혁개방정책을 수십년간 실행해온 중국에 있어서 그 영향은 아마도 근본적인 것이 될 것이다. 과거를 살펴보면, 이 영향에 대한 평가나 예측을 하기 전에, 이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1949년이후 장기간의 상호단절이후, 미중양국이 전략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미소간의 냉전대항기간에 시작되었다. 냉전때 소련을 소모시키기 위해,닉슨은 중국과 접근하는 것을 선택했고, 결국, 등소평과 카터는 1979년 미중관계정상화를 실현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개혁개방시대에 접어들었고, 이미 반세기가 흘렀다.
64사건과 소련해체이후, 중국은 사상유례없는 고립에 처하게 된다. 게다가 소련이 계획경제의 실패로 멸망한 전철이 있다. 등소평은 남순강화를 통해 대외개방의 발걸음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중국은 세계를 향하게 하고, 세계는 중국을 향하게 하자" 한편으로 이를 통해 고립을 벗어나고, 다른 한편으로 경제발전으로 집권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리고 냉전후의 글로벌 낙관분위기 그리고 중국시장과 염가노동력의 흡인력으로 미국은 최종적으로 경제무역과 인권을 연결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중국에 거의 무조건적으로 국제경제질서에 가입하도록 허용한다.
당시의 미국각도에서 보자면, 이렇게 한 주요 출발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미중양국은 경제구조적으로 상호보완성이 있다. 그리고 규모와 수준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둘째, 접촉을 통해 점진적으로 중국체제를 자유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위 "접촉변화"정책이다. 미중양국은 당시에 발전단계나 경제구조에서 확실히 매우 강력한 상호보완성이 있었고, 그 뒤에 이어지는 상당한 장기간동안, 중국은 미국에 노동집약형염가상품을 제공해왔고, 미국은 중국에 자본, 기술과 시장진입을 제공했다. 쌍방의 심도있는 상호교류를 사람들은 놀리듯이 "G2" 혹은 "중미국(中美國)"이라고 불렀다.
다만, 중공정권에 있어서, 글로벌경제질서에 편입되는 것은 고립을 탈피하기 위함이고, 집권합법성을 취득하기 위함이다. 근본목적은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소위 "도광양회"이다. 여러가지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은 "권기불교창(捲旗不交槍, 깃발은 거두었지만, 무기는 내놓지 않는다)"의 미봉책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처음부터, 미중양국은 큰 정도로 동상이몽의 가짜친구관계였다. 그리고 이는 이후의 발전에 숨은 문제점을 남기게 된다.
한편으로, 중국이 WTO에 가입한 후, 경제는 고속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서방은 2007년 금융위기를 맞는다. 북경올림픽을 전후하여, 중국은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고, 명확히 자유화를 거절한다. 예를 들어, 2009년, 중국은 미국에 소위 "핵심이익"이라는 것을 내세운다: 첫째는 중국공산당의 영도하의 정치제도이다. 국내에서는 명확히 "오불고(五不搞, 다섯가지를 하지 않는다)"를 내세운다. 특히 시진핑이 취임한 후, 더더욱 명확하게 "보편적가치"를 거부하고, 사회통제를 강화한다. 접촉변화정책은 사실상 망상이 되어버렸다. 다른 한편으로, 마찬가지로 기본정치제도를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중국은 여러 핵심분야에서 계속하여 당국체제의 엄밀한 통제를 실시하고, 미국 및 서방과 더욱 심도있는 상호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거절한다. 동시에 소위 "거국체제"의 장점을 가지고 제조업에서 가치체인으로의 승급을 추진한다. 심지어 "비대칭성 디커플링"까지 추구하여, 일부 산업을 '글로벌지배우세'를 가진 산업으로 키우고자 한다. 예를 들어, 통신, 녹색에너지 및 전기자동차등이다. 그리하여, 중국제조업은 지금 이미 더 이상 노동집약형의 산업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오히려 일거에 제조업대국으로 성장했다. 심지어 기초연구와 과학혁신에서 자주를 추구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되니, 미국의 당초 접촉정책의 두 가지 기본 출발점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경제무역관계상, 중국은 자유화를 거절했고,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당국체제가 경제, 사회, 문화등 영역에 대해 전면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가장 장점으로 하는 각종 서비스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제도차이와 지연정치(地緣政治)로 의견차이가 날로 두드러진다. 미국은 점차 하이테크제품수출을 축소하기 시작한다. 바꾸어 말하면, 하나는 들어갈 수가 없고, 하나는 팔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중국시장은 미국에 있어서 이미 그다지 흡인력이 없다. 긜고 COVID-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 미국은 특정제품에 있어서 중국에 너무 깊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하여 소위 '공급체인 안전문제' 혹은 '제조업산업의 회귀문제'가 나타난다. 이에 상응하여, 중국수출은 이미 더 이상 노동집약적제품이 주류를 이루지 않고, 기계전자제품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이 회귀시키고자 하는 것은 바로 중국이 잘하는 항목이다. 이는 미중관계가 이전의 상호보완에서 이미 모종의 경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간의 경제디커플링은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는 옵션이 아니게 되었다. 2018년의 무역전에서 지금의 관세전까지, 그 배후에는 이런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가 깔려있다.
