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탕(商湯)은 기우제를 지낼 때 왜 분신해야 했을까?
글: 마라(摩羅)
고대의 중국에서 백성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 비를 내려달라고 하는 것은 무사(巫師)의 주요직책중 하나였다. 만일 그가 오랫동안 기우제를 지내도 효과가 없으면, 그는 반드시 직접 하늘로 올라가서 하느님과 교섭해야 했다. 즉, 그는 스스로를 기우제의식의 제물로 바쳐,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여 제사지내는 것이다. 하상주(夏商周) 삼대 및 그 이전부터 춘추시대까지, 모두 조정 혹은 부락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무사(혹은 국왕)은 스스로의 몸에 불을 질러 하늘로 올라갔다. 춘추이후에는 점점 제물로 바치는 자를 지위가 비교적 낮은 무사 혹은 장애인으로 바꾸게 된다.
상탕(商湯)의 집권초기, 중원지구에는 5년간 연속하여 큰 가뭄이 든다. 사람들은 이것이 상탕이 하(夏)족을 무너뜨리고 천하에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이면서 나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하늘에 죄를 지어서, 백성들에게 화를 내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기우제를 올려도 아무런 효과가 없자, 상탕은 부득이 그 본인이 직접 나서서 상제(上帝, 상나라사람들은 최고신을 상제라고 불렀다)와 담판을 벌이겠다고 말한다. 백성들은 장작을 쌓아서 번제(燔祭)를 준비했고, 상탕은 그 위에 앉았다. 상탕은 머리카락을 잘 빗고, 손톱,발톱을 자르고, 융중하게 목욕을 한 다음 경건하게 기도했다: "저 한 사람에게 죄가 있으면, 만백성에게는 화가 미치지 않게 하소서. 만일 만백성에게 죄가 있으면, 모두 제가 조성한 것이니, 저 혼자서 부담하겠습니다." 그는 불을 질러 스스로 분신할 준비를 하고 상제에 제사지냈다. 이때 돌연 바람이 불고 구름이 물려오더니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렸다. 만백성이 환호하고 상탕은 이로 인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전적에 많이 기록되어 있다. <여씨춘추. 순민편>에는 이렇게 되나온다: 탕이 하를 무너뜨리고 천하를 바로잡았다. 하늘에 큰 가뭄이 들어, 5년간 흉년이 든다. 탕은 상림(桑林)에서 스스로의 몸을 바쳐 기도하며 말하기를, '나 한 사람에게 죄가 있으면 만부(萬夫)에는 미치지 않게 하소서. 만부에게 죄가 있으면 나 한 사람으로 인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불민함으로 상제귀신이 백성의 목숨을 해치지 말아주시옵소서' 그리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손톱을 다듬으며, 자신의 몸을 희생으로 하여 상제에 기도했다. 백성들은 아주 기뻐했고, 비가 크게 내렸다." <묵자.겸애하>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탕이 말하기를 '지금의 큰 가뭄은 죄를 모두 나 혼자 감당하겠습니다. 제가 천지상하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착한 일은 감추지 않고, 악한 일은 용서하지 않았는데, 이건 모두 하늘의 뜻입니다. 만일 천하인에 죄가 있다면 제가 혼자서 감당할 것이고, 저에게 죄가 있다면 천하인들에게 화가 미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는 탕이 천자의 귀한 몸으로 천하를 위해 나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제물로바치기를 마다하지 않고, 제사를 통해 상제와 귀신을 기쁘게 해주려 했으니, 이는 탕의 '겸(謙)'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의식에서 상탕은 정치지도자(國王)일 뿐아니라, 종교지도자(祭司)이며 또한 희생(책임지는 사람으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기도 하다. 이런 삼위일체의 신분은 제도적으로건 심리적으로건 모두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상탕의 행위는 그가 창안한 것이 아니고 그는 그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습속을 실천했을 뿐이다. 이런 습속의 역량은 강대하다. 설사 그가 벗어나고자 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위대한 전통은 일종의 위대한 구속력을 형성했고, 반드시 천하에 대해 풍흉, 안위와 화복에 대해 책임을 지게 만들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국왕과 지도자의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