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 저평가된 정치가
글: 양무후(陽武侯)
홍문연은 항우 인생의 전환점이다. 이전에 그는 기세가 중천에 뜬 해와 같았고, 운이 아주 좋았으며, 계속하여 상승했다. 그후에는 계속하여 내리막길이다. 유방에게 핍박당해 오강에서 자살할 때까지. 실패자를 동정하는 마음에서, 특히 재능있는 실패자를 동정하는 마음에서, 항우의 홍문연에서 보인 태도는 확실히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든다.
진한시기에 기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예를 들어, <사기>에는 사마천이 범증의 입을 빌어(혹은 범증이 진짜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유명한 말을 남긴다: "아. 수자(竪子)는 함께 도모하기 부족하다. 항왕의 천하를 빼앗을 자는 반드시 패공일 것이다. 우리는 그에게 포로로 잡힐 것이다." 모두 이 말을 알고 있을 것이므로 해석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당시 항우는 유방을 보내주었고, 이는 늙은이 범증을 화나게 하였다. 그러나 오만하고 자신감넘치는 항우에게 거칠게 말한다. "수자(竪子)". 그 뜻은 이 '어린 새끼'라는 뜻이다. 혹은 "어린 멍청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는 천하가 앞으로 유방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모두 그에게 붙잡힐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한다. 이것은 실제로 항우가 바보멍청이라는 말이다.
결과를 대체적으로 본다면, 항우는 확실히 잘못을 범했다. 이것은 거의 토론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다만 항우의 두뇌가 단순하여, 문제를 단순하게 생각했고, 정치적 사고가 부족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누구와 비교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만일 유방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일반인과 비교한다면, 그의 정치적 자질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어린아이같다고 할 수는 없다.
정치적인물로서 일부 기본적인 자질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분명한 정치적 목표가 있어야 하고, 강한 판단력과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타협과 견지의 분촌(分寸)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효과적으로 자신의 정서와 행위를 통제해야 한다는 등등이다. 그렇다면 유방은 확실히 성공적인 정치가이다. 그렇다면, 항우는? 그의 정치적 두뇌는 어떠한가?
얘기하자면, 항우는 일처리에서 분촌이 있었다. 비교적 강한 판단력과 결단력을 가진 인물이다. 초회왕은 송의(宋義)로 하여금 북벌군을 지휘하도록 했다. 구명요청을 한 조왕헐(趙王歇)과 장이(張耳)를 구하러 보냈다. 초회왕은 항량이 돌연 사망한 틈을 타서, 항우의 군권을 회수하고, 고의로 항우를 압박한다. 초회왕의 약속을 한 후, 초회왕의 설계에 따라, 항우는 거의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어 보였다. 항우는 초나라 중앙정부가 유방을 보내어 서정하게 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보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그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방과 같이 가겠다고 말한다. 비록 초회왕과 그의 막료들이 말리기는 했지만. 그러나, <사기>, <한서>등이 기록을 보면, 그의 정서는 불안정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는 항의를 표시한 후, 지시에 따르고, 은인자중한다. 소식은 <유후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천하의 큰 용기를 가진 자(大勇)는 갑자기 당하는 일에도 놀라지 않고, 아무런 이유없이 그에게 죄를 씌워도 화내지 않는다; 그가 가진 것이 아주 커고, 그의 뜻이 원대하기 때문이다." 이 말을 그 때의 항우에게 쓴다면 아주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송의는 안양에서 46일간이나 체류한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항우는 인내했다. 나중에 "날씨가 추워지고 큰 비가 내리며 병졸들이 얼고 배고파했다" 항우는 사람들의 송의에 대한 불만을 이용하여, 어느날 아침 일찍, 송의의 장막으로 쳐들어가 송의를 죽여버린다. 그리고 초회왕을 핍박하여 그를 "가상장군(假上將軍)" 즉, 대리상장군에 봉하도록 한다. 실제로 이것도 진정한 상장군이다. 이때부터 전투력이 아주 강한 전투부대를 장악하게 된다.
팽성에서 그는 고립된다. 그래서 그는 참았다; 팽성을 떠난 후, 유리한 시기를 이용하여, 장군을 죽이고 군대를 빼앗는다. 손쓰는 것이 안정적이고, 정확하고, 사나웠다. 이 사건으로 보면, 항우는 정치적 두뇌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정치투쟁책략을 지닌 인물이다. 항우가 언제 손을 쓸 것인지 언제 멈출 것인지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범상작란(犯上作亂)의 행동을 벌이고, 상사를 죽였다. 그는 어쨌든 장병들에게 뭔가 설명을 해주어야 했다. 이때 항우의 정치가로서의 본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먼저 사람들에게 말한다. 병사들이 안양이라는 이 곳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는데, 후방의 양초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가. 당연히 하루빨리 황하를 건너가서 조나라에서 양식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하니, 그는 사병들의 생활조건에 아주 관심을 가진 것이 되었고, 감정적으로 많은 병졸들과 가까워진다. 그래서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다. 그후 그는 다시 사람들에게 조나라를 구하는 전략과 역사적인 의의를 얘기한다. 그리고 세력이 약한 조나라를 구해주면, 반진대업에서 아주 유리하다는 것이다. 지금 조나라를 구해주지 않으면, 반드시 진나라군대에 각개격파를 당할 것이고 모두가 끝장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인식해야 될 것은 이번에 조나라를 구해주는 것은 의무를 다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일 뿐아니라, 집안과 나라를 지키는 거동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생각해서, 함게 황하를 건너서 조나라를 구해주자고 말한다.