미중간에 지금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근본적으로 쌍방의 제도차이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거짓친구관계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처음부터 쌍방의 상호교류와 신뢰는 한계가 있을 것이 분명했었다. 상황변화가 발생하면, 이런 한계는 쌍방간에 대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강화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만들고, 오히려 의심을 가중시키고, 그후 점차 소원해지게 될 것이다. 제도차이로 형성된 의심하는 심리상태하에서, 후진타오(胡錦濤)가 2004년에 제기한 "평화굴기"의 청사진이든, 아니면 Robert B. Zoellick이 2007년에 제기한 "이익관계당사자(stakeholder)"제안이건 모두 결국은 흐지부지되고 만다. 간단히 말해서, 미중접촉은 중국측에는 일종의 기회주의책략이었고, 갈 수 있을만큼 가는 것이다. 더 많이 가면 갈수록 더 이익이다. 그리고 미국측에는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면서 가자(wait and see)는 한번 해보자는 심리상태였고, 언제든지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당과 국가의 선전에서 중공정권은 글로벌화시대의 최대승리자이다. 이로 인하여 냉전이 끝난 후와 6.4사태이후의 한때 고립된 국면을 벗어날 수 있었을 뿐아니라,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전면적으로 중국의 종합국력과 국방력을 제고할 수 있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경제발전성과를 이용하여, 기본적으로 원래의 독재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시진핑이 취임한 후, 더욱 명확하게 보편적가치를 거절하고, 국내통제를 강화하며, 민족부흥이야기를 대거 선전했다. 그렇게 등소평, 장쩌민, 후진타오시대의 기본방향을 뒤집는다. 이런 상황하에서, 트럼프로부터의 충격에 직면하여 중국은 한편으로 여러가지 방식으로 미국과 장기적으로 협상할 자신감을 얻고, 다른 한편으로, 현행노선을 급격하게 바꾸지 않겠다고 결정한다. 미국이 말하는 소위 "Big Deal"은 기본적으로 달성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외에 트럼프현상이 돌연 나타났고, 미국 내지 서방의 글로벌시대의 내부갈등이 드러난다. 그리고 SNS시대에 날로 정치는 양극화되고, 이는 중국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 "동승서강"의 꿈을 더욱 강화시켰다. 그리하여 중국은 미국과의 장기적인 경쟁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고, 계속하여 기회주의책략을 쓴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화를 고취시키면서, 실제로는 더욱 큰 발전을 추구하며, 미국과 서방의 쇠퇴와 혼란을 기다리는 것이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최근의 관세전을 보면, 적극적으로 협상을 추구하지 않고, 심지어 일시적인 결과를 획득하는 것도 서두르지 않는다. 비록 그렇게 하면 단기적으로 중국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올 수 있음에도.
이를 가지고 판단해보면, 트럼프의 관세전은 단기간내에 중국의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일정한 경제곤란외에, 중구사회에 중대한 충격을 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무역전에서 관세전까지, 이를 주도하는 트럼프는 통상적인 정치인이 아니다. 그의 주요한 정치적기반은 미국국내에 글로벌화충격을 받아 분배국면에서 불이익을 입은 집단이다. 그들이 전복하고자 하는 것은 미중양국간의 경제무역관계만이 아니고, 전체 포스트냉전 내지 포스트2차대전의 국제질서이다. 일방주의, 중상주의로 원래의 가치관 혹은 규칙이 지향하는 글로벌화질서를 대체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중국에 가져다준 충격은 경제무역관계상의 역전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 글로벌국면의 재구성이다. 이는 아마도 중국국내의 정치발전, 주변관계 내지 사상관념에 심원한 충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글로벌화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 그리하여 일반 중국민중, 특히 자유화를 원하는 집단은 글로벌화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트럼프의 관세전등 일련의 조치에 대하여 절대다수의 보통민중은 부정적으로 본다. 한편으로 미중대국경쟁을 강화한다는 표면적인 인상을 가지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 미중간의 제도차이라는 더욱 심층적인 구조적원인을 가려버린다. 그리하여 중국은 원래 민족주의정서를 자극하는데 유리한 토양을 얻게 되었다. 중국은 반드시 이 기회를 이용할 것이고, 더 나아가 민족주의를 부추길 것이다.
소수의 자유파를 제외하고,절대다수의 중국인의 가치관 자체는 "사회다윈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낙후되면 얻어맞고, 강력한 힘이 바로 진리이다"를 신봉한다. 개혁개방이래, 중국은 계속하여 민족주의로 보편적가치의 전파를 막아왔다. 그 배후에는 바로 이런 논리가 있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이 취임한 후, 이런 류의 발언은 갈수록 중국내에서 주류를 이루었고, 자유화에 관한 주장은 주변으로 밀려났다.