이런 말을 마치고, 그는 한 마디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정치적 적수를 폄훼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송의는 자신의 아들을 제나라에 보내어 연락했는데, '무염'이라는 곳에 도착해서 술을 마시고 놀았다." 이 일은 병사들이 한끼는 먹고 한끼는 못먹는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과 대비시켜, 송의의 이기적인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사람들을 격분하게 하였다. 비교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결론을 도출한다. 송의는 "사병의 힘든 점을 보살피지 않고, 모두의 건강한 몸과 마음에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데만 신경쓴다." 이것은 당연히 사직지신이 가질 몸가짐이 아니다. 이렇게 되니 자신이 총사령관을 죽인 것이 정의의 행동이 된다. 심지어 모두에게 감히 천하에서 욕을 먹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공의를 위하여 사람을 죽인 것이 된다.
이렇게 하고서 그는 또 한마디를 덧붙인다. 자신이 송의를 죽인 것은 초회왕의 명령을 받아서라고. 이런 말은 그가 상사를 죽인 것에 대하여 합법적인 겉옷을 입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 알고 있었다. 이전에 항량, 항우와 유방은 정도(定陶)라는 곳에서 제나라의 실제통치자 전영(田榮)을 구해준 적이 있으며, 나중에 전영의 제나라에서의 정적 전가(田假)가 항량에게 도망쳐와서 정치적 피난을 요청했을 때, 전영의 요구에 따라 전가를 죽이지 않았고, 이는 속이 좁은 전영의 미움을 산다. 이때부터 전영은 더 이상 초나라와 함께 어울리지 않았다. 모두가 진나라에 항거하고 있을 때, 그는 문을 걸어잠그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다. 그는 이전에 항씨집안에 빚진 것이 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제나라가 항량에게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말이 되지만, 초나라나 초회왕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항량이 죽기 전에, 초회왕은 송의를 제나라에 사신으로 파견한 적이 있다. 제나라도 사신을 초나라에 파견한 적이 있다. 초회왕은 제나라와 무슨 사적인 원한이 없다. 심지어 관계가 괜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학자는 이렇게 추측한다. 송의가 아들을 제나라에 보내어 연락한 것은, 함께 진나라에 반기를 들자는 것인데, 실제로는 초회왕이 그에게 이렇게 하도록 명령한 것이다. 그렇게 보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항우는 송의가 제나라와 연합한 것은 초나라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 억지로 말한다. 이는 확실히 헛소리이다. 최소한 근거가 없다. 다만 이 수법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제나라이 전영은 설사 초회왕과 내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초나라군대 혹은 항씨집안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거절했다. 그는 초나라군대에는 불만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설사 항우가 두 눈을 멀거니 뜨고 헛소리를 하더라도, 초군은 그다지 큰 이견이 없었다. 항우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한 것이다.
나중에, 항우는 안양 은허라는 곳에서, 장한의 투항을 받는다. 알아야 할 것은 장한이 항량을 죽인 우두머리라는 것이다. 항우는 그를 죽이지 않았을 뿐아니라, 그를 옹왕(雍王)에 봉한다. 사서는 항우와 장한의 교류에 대하여 그다지 많이 쓰지는 않았다. 사람들의 일관된 견해에 따르면, 항우는 사적인 원한을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가 당시에 이렇게 한 것은 그저 미봉책이었을 것이지 내심에서 우러나온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항우는 유방의 복속을 받아낸 후 희수에서 천하의 분봉을 주재할 때, 여전히 장한에 대한 약속을 이행한다. 조금도 줄이지 않았다. 장한의 부하인 동예, 사마흔도 모두 왕에 봉해진다. 그는 정치적 포부와 미래의 발전을 실현하기 위하여, 개인적인 은원은 희생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그는 확실히 기분내키는대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절대로 그는 완전히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기분내키는대로 일처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항우가 장한을 분봉한 후, 초회왕에게는 한 마디로 하지 않고, 직접 유방을 찾아가서 얘기한다. 그가 이렇게 한 것은 그 때 그는 이미 군공을 기준으로 천하에 분봉하는 것을 확립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관동육국의 국군후예들 특히 초회왕의 이익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초회왕에 보고한다면, 초회왕에게 다음번 업무지시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초회왕은 나마도 항우에게 팽성으로 돌아가라고 할 것이고, 자신의 곁에 묶어두려고 할 것이다. 확실히 유방을 손아귀에 넣지 않으면, 초나라 내부의 최대실력파와 정적을 제거하기 전에, 그는 돌아가서 순순히 초나라 장군으로 있을 수는 없었다. 돌아갈 수 없다면, 그는 군주의 명을 듣지 않는다는 악명을 뒤집어 쓸 필요가 없었다. 나중에 그는 홍문연에서 유방을 복속시킨 후, 천하분봉의 '합종장'이 된다. 그는 거짓으로 초회왕에게 서신을 보내어 초회왕의 명을 받는 것처럼 하고, 다음번 업무지시를 받는 것처럼 하지만, 초회왕의 회신은 단지 두 글자였다. "여약(如約, 약속한 대로 하라)" 즉, 항우에게 '먼저 관중에 들어간 자가 왕이 된다"는 초회왕의 약속을 어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 항우는 자신이 이미 세력있는 정치적인물이 되었다고 여긴다. 그가 보기에 허수아비인 상사의 지시를 더 이상 들을 필요는 없었다. 그는 관중의 제후연합군에게 초회왕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었음을 선포하고, 그가 분봉을 주재한다.
항우는 나중에 유방에게 몰려서 오강에서 자결한다. 그는 정치적 지혜에서 유방에게 졌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지혜는 일반인보다 높다. 이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아쉽게도 그가 정치무대에서 만난 것은 불세출의 천재이다. 그는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고, 남을 원망할 것은 없다.