오랫동안, 중국의 자유파는 당국이 창도한 민족주의입장은 대항해왔고, 미국이 창도한 보편적가치와 그에 대응하는 국제질서를 받아들인다. 미국은 2차대전이후 국제질서의 건립자이며 옹호자이다. <유엔헌장> 및 상응한 국제질서를 통하여, 전세계에 인권등 보편적가치를 보급했으며 미국의 소위 '소프트파워'를 구성했다. 그리고 이는 중국자유파가 주장하는 현실적 근거이다. 중국은 문혁이후 정식으로 국제질서에 가입한다. 특히 냉전과 6.4사태이후 국제경제질서에 가입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러면서 부득이 일정한 정도로 이런 존재를 인정해야 했다. 중국사회에 대하여 특히 자유화를 원하는 사회구성원에 있어서, 보편적가치와 그에 대응하는 국제질서는 가치관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다. 더더구나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있었던 지탱점이다. 그런데, 1999년의 유고슬라비아중국대사관폭격사건, 2003년의 이라크전쟁, 그리고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은 그 배후에 쌍방의 대치가 있다. 그리고 트럼프의 일방주의로 미국은 2차대전후에 맡아왔떤 역할을 벗어났고, 심지어 미국 자신이 주도하고 유지하던 원칙까지 포기하게 된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 민족주의를 부추겼고, 자유파의 발언권을 약화시켰다. 일방주의가 암시하는 "국제사회의 밀림화", 자유민주진영이 해체는 반드시 보편적가치의 설득력을 약화시키고, "사회다윈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샤오펀홍들의 발언과 당국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된다.
바이든정부시기, 비록 미중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중국자유파의 발언권은 주변화되었지만, 최소한 의사표시에 있어서, 바이든시기는 여전히 미중 혹은 중러/서방간의 다툼이 제도의 다툼이고, 독재와 민주의 다툼이었다. 이는 중국자유화를 옹호하는 집단이 관념적으로 여전히 보편적가치의 기치를 높이 들 수 있게 해주었다. 최소한 심리적으로 자신은 자유민주진영에 서 있고,역사의 정확한 편에 섰다고 여길 수 있었다. 그러므로, 신시대 민족주의 샤오펀홍들과 논쟁할 수 있었다. 지금 미국이 윌슨에서 루스벨트이후의 가치이념을 포기하자, 이런 입장도 의심스럽게 된다. 최근 들어, 트럼프의 우크라이나정책이 중국내에서 각종 논쟁을 불러 왔는데, 이는 이런 앞날을 암시한다. 중국내부의 사조판도가 더욱 민족주의로 기울게 될 것이다.
중국자유화를 옹호하는 집단에 있어서, 관념상의 충격외에 현실적인 충격도 있다. 개혁개방후, 특히 1992년이후, 중국민간생태의 발단과 성장은 미중접촉이라는 대배경을 벗어날 수 없었다. 1990년대이래, 중국정부와 미국이 접촉정책을 확립한 것에 대응하여, 민간의 자유파주류도 점차 발전하여 소위 '점진개량주의'가 된다.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미국의 압력을 통해, 체제내의 건강한 역량 매지 신흥사회계층이 점차 중국을 자유화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일시에, 미중접촉의 대배경하에서 각종 사회운동에 서광이 비쳤다. 그리고 미중관계가 접촉에서 디커플링으로 바뀌면서 접촉변화정책은 돌연 멈추어버린다. 국제사회의 압력이 사라지고, 중국이 그에 대해 꺼리는 점이 없어지자, 관념적인 '점진개량주의'는 뿌리없는 나무가 된다. 1990년대이래 민간의 각종 공민사회건설운동, 권리보호운동과 항쟁행동은 모조리 침제기에 접어든다. 트럼프의 일방주의책략 아래에서, 중국사회의 원래 희귀했떤 각종 사회운동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미중간에 접촉에서 디커플링으로 바뀌고, 게다가 트럼프의 일방주의책략에 충격을 받아, 예상가능한 미래에 중국은 여전히 기회주의전략을 고수할 것이고, 민족주의정서는 날로 상승할 것이다. 반대로, 중국민간의 자유화주장은 날로 약해질 것이고, 각종 사회운동도 진행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추세하에서, 중국민간사회는 사상에서 행동까지, 모두 모종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는 공백상태가 될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내에서 유행하는 "쓰레기시간"이라는 은유에 대응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전망이다. 당연히 시간은 끝나지 않았고, 미중디커플링 내지 신냉전의 심화와 더불어 미중관계이건 중국국내의 진전이건 모두 새로운 장기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현재는 그저 또 다른 진전의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